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No sequence, just happening-신모래 작가의 "ㅈ.gif" [시각예술]

ㅈ.gif
글 입력 2016.03.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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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sequence, just happening

ㅈ.gi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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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일러스트레이터를 떠오리라고 하면 고민 없이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신모래 작가다. 그녀는 거의 모든 작품을 핑크색 톤이나 네온사인을 이용해 표현하다. 우리나라에 또 누가 그녀만큼 한번만 봐도 단번에 기억 할 만큼 근사하고 독특한 일러스트를 연출 할 수 있을까 싶다. 이전엔 나만 알고 있고 또 나만 알고 싶은 작가였는데 지금은 너무 입소문을 탄 나머지 대중들에게 유명해져버린 작가인 것 같다. 현재 신모래 작가의 작품이 한남동 "구슬모아 당구장" 에서 전시중이라 시간을 내어 그녀의 작품들을 또 감상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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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모래 작가의 전시는 "ㅈ.gif-no sequence, just happening" 이라는 제목으로 개최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핑크 톤의 그림과 그림자, 그리고 네온 조명들을 통해 정지된 장면들을 움직이는 "GIF" 형식으로 표현해냈다. 처음 전시장에 들어갔을 때부터 핑크색 톤 조명들이 공간을 휘감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들어서자마자 보였던 핑크색 프로젝터에 떠 있는 흰색 문구들, 주인공 'ㅈ' 의 내면을 대변하는 문구들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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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한 쪽에선 여러 가지 장면 조각들이 모여 다양한 움직임을 표현하고 있었다. 화사한  그림 톤과 반짝이는 네온조명 아래서 대비되는 'ㅈ'의 무기력한 움직임들, 쓸쓸한 표정들이 주인공의 감정을 역설적으로 더 잘 대조해주고 있다. 화려하게 보이는 분위기에 비해 초라해지는 주인공이 어쩌면 지금 버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ㅈ'의 움직임들이 그리 낯선 모습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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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부제가 "no sequence, just happening" 인 이유는 서면 적으로 드러나는 그대로 이번 전시의 작품 구성은 일정한 시간적 연속성이 없고 즉흥적인 해프닝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시장의 프로젝터에 등장하는 그림들과 곳곳에 배치해둔 "ㅈ"의 일상 모습은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에 의한 것이지 주인공이 일을 겪은 시간 순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변형되고 조각난 기억의 파편들을 무기력한 주인공이 떠오르는 대로 구상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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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움직이는 그림들 속 에서 등장했던 주인공 "ㅈ"의 방을 단독 공간으로 배치해 둔 점도 돋보였다. 아무렇게나 배치된 물건들로 이루어진 방이 쓸쓸함을 한 층 더 심화시켜주었다고 생각한다. 원래 이 공간도 관람객에게 개방되었던 공간이지만 지나친 전시물 훼손으로 인해 멀리서나마 감상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전시를 관람하면서 제일 기본적인 도덕은 전시물을 아끼고 경건한 태도로 감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제일 기본적인 관람 태도조차 지니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다소 분개를 느꼈다. 문화를 사랑하고 향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분명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언제 봐도 독특한 색채와 기법으로 눈을 사로잡는 신모래 작가의 전시였다. 한번쯤은 신모래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맛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전시였다. 작가의 모든 세계를 파악 할 순 없지만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전시였다. 방문하고자 한다면 부디 작가와 작품을 아끼는 마음으로 방문해 보았으면 한다.


[우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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