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 내 아이에게 >

잊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글 입력 2016.04.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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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의 초대로 연극 <내 아이에게>를 보고 왔다. 2014년 4월 16일을, 덧없이 떠나버린 그 수많은 사람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아픔까지 온전히 기억하기 위해서, 잊지 않기 위해서 이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나로서는 그것이 가장 최선의 참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연소개>

아직 차디찬 바다 속에 남아있는 아이에게 보내는 한 어머니의 내밀한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2014년 4월 16일 이후 세월호 가족이 겪어낸 고통스런 하루하루 일상을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온전히 보여준다. 사랑하는 아이를 빼앗긴 어머니가 토해내는 울분들은 어떤 뼈아픈 깨달음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그것은 폭력적인 권력과 돈의 굴레 아래 신음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민낯과 조우하는 과정이나 다름 없다. 그 과정을 따라가는 것은 너무나 슬프다. 그러나 때로는 슬픔을 눈물로 감당해야 할 때가 있다. 그때서야 공감의 순간이 찾아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 아이에게>보내는 한 어머니의 위대한 마음 속 이야기는 “비극을 이기는 힘은 아픔을 공감하는 능력, 고통 받는 곳에 내미는 연대의 손길 그리고 진실에 다가 서려는 숭고한 의지” 라는 성찰로 우리를 이끌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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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2년 전의 그 날을, 그리고 그 날로부터 이어져 온 시간들을 되짚어보는 것은 정말 가슴이 아팠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 부모를 잃은 자식의 마음 그 모든 감정들은 우리가 몸소 겪지 않았다 할 지라도 가슴에 절절하게 와닿을 수밖에 없는 처절한 것이었다. 어머니가 자식에게 그 모든 상황과 심경을 전하는 모습을 보는 데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극에는 정확히 아홉 명의 배우가 참여했다. 다른 작품이었다면 배우 수에 굳이 신경쓰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내 아이에게>를 보면서는 그 숫자를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9가 무슨 숫자이던가.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의 수가 아닌가. 아주 고요한 노래를 부르며, 가슴에 노란 꽃을 한아름 안고 주선옥 배우가 무대에 나서면서부터 극이 시작되었는데, 뒤이어 여덟 명의 배우들이 노란 종이배를 안고 한 마리 나비를 팔랑이며 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저몄다.



이 작품의 마지막 순간에 아홉 마리의 나비가 날아와 어머니의 곁에 서고, 머물렀다가, 다시금 떠나는 장면은 이 연극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내 아이에게>는 무엇보다도 세월호에서 희생된 소중한 생명들과 그 주변인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우리가 기억한다는 것을 되새기는 작품이다. 동시에 이 작품은 그 자체로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한 소중한 사람들을 기리는 진혼곡이 되었다. 직설적이고 진솔하여 아주 내밀하게 와닿는 그 진심이 객석을 울리고 또 움직이게 했다.





벚꽃이 아름답게 피는 4월. 피어나는 봄꽃을 보며 성큼 다가온 봄을 만끽하는 사람들 사이에 더 이상 4월이 4월이 아니게 된, 이전과 같은 아름다운 봄이 아니게 된 사람들이 있다. 삼풍백화점 사건, 대구지하철 참사, 태안 사설 캠프 고교생 익사 참사에 이어 세월호 참사까지 우리 사회는 가슴 아픈 사건들을 끊이지 않고 계속 겪어왔다. 그 아픈 사건을 겪은 사람들, 그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공감하며 위로하고자 할 때에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더 따뜻하고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잊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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