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후산부 동구씨-직접 연주되는 음악 속 춤추는 듯 연기하는 배우들

글 입력 2016.08.2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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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후'후산부 동구씨'


연극 ‘후산부, 동구씨’는 충청남도에 있는 가상의 공간인 희락탄광을 무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우리나라에는 실제 탄광 붕괴 사고가 있었다. 
1967년 구봉광산 붕괴 되어 16일 만에 광부 1명이 구조 되었으며, 1982년 태백탄광 붕괴되어 15일 만에 광부 4명 구조되었다. 
하지만 구조 되지 못한 채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후산부, 동구씨’는 구조의 순간 벌어졌던 어처구니없는 사건들, 구조의 희망을 놓치 않았던 안타까운 막장의 광부들, 
그 희망을 묵시한 채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던 구조반 사람들의 연극적 기록이다

생존확인 된 4명의 광부는 나라를 위해,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위해서 석탄을 캤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렇기에 나랏님이, 위의 높으신 분들이 반드시 자신들을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20일을 버텨간다.
의심의 불안은 생존의 불확실함과 함께 높아져 간다.  

황이선 연출은 연극 ‘후산부, 동구씨’를 비단 1988년 가상으로 꾸며진 희락탄광의 이야기로 국한 시키지 않는다. 
현재 수많은 재난에서 믿음에 대한 불신은 기저는 어디에 있는가? 
연극 ‘후산부, 동구씨’는 그 원류를 서울올림픽이 개최 되어 온 나라가 들썩 거린 
1988년 희락탄광에서 자연스레 현실의 문제들을 들여다본다. 

선인과 악인의 구분이 아닌 ‘구조를 기다리는 자’와 ‘구조를 해야 하는 자’의 혼재된 딜레마를 1인 2역으로 시도한 것이 흥미롭다. 
구조를 기다리는 자신을 향해 “기다리라고, 곧 구조 될 것.
”이라고 외치는 인물이 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만 
갱도 장면이 바뀌면서 언제쯤 구조 될 것인지 모른 채 살려 달라고 외치는 자신이 되어 있다. 

연극 ‘후산부, 동구씨’는 석탄처럼 잊혀 진 과거의 기록이자,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잊으면 안 되는 생존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무대에 구현하고 있다.



직접 연주되는 음악 속 춤추는 듯 연기하는 배우들


폭염에 걷기도 힘든 요즘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
공연장에는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게 만들고 공연장 위에는 꾕과리, 북 등 우리의 전통악기들이 놓여 있었다.
극에 활용 하려나? 하는 생각을 하며 시작한 공연은

마치 오페라를 봤을때의 느낌처럼 직접 연주되는 북소리 꾕과리 북등의 악기의 리듬에 맞춰서
배우들은 움직임을 맞춰 나가며 긴장감을 고조시켜 나갔다.

극은 초반부터 동구씨만을 핀 조명을 통해 자주 보여주며 동구씨가 이 이야기의 중심임을 알려줌과
동시에 후반의 슬픈 결말을 암시하는 듯 했다.
후반부의 슬픈 결말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장치로 초반과 중반부에 계속해서 
배우들의 유쾌한 연기와 액션등이 합쳐져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중반부에는 배우들은 구조현장에 온 '높으신 분들'을 1인 2역으로 연기하기도 하며
완전히 다른사람인 것 같은 목소리 등으로 상황을 대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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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연주되는 배경음과 그 음에 맞춰 연출되는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을 흥미롭게 만들기 충분했으나
조금 아쉬운 점을 뽑자면 결말 부분에서 많은 부분을 생략하며 급하게 결말을 맺는데
관객이 감정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조금 더 친절한 흐름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후산부 동구씨를 보며 최근에 본 터널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는데
이는 두 극이 터널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그 밖에 사람들이 터널에 갇힌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오지만 여러 정치적인 이야기들이 섞여있다는
점에서도 터널과 비슷한 점이 많아보였다.
또한 터널도 후산부 동구씨와 마찬가지로 진지한 이야기속에 유머를 적절히 활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 또한
두 이야기를 비슷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지점인 것 같다.

연극 ‘후산부, 동구씨’는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의 창작신작이다.  
‘후산부, 동구씨’는 신인작가 이상범이 집필한 작품으로 1988년 가상의 희락탄광에서의 붕괴사고를 통해 막장에 다다른 광부들의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후산부 동구씨


공상집단 뚱딴지는 작년 2014년 ‘봄은 한 철이다’ (황이선 작, 연출), 
2015년 ‘지상최후의 농담’ (오세혁 작, 문삼화 연출) 같은 창작신작을 매해 완성도 높게 제작하여 
우리의 지금의 삶을 무대언어로 표현하고자 창작극개발을 꾸준히 해 온바 있다. 

이번 ‘후산부, 동구씨’는 이상범 작가의 데뷔작으로 CJ크리에이티브마인즈에 선정되었다.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는 신진 작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2016년부터 지원 방식이 변화하였으며 ‘후산부, 동구씨’가 그 첫 작품이다. 

오민석, 윤광희, 문병주, 김용운, 이준희가 출연하고 이인석, 이현주, 윤효원이 악사로 출연해 라이브로 무대를 채운다. 
‘후산부, 동구씨’는 8월 28일까지 2016년 새로 개관한 CJ아지트대학로에서 공연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후산부 동구씨
직접 연기되는 연주의 긴장감에 춤을 추는 듯한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싶은 관객들에게 추천하는 극이다.





공연일정 : 8월 11일 - 8월 28일 일요일 (월요일 공연 없음)
시간 : 평일 8시, 주말 4시
장소 : CJ 아지트 대학로
입장권 : 전석 20,000원
문의 : 이현주 010-9875-2879
출연 : 오민석, 윤광희, 문병주, 김용운, 이준희, 이인석, 이현주, 윤효원
작 : 이상범
연출 : 황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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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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