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4월 16일, 세월호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연극'내 아이에게’

대학로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글 입력 2016.04.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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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대학로 예그린 씨어터에서 연극 ‘내 아이에게’를 보고왔다.
사실, ‘내 아이에게’라는 연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는 것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4월 16일이 바로 참사가 일어난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시간이라는 것의 무서움, 시간과 기억의 반비례함을 철저히 깨달았다.
그 아이들을 잊은 것은 아니었다. 그 날의 억울함, 슬픔, 애절함, 분노를 기억하고 있었다. 다만 그 기억들이 흐려지고 저 멀리 멀어져 가버려 무관심해 진 것이다.
공연기간 중이 세월호 참사 즈음이라는 것이 연극을 보러가는 나의 발걸음을, 그리고 연극을 보러온 후 세월호에 대한 사람들의 추모에 대한 나의 태도가 달라지게 하고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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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프리뷰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모노드라마의 형식, 세월호에 대한 영상과 음향을 소스로 사용했다. 그러나 세월호에 대한 영상이나 음향은 딱히 크게 시너지 효과를 내지는 못한 것 같았다. 무책임한 정부에 대한 내용도 중요하지만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작업으로서는 좀더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 대한 소스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나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극 중 아직 구조되지 못한 9명의 희생자들 중 한 학생의 어머니를 연기한 김보경 배우의 연기는 보는 이들을 울게 만들었다. 아직도 첫 대사가 기억이 난다.
“얘야. 내 아이야.” “너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특히 ‘너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한 씬이 끝날 때마다 등장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기억에서 계속 맴돌았고 그 말 한마디에서 전해져오는 감정이 절절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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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지극히 개인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어머니의 이야기에는 한 여자로서 가정을 꾸려나가고,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워온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어느 날 갑자기, 돌아오지 않는 내 아이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을 더욱 증폭시키는 듯 했다. 또한 배우가 입고있던 의상이 캐주얼하기에 의아했지만, 아이가 너무 그립고 아이에 대한 기억이 흐려지는 것이 두려운 어머니가 아이의 옷을 꺼내 입었다는 것이 연극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내 아이에게’라는 연극은 아프고 아프고 너무 아픈 연극이다. 바다 속에 잠겨버린 세월호 속에서 살려달라 울부짖었던 아이들을 생각하니 아프고, 그 아이들을 구해주지 못해 평생 가슴속에 미안함과 죄책감이라는 멍에를 메고 살아가야할 그들의 부모님들을 생각하니 아프고, 이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야기가 잠겨버리길 바라는 사회의 시선이 너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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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끝나고 나서 나의 일상에는 작은 변화가 생겼다. 마침 세월호 2주기 추모가 있었기도 했지만, 세월호를 검색해보기도 하고 나의 소지품엔 노란 리본들이 달려져 있다.
비록 작은 변화이지만, 이러한 조그마한 변화들이 모이면 희망이 될 것이라 믿는다.
예술이라는 것이 사회에 미치는 힘, 예술의 순기능을 느낀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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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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