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후기

글 입력 2016.09.1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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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새벽형 인간이 되었다. 이 시간에 눈이 말똥말똥 글발이 차오르는 걸 보면, 어쩌면 이 시간을 귀하게 쓰라는 신의 의지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오늘은 지난 1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처음 관람한, 명망 높은 영국 태생의 70년의 오래된 역사를 가진 로열 필하모닉 내한공연을 리뷰하고자 한다.



사실 급히 초대된 공연이라 비밀리에(?) 연락을 받게 된 후 내 기분은 묘했다. 정확히 말하면, 드디어 가보게 되는구나! 라는 기대감이 벅차 올랐다고나 할까? 나처럼 꽤나 클래식 공연을 좋아하는 관객 입장에서 롯데콘서트홀은 하나의 실험의 장이자 판이 되어준 곳이다. 공연이라 하면,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등 극소수의 공연장만이 클래식 공연이 가능한 대한민국 공연 현실에서 최초 빈야드 구조라는 점에서 솔깃해져 있었다. (어느 위치에서든 완벽한 소리를 전달하는 구조의 좌석을 의미한다, 유명한 곳으로는 독일의 베를린 필하모닉홀, 프랑스 필하모니 드 파리, 일본 산토리 홀 등이 있으며 롯데콘서트홀은 이 트렌드를 따라 건축되었으며, 건축가는 일본 산토리홀 담당이 했다고 한다.)



음향 얘기를 더 해보자. 새로 개관된 롯데콘서트홀은 방금 얘기한 ‘산토리홀’과 미국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프랑스의 ‘필하모니 드 파리’ 등 세계적으로 호평 받는 공연장의 음향설계를 총괄한 ‘나가타 어쿠스틱스’가 맡아 세계적 수준의 음향을 구현해 내어 이전 국내에서는 절대 따라할 수 없고, 그 음향을 향유할 수 없는 수준으로 클래식 공연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리고 하나 더. 5000개의 파이프로 이루어진 오르간. 이것이 바로 롯데콘서트홀이 자랑할만한 트레이드 마크인데, 국내 최초로 설계된 파이프 오르간이 갖춰진 롯데콘서트홀은 어디 언제 들어도 청아한 음색을 들을 수 있어 음악을 향유할 수 있는 파라다이스를 지향하였다. 이렇게 자랑하듯, 롯데콘서트홀은 이제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정통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선물해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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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연 얘기를 해보자.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영국 런던에서 창립되어 70년이라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영국 내 빅 5 오케스트라 중 하나이며,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이미 대한민국에서는 여러번의 내한공연으로 인지도가 높은 단체며, 다양한 장르를 콜라보한 공연으로 대중들의 인기와 음악적 실력을 고루 갖춘 오케스트라다. 저명한 지휘자들을 탄생시키고,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해외 투어를 통해 문화예술의 평판도 다져온, 어쩌면 그 이름 그래도 Roral 로열스러운, 내가 좋아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9월 10일 내한공연에서는 지휘자 Alexender Shelly 알렉스드르 쉘리와 협연으로 첼리스트 James Jeonghwan Kim 제임스 정환 김의 무대로 꾸며졌다. 먼저 지휘자 알렉스드르 쉘리는 1979년생으로 '샤를 뒤쿠아의 뒤를 잇는 젊은 영국지휘자'이라는 평판으로 2005년 리즈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 후, 유럽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에 더불어 미국 시애틀과 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의 러브콜을 받으며, 영국을 대표하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부지휘자로 임명되어 16년 5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내한하여 관중들을 만났다.



처음 만난 그의 인상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지휘자였다. 다소 날렵한 체구와 큰 키는 예민하면서도 샤프하 면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오케스트라 멤버들을 전도지휘하는 모습은 어느 지휘자보다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특히 깊은 경험에서 나온 지휘는, 타국에서 공연을 하는 긴장감과 불안감보다는 이 무대를 즐기고 있다라는 자신감과 기쁨이 내재된 모습이었다.



