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름다운 목요일 금호아트홀 제임스 정환 김 - 첼로

글 입력 2016.08.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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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김_포스터.jpg
 


제임스 정환 김의 첼로 공연이 열렸다.
난 어릴 적부터 첼로 소리를 좋아해서 첼로를 배워보는게 꿈이었다. 첼로만 단독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좋은 기회를 통해 들을 수 있게 되니 너무 행복했었다.
 




 첫곡은 ‘프란츠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단조, ‘아르페지오네 소나타’,D821 이었다. 이 곡은 1824년에 작곡되었다. 원래는 ‘아르페지오네’라는 첼로족 현악기를 위한 곡이었지만, 1823년에 발명된 이 악기는 더 이상 쓰이지 않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첼로와 피아노로 연주하는 게 보통이라고 한다. 세 개의 짧은 악장으로 구성되며, 1악장은 우울하고도 기품있는 분위기를 지닌 곡이다. 2악장부터 점차 기악 스타일로 발전해간다. 3악장은 우아한 후렴구 사이사이에 춤곡 분위기를 띠는 에피소드가 들어간다고 한다. 처음 시작을 알린 이 곡은 첼로만이 가진 낮고 아름다운 소리를 알리기에 충분했다. 약 25분간의 분명 긴 곡 이었지만 정말 짧게 느껴질 정도로 연주에 흠뻑 빠져버렸다.


 두 번째 곡은 ‘아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이탈리안 모음곡 이었다.
스트라빈스키는 1932~33년에 첼리스트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와 함께 1920년에 썼던 발레곡 ‘풀치넬라’의 일부를 발췌해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으로 개작하고, 여기에 ‘이탈리아 모음곡’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첫 곡인 기품있는 ‘서주’와 그 뒤를 잇는 고즈넉한 ‘세레나타’는 각각 원 발레곡의 ‘서곡’과 그 다음 곡을 재활용한 것 이다. 원곡에서 베이스가 노래하는 익살스런 ‘아리아’가 그 다음에 온다. 빠르고 격렬한 이탈리아 춤곡인 ‘타란텔라’에 이어 우아하고도 자유분방한 느낌의 ‘미뉴에트와 피날레’로 마무리된다.


 잠깐의 쉬는 시간 후에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C장조, Op.119가 이어졌다. 이 곡은 ‘교향곡 7번’ 및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와 더불어 작곡가 말년의 3대 걸작 중 하나이다. 1악장은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을 따른다. 첼로의 곰삭은 듯한 저음이 첫머리를 열고, 피아노는 이를 단순한 화음으로 반주하지만 이 반주는 점차 선율의 형태를 띠면서 전면에 나서게 된다. 프로코피예프는 선율을 지어내는 재주가 없다고 고백한 적이 있지만, 풍요롭고도 유연한 2주제는 그가 결국 그 능력을 성취했음을 보여준다. 2악장은 가볍게 춤추듯 시작해 점차 힘과 활기를 더해가다가 첼로가 서정적으로 노래하는 중간부를 거쳐 첫머리 악상으로 돌아가 귀엽게 끝난다. 3악장에서 러시아 특유의 서정적인 선율을 하이든 식의 평이한 우아함과 버무려 제시하고, 여기에 장난스런 리듬을 가미해 한동한 진행하다가 이윽고 다른 누구도 아닌 프로코피예프만의 화련한 기교를 마음껏 과시하면서 끝난다.


 마직막 대미를 장식한 곡은 ‘프레테리크 쇼팽’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화려한 폴로네이즈 C장조, Op.3 였다. 쇼팽은 피아노 다음으로 애호한 독주 악기는 첼로였다고 한다. 이 곡은 상대적으로 짤막한 서주에서는 대단히 화려한 피아노 장식음과 아름답지만 다소 순진하게 들리는 첼로 선율이 명확한 대조를 이룬다. 여기에 피아노는 첼로를 뒷받침하면서 때때로 독주에 가까운 화려한 연주를 들려준다. 첼로는 독자적인 역할을 맡지는 않지만 선율적인 흐름을 주도하며, 말미에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교를 보여준다.
이 마지막 곡은 내가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곡 이었다. 피아노와 첼로가 마치 주고 받듯이 연주를 하고, 차분하면서도 첼로만의 특별한 기교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렇게 연주가 끝나고 엄청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보답하듯이 제임스 정환 김은 2곡의 앵콜곡을 연주해 주었고, 짧지만 진심이 담겼던 감사의 인사도 전해주었다.
피아노의 선율과 어우러진 첼로의 소리를 들으니 다시 한번 첼로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다시 첼로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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