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400년을 기다려온 위대하고 진실된 사랑이야기 - 뮤지컬 드라큘라 [공연예술]

드라큘라 속 넘버들을 통해 살펴본 그들의 스토리
글 입력 2016.03.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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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러브스토리요? 그런 건 책에나 나오는거죠. 전 그런 이야기 믿지 않아요."


뮤지컬<드라큘라> 중 여자 주인공 미나의 대사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위대하고 진실된 러브스토리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으시는지, 아니면 운명같은 사랑 이야기는 소설이나 영화에나 존재하는 것일뿐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그렇다면, 오늘 제가 소개하는 뮤지컬<드라큘라>는 위대한 러브스토리를 보여주었을까요?


뮤지컬<드라큘라>는 2014년 숱한 화제를 남기며 첫 초연을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당시 폭발적인 예매율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예술의 전당 대극장을 가득채웠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뮤지컬<드라큘라>의 재연은 관객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으며 한국에서의 두 번째 막을 올렸는데요. 2016년 2월, 세종문화회관에서 2주간의 공연 끝에 이번에도 역시역대급 흥행신화를 세우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뮤지컬<드라큘라>는 뱀파이어가 된 드라큘라 백작과 그가 400년 동안 사랑하고 기다려온 연인 미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나와 드라큘라는 전생과 현생을 초월하며 수백년에 걸친 변함없는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그들의 러브 스토리는 정말로 위대하고 진실됐었는지, 뮤지컬<드라큘라>속 넘버들과 장면들을 통해 살펴보도록 합시다. 


먼저, 뮤지컬 드라큘라에 등장하는 넘버들과 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0 Prologue
#1 The Master's Song
#2 Solitary Man
#3 Whitby Bay
#4 Dracula's Exit
#5 Forever Young
#6 Fresh Blood
#7 The Master's Song
#8 Last Man Standing
#9 How Do You  Choose?
#9A Lucy & Dracula - 1
#10 The Mist
#10A The Mist - Reprise
#11 She
#11A At Last
#11B A Perfect Life
      Loving You Keeps Me Alive
#12 Weddings
#13 The Invitation
#13A Lucy & Dracula - 2
#14 Nosferatu Recit
#14A Nosferatu
#15 Lucy's Funeral 
#16 Life After Life


#16A Entr' Acte
#16B Lucy with Child
#17 Undead One
#18 Please Don't Make Me Love You
#19 The Master's Song Reprise
#20 If I Had Wings
#21 Mina's Seduction
#22 It's Over
#23 You Have My Word
#24 Before The Summer Ends
#25 Train Sequence
#26 Deep In The Darkest Night
#27 The Longer I live
#28 Quincey's Death
#28 At Last
#30 Finale 
 

오늘 소개할 곡은 열 한 번째 넘버,들 입니다. "She", "At Last", "Loving You Keeps Me Alive"의 세 곡이 연속해서 이어지는 장면인데요. 제가 이 많은 30개의 넘버들 중에서 특히 열 한 번째 넘버를 골라 소개하는 이유는 미나와 드라큘라의 러브스토리를 살펴보기에는 이 장면이 더할 나위없이 적합하다고 생각한 까닭입니다. 드라큘라의 과거와 그의 인생, 그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슬픈 사연 그리고 그에 대한 미나의 감정과 드라큘라의 간절함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드라큘라 재연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았던 배우 김준수씨 또한 11번째 넘버 "She"에 대해서, "드라큘라와 미나의 과거 이야기를 드러내 보여주는 이 노래는 극의 스토리 전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곡인데, 그가 왜 드라큘라가 되었는지, 왜 처음보는 미나에게 그러한 행동들을 했는지를 다 설명해주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본 기사의 가장 처음에 살펴봤던 미나의 대사는 바로 이"She"라는 아름다운 넘버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미나의 말에 이어지는 드라큘라의 대답은 이러합니다. 




