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6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선우예권 신년음악회 그 첫 번째

감탄과 찬사의 말만 가득찬 리뷰를 쓰고 싶지는 않다.
글 입력 2016.01.1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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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7일, 광화문에 위치한 금호아트홀로
2016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선우예권님의 신년음악회에 다녀왔다.
이전에 내가 알지 못했던 음악가이기도 했고,
금호아트홀 또한 처음 찾는 공연장이었기에 더욱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IMG_1211.JPG
 

 사실 필자는 지금, '리뷰를 쓰기가 조금은 망설여진다' 라는 솔직한 심정으로 글을 시작하고 싶다. 이 날의 공연을 같이 보았던 많은 리뷰단 분들의 공연을 보고 난 후의 느낌과 리뷰를 모두 읽어보았기에,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냥 온갖 수식어로 '좋았다 혹은 굉장했다' 라는 리뷰는 쭉 적어 내려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기존에 공연에 대한 리뷰를 써왔던 방식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버하는 것 처럼 들리겠지만(아니, 오버하는 거일 수도 있다) 문화예술과 관련하여 내가 느낀 바에 대해 꾸미는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그냥 내가 그 날 공연에서 느낀 바로만 나의 리뷰를 서술해볼까 한다. 굳이 내가 아니어도(그리고 사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기도 하고) "선우예권"이라는 피아니스트의 실력과 그가 쳤던 그 날의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줄 사람은 많다고 여기고 있으니, 나까지 찬사를 늘어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한 것 같다. 이건 정말 지극히 내 주관적인 생각으로만 쓰는 리뷰가 될 것 같다. 그렇다고 어떠한 나쁜 감정이나 조금의 의도가 없는 글이기도 함을 꼭 밝히고 싶다.



Program
 

알프레드 그륀펠트 ‘박쥐’ 서곡에 의한 패러프레이즈 ‘빈의 저녁’, Op.56
Alfred Grünfeld Concert Paraphrase ‘Soirée de Vienne’ from ‘Die Fledermaus’, Op.56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10번 C장조, K.330
Wolfgang Amadeus Mozart Piano Sonata No.10 in C Major, K.330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피아노를 위한 페트루슈카
Igor Stravinsky Petrushka for Piano
Russian dance
In Petrushka's cell
The shrove-tide fair

모리스 라벨 피아노를 위한 라 발스
Maurice Ravel La Valse for Piano



 이 날의 프로그램은 인터미션 없이 원래 정해져 있던 4곡, 그리고 앵콜곡 3곡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프리뷰를 쓰며 그의 연주를 처음 접해보았다. 나는 그를 처음부터 잘 몰랐고, 일본 드라마 덕분에 알고 있던 '페트루슈카'란 프로그램 외에 다른 곡들도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이 연주자에 대한 이해와 곡에 대한 나의 이해가 많이 부족해서? 아니면 내가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일 수도 있다.


금호아트홀_선우예권_.jpg
 

 물론 선우예권님이 뛰어난 실력을 가진 연주자임에는 확실했다. 연주를 하며 그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처음 내 예상과는 달리 크지 않았던 금호아트홀을 정말 가득, 메우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나에게는 뭐랄까 조금 부담스러웠다고 표현하면 실례가 되는 걸까? 사실 조심스러운 표현이기도 하다. 나는 정말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한 사람들만큼 잘 알지 못하고, 그저 좋아하기만 하는 사람인데. 막말로 왜 그렇게 느꼈는지 논리적인 이유를 말하라 한다면 대답할 자신은 없다. 그의 연주는 정말 화려했고, 기교 또한 놀라웠지만 왜인지 모르게 나는 처음부터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간 연주가 이어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맘대로 추측해보건대, 이번에 처음으로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나선 무대이기도 하고, 2016년을 여는 금호아트홀의 첫 연주회였기에 당연히 긴장될 수 밖에 없는 무대여서 그런 게 아닐까.



