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로스앙상블 - 슈만과 시인의 사랑

글 입력 2016.03.0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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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스앙상블 토크앤송 Ⅱ

슈만과 시인의 사랑

다시찾은 마리아칼라스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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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의 어린이의 정경이 울려나오며 마리아칼라스홀 무대 조명이 밝아왔습니다.
타이틀의 시인은 독일의 문호 하이네를 이야기하는데요
슈만과 하이네...1828년 라이프치히 법과대학에 입학하게 된 슈만은 
그해 가을 남독일 지역을 여행하게 된답니다. 

이때 뮌헨에서 그가 평생에 걸쳐 영향을 받게 된 세 작가(바이런, 호프만, 하이네)중의 한명인 
하이네(Heinrich Heine, 1797~1856)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되는데요, 
특히 1827년에 발표된 하이네의 [노래의 책](Buch der Lieder)은 
당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이었으며 
슈만 역시 이 작품에 깊이 경도되어 하이네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수많은 가곡들 중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Op.48)이 탄생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고합니다. 
슈만은 이 작품에서 하이네의 [노래의 책] 중 ‘서정적 간주곡’ 부분에 음악을 붙여 작품을 완성하는데요,,
 ‘서정적 간주곡’에는 하이네의 사촌 동생이었던 아말리에와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고통이 고스란히 투영되어있습니다.

슈만과 그의 스승 버크의 딸인 클라라와의 사랑, 그리고 하이네의 사촌누나에 대한 연정...
이 두사람의 사랑에 관한 공감을 승화시킨
연가곡 <시인의 사랑 op. 48>의 16곡중 한곡을 제외한 15곡을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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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곡~6곡은 사랑의 시작을 제7곡~14곡은 실연의 아픔에 대해서 
15곡과 16곡은 지나간 청춘에 대한 허망함과 잃어버린 사랑의 고통을 노래하였고.
기대이상으로 유쾌한 토크와 함께 
각 곡의 배경이야기, 가창전의 시낭송, 스피드한 진행..
모두 몰입도를 높이는 구성이었습니다.

특히 김정경씨의 반주에 베이스 양석진씨의 낭송으로 
매번 연가곡의 시작을 시로 열어주셨는데요...
한곡한곡마다의 감정이입이 쉬웠고 잠시나마 
그시대의 아날로그적인 사랑의 순수함과 허망함도 전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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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곡 아름다운 5월에 (Im wunderschoenen Monat Mai)
 ‘아름다운 5월에 꽃봉오리들이 모두 피어났을 때 나의 마음속에도 사랑의 꽃이 피어났네 ……’

제 2곡 나의 눈물에서 꽃이 피어나와 (Aus meinen Traenen spriessen)    
‘나의 눈물에서 수많은 향기로운 꽃이 피었고 내가 내뱉은 한숨은 나이팅게일들의 합창이 되리라. ……’

제 3곡 장미, 백합, 비둘기, 태양 (Die Rose, die Lilie, die Taube, die Sonne)    
‘장미, 백합, 비둘기, 태양 이것들을 모두 옛날엔 무척 사랑했노라 
지금은 그것들이 아닌, 단한 사람,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을 사랑하노라. ……


제1~3곡은 테너 김진홍씨의 따뜻한 음색으로 감상하였는데요,, 
위의 시글에서 보듯이
1곡은 서정적인 멜로디와 함께 사랑의 설레는 심정을 아름답게 표현해 냈고,
 2곡은 느릿한 선율로 사랑의 고독함을 노래하였으며,
 3곡은 느리게 전개되는 앞의 곡과 선명한 대조를 보이며 
22마디의 짧은 곡이지만 극적인 요소와 완결성을 지니고 있는 곡입니다.


제 4곡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노라면 (Wenn ich in deine Augen seh')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노라면 번뇌도 고통도 다 사라지고 
그대에게 입맞춤을 하면 마음은 분명 맑아지네’

제 5곡 나의 마음을 적시리 (Ich will meine Seele tauchen)    
‘나의 마음을 깊숙히 적시리 백합의 받침대 속으로 
그러면 백합은 사랑하는 사람의 노래를 울려 주면서 꽃 피어 향기 떨치리. ……’


제4~5곡은 베이스 양석진씨의 안정감있는 음색으로.. 
4곡은 시인의 행복함은 절정에 올라 사랑의 행복에 눈물을 짓게 되는곡입니다. 
선율이 부각되지 않는 레치타티보적인 성향이 강하며 
가사의 전달력을 극대화시킨 슈만의 의도가 잘 드러난곡입니다. 
5곡은 백합의 노래를 상징하는 서정적인 선율이 아르페지오의 반주부와 함께 흐르는데 
사랑하기때문에 슬프고 쓸쓸하다는 릴케의 시구절이 떠오른다는 
양진석씨의 감상평에 공감의 끄덕임도 있었던 곡입니다.


제 6곡 거룩한 라인 강에 (Im Rhein, im heiligen Strome)
‘거룩한 라인 강에 거룩한 대도시 쾰른은 
쾰른의 대성당의 그림자를 수면 위에 비추고 있네. ……’


제6곡은 바리톤 나의석씨의 중후한 음색으로..
다가오는 불안한 이별을 예감하는곡으로 왼손의 지속음은 쾰른 대성당의 오르간 소리를 
오른손의 진행은 라인강의 흐름을 나타낸다고 하니 
피아노의 선율에도 감상포인트를 맞춰보시길!