그리고 협연자로 나온 제임스 정환 킴. 사실, 롯데콘서트홀 첫 공연답게 한국인이 협연할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대단한 아티스트를 만나게 될 줄이야.......... 내 입장에서는 영광이었고 그리고 그의 앞날이 굉장히 기대가 되었다. 워낙 화려한 경력과 이력 덕분에 다 적을 수는 없지만, 2013년 카네기와일홀에서 데뷔를 하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첼리스트라는 것. 공연 당시 그가 연주해 준 첼로는 1715년 마테오고프릴러였는데, 삼성문화재단과 시카고 스트라디바리 소사이어티로부터 후원 받았다고 한다. 묵직하고 중후하면서 오래된 시간이 잠재된 그의 첼로에서는 깊은 음색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이제 본격적인 공연 얘기를 해보자. 9월 10일에 무대에서 선보인 메인 곡을 총 세곡으로 1부에서는 F. Mendelssohn - Hebrides Overture 멘델스존의 핑갈의 서곡 b단조 Op.26이다. 멘델스존이 젊은 시절, 그러니까 20대 초반 스코틀랜드 여행 시 실제 여행 당시의 풍경을 보고 감명을 받은 나머지 작곡한 이 곡은 광활한 스코트랜드의 자연을 그대로 담은 살아 숨쉬는 풍경화, 그리고 풍경화가라는 극찬을 받은 멘델스존의 명곡이다. 자세한 곡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길 바란다.
 



무대에서 첫 음색이 터져 나올 때 (터져 나왔다고 표현하고 싶다. 무대에서 처음 들은 음색이 그만큼 나에게 다가왔으니까 말이다.) 그 순간을 장악하는 음색은 기존 대한민국 클래식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아우라를 분출하였다. 멘델스존이 여행에서 느꼈던 대자연의 광활함을 담은 무대에서는 롯데콘서트홀의 새로운 무대와 함께 실제 내가 스코틀랜드의 바다 위에서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절제되면서도 깊이 있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블랙홀처럼 빠져 드는 황홀함을 선물해 주었다. 역시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당연성을 그리고 완전성을 추구하였다. 오래된 오케스트라 답게 모두의 하모니와 파트너쉽은 내공에서 비롯되었을, 탄탄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1부의 곡은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또다른 음악여행을 선사해 주었다.



바로 이어서 들려준 곡은 Tchaikovsky, Variations on a Rococo Theme, Op.33 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으로, 러시아 출신인 그가 표현해 낸 가장 유럽스러운 곡이 아닐까 싶다. 실제 곡을 듣고 있노라면, 무도회에서 즐겁게 춤을 춰야할 것 같은 기분이니까 말이다. 관현악과 첼로의 협주를 볼 수 있는 이번 곡은 협연자의 매력을 발산하는 데 좋은 선곡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준 파워와 리더십은 무대를 휘두를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의 앞날이 절로 기대가 되고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싶어졌다.




인터미션이 끝난 후 무대에서 선보인 곡은​Johannes Brahms,  Symphony No.4 in e minor, Op.98 브람스의 교향곡 제 4번 e단조 Op.98로 총 4악장의 곡을 쉴 틈 없이 이어서 연주를 선보였다. 작곡 당시 브람스가 그리스의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이 교향곡을 썼다고 전해지고 있는 이 곡은  비극적이며, 우수함이 전체적으로 깃든 곡이지만, 쌀쌀하고 쓸쓸하지만 9월 가을이라는 계절에 어울리는 곡이었다. 워낙 유명한 곡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줬으면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브람스의 교향곡과 함께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 공연이 지금까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오래 여운이 남는 이유는, 더 이상 유럽의 실황을 부러워하지 않아서이다. 롯데콘서트홀의 멋진 사운드 그리고 무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다. 나는 이제 롯데콘서트홀 공연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공연을 보러 달려갈 팬이 되었다. 정통 있고 내실 있는 해외 오케스트라의 초대가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갈 것이다. 좋은 티켓 초대해 준 아트인사이트 그리고 제이케이앤컴퍼니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다음 초대에 더 많은 배움과 감명이 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추가로, 관악과 현악이 어우러진 클래식의 매력에 한층 빛을 더해준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감사를 전하며, 오랫동안 사랑 받는 무대가 되길 바라며, 2016년 9월 10일 토요일을 이렇게 정리해 본다.



* 모든 이미지는 네이버, 롯데콘서트홀에서 참고했습니다.

* 이 글은 Art, Culture, Education - NEWS 아트인사이트 (www.artinsight.co.kr)과 함께 합니다.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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