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으로 감상하는 사계절, 비발디 '사계'

글 입력 2016.02.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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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안토니오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는 바로크 시대의 이탈리아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가 작곡한 곡이다.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클래식 중에 하나로 이 작품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이 곡은 현악기들의 풍성한 화음에 건반 악기 쳄발로가 더해져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파워풀하면서 아름다운 음악으로 풀어내며 각 계절의 풍경과 더불어
 각 시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 눈에 그려지는 듯하다.

이 곡의 내용은 악보에 기입되어 있는 소네트에 의한 것인데, 
비발디 자신이 시를 직접 지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작가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이처럼 익숙한 음악이지만 그것이 이 시들에 의한 것이라는것은 낯선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각 악장의 소네트와 함께  클라라 주미강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실내관현악단의 연주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소네트는 정형시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시의 형식으로 13세기 이탈리아의 민요에서 파생된 것이며, 단테나 페트라르카에 의하여 완성되었으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또한 잘 알려져 있다.



제1번 “봄”


제1악장 (Allegro, E Major, 4/4) 
"봄이 왔다. 새들은 즐거운 노래로 인사를 한다. 그때 시냇물은 살랑거리는 미풍에 상냥하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흘러가기 시작한다. 하늘은 어두워지고 천둥과 번개가 봄을 알린다. 폭풍우가 가라앉은 뒤, 새들은 다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사계'를 대표하는, 어쩌면 가장 우리에게 익숙한 곡이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듯 
새소리와 함께 활기찬 분위기로 투티와 솔로가 번갈아가며 연주된다.


제2악장 (Largo, c# minor, 3/4)
"여기 꽃들이 만발한 즐거운 목장에서는 나뭇잎들이 달콤하게 속삭이고 양치기는 충실한 개를 곁에 두고 잠들어 있다." 

라르고의 느릿한 템포로 한가로운 전원의 풍경을 묘사한다. 
독주 바이올린의 평온한 선율이 나른한 봄의 풍경을 노래하며 비올라의 음색으로 
개 짖는 소리를 묘사한다.


제3악장 (E Major, 12/8)
"님프들과 양치기들은 전원풍 무곡의 명랑한 백파이프 소리에 맞추어 눈부시게 단장한 봄에 단란한 지붕 아래서 춤추고 있다." 

전원무곡 풍의 제3악장은 목동들의 민속무용을 보여주는 듯하다. 
독주 바이올린이 피리소리를 노래하며 경쾌한 듯 우아한 선율을 수놓는다. 




제2번 "여름"



제1악장 (Allegro non molto, g minor, 3/8)
"이 무더운 계절에는 타는 태양도 사람도 가축의 무리도 활기를 잃고 있다. 들조차 덥다. 뻐꾸기가 울기 시작했다. 산비둘기와 방울새가 노래한다. 산들바람이 상냥하게 분다. 그러나 갑작스런 북풍이 싸움을 걸어온다. 양치기는 갑자기 비를 두려워하며 불운에 떨며 눈물을 흘린다." 

  언제라도 급작스럽게 소나기가 내릴 것만 같은 긴장감과 불안감을 가지고 음악이 흐른다.


제2악장 (Adagio, g minor, 4/4)  
"번개, 격렬한 천둥소리, 그리고 큰 파리와 작은 파리. 광란하는 파리 떼의 위협을 받은 그는 피로한 몸을 쉴 수도 없다."

느리고 여린 악상의 바이올린 선율과 프레스토의 템포의 16분 음표 투티가 반복되는 형식으로 
비교적 길이가 짧다. 이 투티에 의한 선율의 중단은 "벼락"을 묘사하는 것이다.


제3악장 (Presto, g minor, 3/4)
"아아, 그의 두려움을 얼마나 옳았던가. 하늘은 천둥을 울리고 번개를 비치고 우박을 내리게 하여 익은 열매나 곡물을 모두 쓸어버린다."

 악장의 첫 부분에 "여름의 무더운 계절"이란 주해가 붙어 있다. 
2악장에서 암시되었던 프레스토의 투티가 3악장에서 본격적으로 제시되고 
뒤이어 바이올린의 화려한 솔로가 이어지면서 음악이 흘러간다.



제3번 "가을" 



제1악장 (Allegro, F Major, 4/4)
"마을 사람들은 춤과 노래로 복된 수확의 즐거움을 축하한다. 바커스의 술 덕택으로 떠들어댄다. 그들의 즐거움은 잠으로 끝난다."  

폭풍우가 몰아친 후 다시 활기를 되찾은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과 화려한 단풍들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마찬가지로 투티의 리토르넬로와 솔로연주가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형식이다.


제2악장 (Adagio molto, d minor, 3/4)
"일동이 춤을 그치고 노래도 그친 뒤에는 조용한 공기가 싱그럽다. 
이 계절은 달콤한 잠으로 사람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전체적으로 여린 분위기를 이어 가고 모든 현악기가 느릿한 움직임을 유지한다. 
현악기에 약음기를 끼워 몽롱한 소리를 만들어내며 마을사람들이 곤히 잠에 드는 부분을 표현했다.


제3악장 (Allegro, F Major, 3/8)
"새벽에 사냥꾼들은 뿔피리와 총, 개를 데리고 사냥에 나선다. 짐승은 이미 겁을 먹고 총과 개들의 소리에 지칠 대로 지치고 상처를 입어 떨고 있다. 도망칠 힘조차 다하여 궁지에 몰리다가 끝내 죽는다."  

경쾌한 3박자의 리듬이 돋보이는 악장이다. 이러한 리듬적 특징은 실감나는 사냥 장면을 표현한 것이다. 



제4번 "겨울"




제1악장 (Allegro non molto, f minor, 4/4)
"차가운 눈 속에서 얼어붙어 떨고, 격심하게 부는 무서운 바람에 쉴 새 없이 발을 구르고 달린다. 너무 심한 추위에 이가 덜덜 떨린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발을 동동 구르고 덜덜 떠는 모습을 짧은 음표들로 묘사한다.



제2악장 (Largo, Eb Major, 4/4)
"불 곁에서 조용하고 만족스런 나날을 보내는 동안 밖에서는 비가 만물을 적신다."  

날카롭고 사나운 분위기의 1악장과 대비된다. 
피치카토로 차가운 비를 표현하는 제 1,2 바이올린에 추운겨울 따뜻한 방안에서 몸을 녹이는 듯한 
따뜻하고 편안한 솔로 바이올린의 선율이 더해진다.



제3악장 (Allegro, f minor 3/8)
"얼음 위를 걷는다.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 느린 걸음으로 주의 깊게 발을 내딛는다. 난폭하게 걷다가 미끄러져 아래로 쓰러진다. 다시 얼음 위를 걸어, 격렬하게 달린다. 이것이 겨울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겨울은 기쁨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곡이 렌토로 바뀌어 봄이 가까워져 옴을 남풍의 선율을 통해 나타낸다. 곧이어 또다시 날카롭고 사나운 트레몰로의 투티로 겨울을 묘사하지만 온화한 남풍의 선율을 통해 사계절의 순환을 표현함을 알 수 있다.





  우리에 너무나 익숙한 비발디의 <사계>이지만, 이 곡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함께 음악을 들었을 때 
계절의 변화와 장면 하나하나가 음악만으로 더 생동감 있게 눈에 그려진다. 
그저 듣기만 해도 나무랄 것 없이 아름다운 음악이지만 작품이 내포하는 것에 대해 
조금 더 귀를 기울이다보면 그 작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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