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SNS와 방송이 만드는 문화 트렌드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02.2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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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흔히 유행에 민감한 나라라고 알려져 있다. 음식, 패션, 음악, 여행 등 유행이 존재하지 않는 분야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과거에는 유행이라는 단어가 패션에서만 한정되어있었다면 이제는 음식,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행이 나타나고 있다. 더 많은 분야에서 유행이 나타나게 된 계기는 SNS나 방송의 발달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스마트폰이 없고 소셜 미디어가 지금과 같이 활발하지 않았을 때에도 유행이란 존재했다. 예를 들어서, 약 10년 전에는 모든 중학생들이 노스페이스 패딩이나 바람막이를 입고 다닐 정도였다. 또 그 전에는 ‘힐리스’라는 바퀴 달린 신발이 유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패션을 넘어서 음식, 여행, 문화생활 등 너무나도 많은 방면에서 유행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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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유행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음식이다. 페이스북 ‘오늘 뭐 먹지?’와 같은 음식과 관련된 페이지나 ‘먹스타그램’과 같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통해서 먹방이 최근 몇 년 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허니버터칩’은 SNS의 최대 수혜자라고 불 릴 정도이다. 초반에 아무도 몰랐던 허니버터칩은 SNS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허니버터칩 대란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먹어보지도 못하고 오히려 들어보기만 한 아주 기이한 현상 나타나기도 하였다. 허니버터칩의 바통을 순하리가 이어 받아 인기를 끌었다. 순하리 또한 한 동안 쉽게 구할 수 없는 소주가 되었고 그 희소성은 더 많은 사람들을 자극하였다. 음식점도 유행에서 예외는 아니다. 작년 SNS에서 줄기차게 찾아볼 수 있었던 치즈 쭈꾸미나 치즈 등갈비 음식점의 유행은 한 풀 꺾인 지 오래다. 오랜만에 찾아간 강남 길거리에서 평소 좋아하던 파스타 음식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대신, 강남 길거리는 최근 유행을 했던 연어 무한리필 음식점이나 불고기 백반 음식점으로 가득했다. 이렇듯 유행은 너무나도 빠르게, 적응할 여력이 없이 지나가버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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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또한 음식만큼 유행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몇 년 전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전주 먹방 여행을 생각해봐도 그렇다. 먹방 여행의 인기로 전주는 내일로 필수 여행 코스로 선정될 만큼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도 하였다. 국내 여행만이 유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방송의 영향력이 컸던 프로그램은 다름 아닌 ‘꽃보다 할배’ 시리즈이다. 꽃보다 할배 대만편을 통해 대만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확연히 늘었다. 뿐만 아니라 꽃보다 누나 시리즈에서 방문했던 크로아티아를 본 시청자들은 숨은 보석을 찾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로 크로아티아에 수많은 한국인 여행객들이 방문하게 되었고 크로아티아 패키지 여행 상품이 더 많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라오스 또한 방송의 영향을 받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게 되었다. 최근 방영한 아이슬란드 또한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음식, 여행 외에도 전시, 영화, 공연 등 많은 분야에서 유행이 보여지고 있다. 최근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진행된 ‘9개의 빛 9개의 감성’이라는 전시는 SNS에서 유행을 하듯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많은 연예인들이 이 전시를 찾아 인증샷을 남겨 SNS에 올리는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고 있다. 또한 이 전시는 사진 찍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SNS에서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SNS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인터스텔라’가 그 예이다.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을 따라 하는 동영상은 유행처럼 번졌고 인터스텔라를 보는 것은 유행을 따라가는 일이기도 하였다. 이렇듯 SNS의 발달과 방송의 영향은 문화 생활 속 유행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유행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 유행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은 시대에 뒤쳐진 사람이라는 낙인을 받게 되고 다른 이들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유행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유행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또한 진정으로 원하는 마음으로부터 문화 생활을 즐기는 것이 아닌, 하나의 의무감으로 문화 생활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크로아티아에 가봤다고 말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똑 같은 여행을 떠나고, 연어 무한리필 음식점을 가보았다고 말하기 위해 똑 같은 음식점을 찾고, ‘인터스텔라’는 역시 명작이라며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기 위해 똑 같은 영화를 보러 가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우리 사회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똑 같은 옷을 입고, 똑 같은 것을 보고, 똑 같은 것을 먹으며 똑같이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유행을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자는 것은 아니다. 물론 과도한 유행이 주는 문제점은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행이 가져오는 장점을 외면할 필요는 없다. SNS와 방송은 문화 예술을 홍보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기도 하다. 유행을 통해 전시, 공연,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문화 예술이 더 알려진다면 문화 예술의 성장에 득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만의 잣대를 가지고 무조건적으로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의 유행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따라서 유행이 패션, 음악, 음식, 문화 생활을 넘어서 사고의 영역까지 도달한다면 그 것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유행만을 따라가지 않고, 유행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자기 자신을 잃지 않도록 모든 준비를 갖추기를 바란다. 

[유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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