
도심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궁은 그렇게 가을로 가득 차 있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 한가운데에서
궁은 몇 백년 동안이나 제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궁은 보는이로 하여금
계절마다 진정코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한결같음과 다채로움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단어를 공존케 한다.

그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중심을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연하지만 올곧은 사람
오늘도 나는 거닐며 여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