상주음악가 제도 Artist-in-Residence


전세계 유수의 극장과 미술관, 그리고 공연장이나 오케스트라에서는 “상주예술가” 제도를 운영한다. 이는 예술가를 초청하여 작업에 집중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사람과 교류하며, 신선한 소재 등을 활용한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해외 클래식 음악계 역시 “상주음악가”제도를 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에서는 피아니스트 장 이브 티보데 Jean-Yves Thibaudet와 협업하고 있다. 장 이브 티보데는 마스터클래스를 갖고, 클럽에서 DJ와 함께 공연하는 ‘클럽 나이트’를 선보이는 등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 관심을 가지고, 클래식 음악교육에도 꾸준히 공들이고 있다. 빈 심포니의 상주음악가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피에르 로랑 에마르 Pierre Laurent Aimard는 1년 동안 ‘베토벤’을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한편, 빈 심포니의 실내악 공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음악을 하는 예술가에게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연주와 작품에만 몰입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 그건 정말 중요한 지원이자 원조일 것이고, 예술가에겐 그만한 축복도 없을 것이다. 그런 점을 고려했을 때, 금호아트홀의 상주음악가 제도라는 이 "시스템"에 박수를 치고 싶다. 이 제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능 있는 음악가 중 한 명인 "선우예권" 이라는 연주자에게 더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이자 발판을 만들어 나가게 해줄 것이니까.

 하지만 그만큼 프로그램 구성 혹은 기획, 그리고 공연 진행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줘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주는 이미 시작되었고 아티스트는 이미 첫 번째 곡을 끝내고 다음 곡을 준비 중인데, 아무리 좌석이 다 차지 않았다고는 하나 중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을 들여보낸 게 아닌가 싶었고 더딘 착석 또한 문제였다. 그에게는 정말 중요한 무대이고, 새롭게 시작하는 무대 였을텐데... 조금 더 집중해야 할 순간을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방해한 느낌이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단순히 "한 해를 수놓는 새로운 해의 시작"이라는 타이틀의 신년음악회가 아닌 어떤 특정하거나, 세부적인 주제나 테마를 지닌 공연 이였으면 내가 좀 더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었다. '그의 연주는 정말 뛰어났고, 그의 화려한 기교 또한 굉장했다' 라는 것들 외엔 다른 매력을 솔직히 나는 찾지 못했다. 공연이 끝나갈 무렵의 앵콜 곡이 오히려 긴장을 조금 떨친 듯, 앞선 연주보다 듣기에 부담이 조금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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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의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는 선우예권이다. 그 말은 즉, 앞으로 한 해 동안 4번이나 그의 연주회가 남아있다는 소리다. 선우예권님의 실력과 연주에 날개를 달아주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멋진 음악가를 알려주기 위해 시작된 제도인 만큼 두 번째, 세 번째 쭉 이어질 그의 연주가 더 멋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공연장의 관계자 분들과 관객들의 많은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어쩐지 안 좋은 소리만 늘어놓은 리뷰인 것만 같아, 사실 마음은 편하진 않지만 앞으로의 그의 연주가 기대가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선우예권님은 누가 뭐래도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멋진 젊은 피아니스트이니 말이다.



<공연 정보>

2016년 01월 07일 (목) 2016 금호아트홀 신년 음악회

2016년 05월 26일 (목) ALL Schubert

2016년 06월 09일 (목) 스크리아빈, 생상스, 그리고 리스트

2016년 09월 08일 (목) ALL Prokofiev – 전쟁소나타 전곡

2016년 12월 15일 (목) 피아노 듀오 with 앤-마리 맥더모트(Anne-Marie McDermott)



티켓: 전석 4만원

할인: 123요금제 적용(공연 2달 전 구매 시 30% 할인, 1달 전은 20% 할인)
대학생/경로자 50% 할인 (신분증 지참시)

주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장소: 금호아트홀

예매: 금호아트홀(02-6303-1977), 인터파크(1544-1555), 티켓링크(1588-7890)



문화홍보팀 팀장_황주희.jpg
 

본 공연은 아트인사이트(ART insight)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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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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