제 7곡 나는 울지 않으리 (Ich grolle nicht)    
‘나는 울지 않으리, 이 가슴이 부풀어 터지더라도 영원히 잃어 버린 사랑이여, 
나는 울지 않으리 그대가 다이아몬드의 빛으로 꾸밀지라도 
그대의 심중의 어둠을 비쳐 줄 빛은 없으리. ……’

제 8곡 만일 예쁜 꽃이 안다면 (Und wuessten's die Blumen, die kleinen)    
‘나의 마음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고 있는지를 만일 예쁜 꽃이 안다면 
이 마음의 깊은 상처를 낫게 해 주려고 나와 함께 울어 줄 터인데. ……’


제7~8곡은 테너 김형석씨의 고음으로.. 
7곡은 배신의 슬픔을 폭발적으로 잘 드러내어 
전반적으로 서정적인 선율을 들려주는 이 작품에서 가장 극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합니다.
그래서 테너들이 꼭 부르려는 곡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8곡은 분노가 슬픔으로 바뀌어 시인의 실연의 상실감이 묻어나는 곡입니다.
잠시 바리톤 박용민의 음색으로 
나는 울지 않으리 (Ich grolle nicht) 를 감상하실분은 다음으로..  
 



제 9곡 저것은 플루트와 바이올린 (Das ist ein Floeten und Geigen)    
‘저것은 플루트와 바이올린 트럼펫도 틈틈이 울린다
거기에서 사랑스런 그 사람이 혼례의 윤무를 추고 있는가보다. ……’


9곡은 바리톤 나의석씨의 음색으로.. 
이곡은 왈츠풍의 긴 반주부로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남자와의 결혼식에서 윤무를 추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장면을 묘사하며
윤무곡이 흐르는 가운데 나만의 슬픔을 표현하고있는 곡입니다.


제 10곡 저 노래가 들려오면 (Hor' ich das Liedchen klingen)    
‘옛날 저 사람이 노래 부르던 저 노래가 들려오면 
달랠 길 없는 번뇌로 인하여 가슴이 메어 터질 것만 같다. ……’

제 12곡 맑게 갠 여름 아침에 (Am leuchtenden Sommermorgen)    
‘맑게 갠 여름 아침에 꽃동산을 거닐고 있자니 
꽃들은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는 아무 말 않고 걸어갔다. ……’

제 13곡 나는 꿈 속에서 울고 있었네 (Ich hab' im Traum geweinet)    
. ‘나는 꿈속에서 울고 있었네 
그대가 무덤 속에 있는 꿈을 꾼 때문이네 
잠을 깨었어도 계속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네. ……’


제10~13곡(11곡을 제외한)은 그로스앙상블의 4중창으로...
10곡은 민요풍의 선율이 옛 노래를 회상하는 
시인의 슬픈 심상을 느리게 전개되는 악상으로 노래하고, 
12곡은 돌연 5곡풍의 서정적인 아르페지오 반주가 등장하여, 
분노의 마음이 용서의 마음으로 잠시 변하는 것을 표현하고, 
13곡은 꿈속에서 울다가 잠이 깨어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방에서 
창백한 독백을 읊조리는 시인을 노래하고있는 곡입니다.


제 14곡 밤마다 꿈속에서 (Allnaechtlich im Traume seh' ich dich)
‘밤마다 꿈속에서 그대와 만나서 상냥하게 인사하는 그대를 보고 
나는 왈칵 울음을 터뜨리면서 그대의 그리운 발에 매달렸네. ……


제14곡은 다시 바리톤 나의석씨의 음색으로...
13곡의 속편인듯이 꿈에서 그녀를 만나 눈물로 슬픔을 승화시킨 후 
심리적 안정을 준다는 허브식물 사이프러스를 받는다는 이곡은 
이별의 시간이 흘러 체념으로 바뀌는 시인의 심리를 표현한 곡입니다.


제 15곡 옛 이야기의 나라에서 (Aus alten Maerchen winkt es)
‘옛 이야기의 나라에서 하얀 손이 손짓하여 부르고 
마법의 나라에서는 노랫소리와 악기의 소리가 들려온다. ……’


제15곡은 테너 김진홍씨와 베이스 양석진씨가...
이곡은 활발하게 이어지는 조바꿈과 ach!로 이어지는 외마디 함성은 
그간의 고통을 완전히 승화시키려는 의도가 보이고 
유난히 많은 상징어를 담고있는 곡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16곡 옛날의 불길한 노래 (Die alten, boesen Lieder)    
‘옛날의 불길한 노래, 화가 치미는 나쁜 노래, 
그것들을 이제는 장사지내자 커다란 관을 가지고 오라. ……'


제16곡은 그로스앙상블 4중창으로... 
시인은 지금까지 이어진 모든 이야기를 하이델베르크의 술통보다 
더 큰 관에 넣어 바다에 가라앉히려고 합니다. 
이곡은 점차 상승하는 듯한 악구들이 코다로 이어지며 
모든 악구를 반복하며 앞의 시들을 환기한 후 
점차 침잠하는 관처럼 모든 곡은 종결되게 된답니다.


마치 오페라의 한 토막을 보는 듯 약 2시간의 토크앤송이 마무리되고
비록 그로스앙상블의 공개음원을 찾지는 못했지만
많은 관객과의 기념촬영에 흔쾌히 응해주셨던 
그로스앙상블의 훈훈한 모습을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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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그로스앙상블 토크앤송시리즈는 <생활속의 클래식>입니다.  
많은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겠습니다!

슈만의 시인의 사랑 전곡을 감상하실분은 다음의 바리톤 송기창씨와  피아노 한영혜의 영상으로!
( 바리토 송기창, 피아노 한영혜으 시인의 사랑 1부 -1,2  / 2부 - 1,2 중에서 1부 -1 영상입니다 .^^ )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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