"위대한 러브스토리요?
그런 건 책에나 나오는거죠. 전 그런 이야기 믿지 않아요."

"위대한 러브스토리는 이 세상에도 있어요.  
미나, 내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진실된 러브스토리를 들려드릴게요" 

- 뮤지컬<드라큘라>中




그리고 시작되는 드라큘라가 400년만에 다시 만난 연인 미나에게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

위의 대사를 시작으로, 드라큘라는 극 중 "She"라는 넘버를 통해서 애절하고 절절한 목소리로 가슴 아픈 과거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드라큘라와 엘리자베스가 마음놓고 사랑했던 행복한 시절의 이야기, 전쟁때문에 헤어져야만 했던 사연들, 그들을 갈라놓은 죽음과 이별의 순간까지. 온 무대와 여러가지 화려한 무대 장치들을 사용하여 수 백년 전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드라큘라의 숨겨진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들으며 그의 아픔과 그가 가진 외로움, 미나에 대한 깊은 사랑을 마음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게 됩니다. 


저는 드라큘라를 꽤 여러번 반복해서 관람하였는데,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매번 눈물을 흠뻑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김준수 또한 무대 바닥에 눈물을 후두둑 쏟으며 연기하던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문학작품이나 영화에서 보여지던 무섭고 잔인한 흡혈귀 드라큘라와 달리, 너무나 연약하고 안쓰러운 인물로 느껴졌습니다. 그 덕분에 더욱 더 뮤지컬<드라큘라>라는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의 슬픈 감정에 공감하며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존의 영화나 책에서는 드라큘라를 전형적인 악역으로 표현한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중들은 드라큘라 백작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무서운 흡혈귀, 잔인한 살인마 등등 부정적인 배역으로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저 또한 뮤지컬<드라큘라>를 보기 전에는 같은 생각이었으니까요. 그러나 배우 김준수가 표현해내는 뮤지컬<드라큘라>는 드라큘라 백작의 거칠고 잔인한 본성을 살리면서도 존재적 외로움이나, 나약하면서도 인간적인 면 또한 동시에 보여주어, 이전의 다른 드라큘라는 전달할 수 없었던 동정심과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께서도, 영상으로나마 뮤지컬<드라큘라>의 열 한 번째 넘버들, She~At Last~Loving You Keeps Me Alive 까지. 꼭 한 번 감상해보셨으면 합니다! 





여담을 하나 하자면,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이 "She"라는 노래는 한국의 드라큘라에만 있는 넘버라고 하는데요. 해외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드라큘라에는 "She"가 없이 극이 전개된다고 합니다. 드라큘라 역을 맡았던 배우 김준수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드라큘라와 미나의 과거 이야기를 드러내 보여주는 이 노래는 극의 스토리 전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곡인데, 그가 왜 드라큘라가 되었는지, 왜 처음보는 미나에게 그러한 행동들을 했는지를 다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장대한 내용을 다 담고 있는 이 넘버가 일본 등 해외에서 공연되는 드라큘라에는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극이 전개되고 관객들에게 내용을 납득시킬수 있는지 궁금하고 매우 놀랍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으로 뮤지컬<드라큘라>를 만나보셨다면, 다시 처음에 던져졌던 질문에 대해서 답을 내려주세요. 

뮤지컬<드라큘라>는 위대한 러브스토리를 보여주었을까요? 

네. 저는 여태껏 제가 만나봤던 그 어떤 영화보다, 그 어떤 문학작품보다도 가슴을 울리는 러브스토리였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을 400년 동안, 한 일생을 지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도 변함없이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까지 순전히 버릴 수 있는 사랑을 했던 드라큘라. 수백년을 온전히 바쳐낸 그의 사랑이 위대하지도 진실되지도 않다면 앞으로 우리는 어떠한 다른 러브스토리를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위대한 러브스토리는 이 세상에도 있다던, 드라큘라가 들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진실된 러브스토리를 다시 듣게될 그 날을 기다려봅니다.


[안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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