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비자의 감성을 사로잡다 '문화마케팅'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05.3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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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문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문화향유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문화상품이 개발되고 소비되어 가는 추세이다.
이에 대한 소비 욕구도 더불어 증가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도 가격이나 기능을 넘어서 
미적 욕구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호한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문화 마케팅’이다.
문화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문화예술 뿐 아니라 
생활 방식 등 인간이 이루어 낸 모든 것을 포괄하는 큰 개념이기 때문에,
‘문화+마케팅’은 문화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마케팅 활동이라고 정의 할 수 있겠다.
 
문화 마케팅은 
1)문화를 위한 마케팅(Marketing for Culture)과 
2)마케팅을 위한 문화(Culture for Marketing)로 크게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눌 수 있다.

문화를 위한 마케팅(Marketing for Culture)은,
문화 및 예술 콘텐츠를 어떻게 널리 알리고 소비시킬 수 있을지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영화, 음악, 공연, 게임, 전시 등 문화 산업에서의 마케팅 활동이다.
반면, 마케팅을 위한 문화(Culture for Marketing)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마케팅 활동에 문화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기업들이 문화나 예술 공연을 후원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처럼, 기업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면서 문화나 예술 코드를 사용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이다.
 





현재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문화예술을 기업경영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문화예술의 감성 코드를 활용해서 소비자들과 전략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기업이 가진 고유의 이미지는 물론, 
자사 제품 브랜드 이미지에 고급스럽고 독특한 분위기를 부여할 수 있다.
기능, 가격, 서비스 면에서의 타 기업과의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문화마케팅은 기업들에게 아주 좋은 돌파구가 되어주었다.
기업 인지도와 기업 이미지를 제고시키거나, 부정적 이미지 개선할 수 있으며, 경쟁 기업과의 차별적 이미지 창출 등이 문화마케팅의 주요 목표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레이디 가가, 비욘세, 마룬파이브, 에미넴, 폴 매카트니, 스팅, 스티비 원더, 휘트니 휴스턴.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의 주인공으로 한국 무대에 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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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의 슈퍼콘서트는 국내 문화 마케팅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천문학적인 몸값 때문에 웬만한 공연 기획사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세계 정상급 가수들을 금융 회사인 현대카드가 초청하겠다고 나섰을 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2001년 10월 신용카드업계에 후발주자로 진출했을 당시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1.8%에 불과했지만 카드업 진출 8년 만에 2010년을 기준으로 업계 2위 그룹으로 성장하는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대카드가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을 문화마케팅으로 꼽는다.
문화마케팅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함으로써 카드업계에서 ‘차별화된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의 성공에 자극 받아 유사한 문화 이벤트를 개최하는 기업도 하나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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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대카드의 ‘슈퍼 시리즈’는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세계 최정상 스포츠 스타와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슈퍼 매치>와 <슈퍼 콘서트>는 
국내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초호화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예술과 경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와 접할 수 있는 <슈퍼 토크>, 신진 아티스트와 새로운 예술 장르를 소개하는 <컬처 프로젝트>는 기존의 카드 회사들이 했던 마케팅과 차별성을 보이며 문화 마케팅의 놀라운 효과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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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카드사들이 ‘다른 혜택의 카드’, ‘차별화된 서비스’를 외치지만 막상 고객들이 이를 체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크게 보면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제공하는 슈퍼콘서트의 경우 현대카드만의 서비스를 고객들이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현대카드 회원 외에는 어떤 제휴카드나 서비스도 혜택을 주지 않는다. 오직 현대카드로 결제할 경우에만 할인 혜택이 주어지고, 슈퍼콘서트를 열 때마다 자사 카드를 소지한 고객들이 좋은 좌석에서 공연을 누릴 수 있도록 매번 하루 앞서 선 예매를 실시한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콘서트의 수혜자가 되기 위해 현대카드의 회원이 되길 자청하는 현상을 낳았다.
 

▶CJ E&M- KCON(케이콘)


20여 년 전, 기존의 주력 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문화’라는 키워드로 사업을 꾸려가겠다고 선언한 CJ그룹(당시 제일제당)은 이제 문화마케팅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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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영상, 음악 등의 콘텐츠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아 세계 최대 한류 컨벤션인 KCON(케이콘)과 아시아 최대 음악축제인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를 확대하며 한류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문화마케팅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북미 지역에서 한류와 다양한 산업을 융합한 행사 KCON을 통해 CJ의 주요 사업 역량을 현지인들에게 성공적으로 알렸다. CJ는 이러한 문화 침투를 자사의 주요 사업인 문화콘텐츠와 식품 사업 등을 글로벌 시장에 전파하는 기반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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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한류 생산유발효과 등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KCON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호감 형성으로 인해 한국 기업 제품의 수출 증가효과는 약 2,230억원으로 추산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와 제품을 체험하고, 이런 경험이 한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소비로 이어진 것이다.
 

▶롯데백화점- 러버덕


2년전, 다들 석촌호수의 ‘러버덕’과 인증사진을 찍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2014년 10월 14일부터 11월 14일까지 한 달간 전시된 석촌호수의 거대한 고무오리 ‘러버덕(Rubber duck) 프로젝트’는 소비자 감성을 터치하는 전략을 통해 관람객만 무려 500만 명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전 세계를 돌며 2007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설치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프로젝트를 롯데월드몰과 송파구청이 공동 주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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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 롯데월드몰 에비뉴엘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한정판 러버덕 프로젝트 아티스트 에디션을 판매해 롯데월드몰을 둘러싼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가 가려질 만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미술작품에 마케팅을 접목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최근에는 드라마 PPL이 가장 핫(hot)한 문화마케팅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태양의 후예’에 노출된 홍삼·화장품·자동차 등, ‘별에서 온 그대’의 치맥문화(치킨+맥주)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류문화와 시너지를 내며 국내외적으로 광범위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몇 년이 지나도 중국인들이 해당 드라마에 나왔던 브랜드들의 제품을 꾸준히 찾을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고 한다.
 




기업의 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사회를 풍족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한 사회는 결국 다시 기업에게 이익을 돌려주게 된다는 상생의 전략이야말로 문화 마케팅의 존재 의의가 아닌가 싶다. 
문화예술계는 이제 보다 열린 마음으로 기업들과의 전문적인 대화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일방적 지원을 요구하기 보다는 기업과 마케팅에 대한 이해를 통해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문화예술의 가치를 훼손하는 마케팅이라면 금액에 상관없이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할 것이다.

문화는 향유했을 때 그 진정한 가치가 나타난다. 
기업과 문화예술의 바람직한 만남은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반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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