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태양으로 잠못이루는 오늘. 새로운 피서 방법! 바로 연주회 관람이다. 지난 11일 금호아트홀에서 연주된 윤이상 국제 음악 콩쿠르 박성용 영재 특별상 수상자 음악회를 다녀왔다. 유망한 한국인에게 상을 수여하는 박성용 영재 특별상은 올해 첼리스트 제임스 정환 김이 받았다. 아름다운 목요일은 바로 그의 연주였다.
개인적으로 첼로는 따뜻한 악기라고 생각한다. 마치 엄마와 같은 포근함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어느덧 나이가 들어 이젠 중후함을 풍기시는 아버지의 인자함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악기 라고 생각한다. 심장에서 가장 가까이서 연주되고 있는 악기 답게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장 잘 연주할 수 있는 악기인 듯 하다. 이러다 보니 나는 첼로의 부드럽고 느린 선율을 좋아했고, 현악기 중에 가장 낮은 음역대를 연주 할 수 있는 그 특유의 낮은 소리들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번 연주는 이러한 첼로에 대한 편견을 아주 철저하게! 완벽하게 깰 수 있는 공연이였다. 언뜻 어려보이면서도 다 큰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첼리스트 제임스 정환 김의 연주가 시작되자 내가 알고 있는 첼로라는 악기가 저런 악기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낮은 음부터 아주 높은 음까지 음역대를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게 첼로 음악인걸까? 라는 의문도 들었고, 신선함도 생겼다. 우리가 보통 듣던, 느끼던 첼로의 음역대보다 조금 높은 음역대를 연주했지만 그 음역대 마저도 다른 현악기의 소리들과는 조금 다른 첼로만의 음같았다. 또한 정말 화려한 테크닉들이 보여졌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테크닉보다는 중후한 느낌의 첼로 소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현악기 연주의 매력에 연주자의 표정도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입으로 연주하는 관악기와 다르게 손으로 연주하는 피아노나 현악기의 독주를 보고 있으면 음악의 느낌들이 연주자의 표정으로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조성진의 서울 시향과의 콘체르트 역시 그랬었고, 이번 첼로 연주 또한 그러했다. 슬픔을 느끼고 있을 때는 얼굴에도 슬픔이 잔뜩 묻어 있고, 기쁨을 느끼고 있을 때는 얼굴에도 잔뜩 기쁨이 묻어있다. 아주 조심히 살금살금 움직이는 모습부터 시작하여 크게 활을 휘젓는 모습까지 다양한 표현들이 얼굴이 나타나면서 익숙하지 않았던 프로그램 곡들을 좀 더 잘 이해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또한 이러한 표정들은 연주자가 자신의 음악에 취해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그의 연주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이번 연주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피아노와 첼로의 합이였다. 아무래도 조용하고 넓은 공간과 무대를 두 개의 악기만으로 채워나가야 하는 만큼 둘의 합은 음악을 연주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조금씩 피아노와 첼로가 안맞는 듯 한 부분들이 들려와 많이 아쉬웠다.
입추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해가 지고 난 후에도 열대아가 기승을 부려 잠 못 이루는 밤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열대아를 틈타 밤을 즐길 수 있는 야시장과 같은 다양한 활동들이 많이들 생겨나고 있다. 다양한 활동들 중에서 한 여름 밤의 음악회는 어떠한가? 시원한 곳에서 좋은 음악을 들으며 즐기는 여름 밤 그리고 함께하는 좋은 사람만 있다면 아주 꿀 같은 휴식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