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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린 왕자> #1 - 생각해보세요. 우리도 어린이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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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볼 때면 이런 생각이 종종 떠오른다.
‘부모님도 한때는 어린이였을 텐데. 왜 어른의 시선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려 하실까?’

영화 ‘어린 왕자’는 ‘우리는 어린이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를 중심으로 해답을 찾아간다. 주인공 소녀는 엄마가 짜준 계획표에 따라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 할아버지로부터 소설 ‘어린 왕자’ 이야기가 적힌 종이비행기를 받는다. 할아버지는 소설 ‘어린 왕자’ 속 조종사로 나이가 들었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며, 소녀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인물이다. 과연 소녀는 어떤 세계를 만난 걸까? 그리고 영화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전달해주고 있을까?





영화 구성적 특징


(1) 액자식 구성
액자식 구성을 통해 소설 ‘어린 왕자’를 녹여냈다. 어느새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은 잊어버리고 심지어는 아이들에게 어린이답게 살지 못하도록 하는 우리들에게, 소설 '어린 왕자'의 교훈을 전달하기 적합한 표현 방식이다.


(2) 스톱모션 애니메이션(Stop Motion Animation)
소설 어린 왕자 이야기가 나오는 장면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형식이고 그 외 장면들은 CG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져 서로 대비된다. 종이 질감의 인형은 마치 책 속으로 들어와 어린 왕자를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따뜻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에 반해 CG로 구성된 장면들은 중요한 것들을 제쳐놓고 바쁘게만 살아가며 이런 삶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어른들을 부각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Stop Motion Animation) : 다른 말로 '인형 영화'라고 부르며, 배우 대신 인형을 이용하여 만든 영화이다. 인형의 움직임은 인형의 팔, 다리 따위를 조금씩 움직여 놓고 찍는 정지 화면 기법으로 촬영하는데, 이를 하나로 묶어 영사하면 인형이 계속하여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3) 몽환적이고 우울한 분위기의 배경음악
어른들의 각박한 삶에 대한 안타까움을 반영하고 똑같은 삶을 강요당하는 어린 소녀의 불행함과 잘 어울린다.







이야기 속으로


1. 소녀의 불행한 삶 - 소녀는 과연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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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성장 과정과 소녀의 불행한 삶은 비슷한 점이 많다. 물론 소녀의 삶이 더 잔혹하고 슬프다. 그래서인지 소녀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커졌다. 소녀는 엄마가 짜준 계획표대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삶을 살아가는 주체의 생각, 꿈, 의지가 없는 이상한 삶. 그리고 이 계획표는 학벌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도록 한다. 그리고 학벌은 돈, 명예, 권력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오직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하는 구조이다.

소녀의 방에는 어른들의 물질적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선반에 회색빛의 건물 모형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장식품들이 놓여있다. 매년 생일 선물로 아빠가 선물해주는 모양이다. 선물을 받은 소녀에게서 미소를 찾아볼 수가 없다. 엄마는 매년 소녀의 생일에 ‘엄마’가 생각했을 때 소녀에게 필요한 것을 선물해준다. 그것들은 철저히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데 필요한 것이다. 소녀는 태어난 날을 축하받는 자리에서조차 어른들의 욕심을 강요받는다. 과연 소녀는 이 세상에 태어나길 잘한 걸까?




2. 할아버지와의 만남 - 동심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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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의 첫 만남은 참으로 요란했다. 할아버지는 어린 왕자를 만나러 가기 위해 집 앞 정원에서 비행기 시동을 걸었는데, 그만 비행기 프로펠러가 소녀의 집으로 날라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프로펠러는 정확히 소녀의 인생계획표를 향해 돌진했고, 그 결과 계획표가 망가졌다. 남이 정해준 계획표대로 살아갈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 같다.

어느 날 옆집 할아버지로부터 소설 ‘어린 왕자’ 내용이 적힌 종이비행기를 받는다. 비행기 사고를 일으켜 말썽을 피운 할아버지가 미웠던 소녀는 처음엔 종이비행기를 쓰레기통으로 버렸다. 하지만 곧 종이비행기 속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할아버지 집 앞 정원으로 찾아간다.

할아버지와의 소중한 인연은 큰 낙하산 속에서의 행복한 웃음으로 시작한다. 밝고 다채로운 무지개색의 낙하산은 소녀가 할아버지와 함께 어른들의 세계를 벗어나 동심의 세계 속을 여행할 것임을 암시한다.




3. 소설 '어린 왕자' - 여우, 장미 그리고 뱀

소설 어린 왕자를 중학교 때 처음 읽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책 내용이 전해주는 교훈이 깊이 와 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20대가 되고 난 후 영화를 통해 소설을 다시 접했을 때는 울컥울컥 마음이 벅차올랐다.

(1)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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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랑 같이 놀 수 없어. 나는 길들지 않았거든.
길든다는 게 무슨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나에게 너란 꼬마는 10만명의 꼬맹이들과 다를 바 없어. 하지만 네가 날 길들인다면 서로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을거야. 너에게 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될 거야.

20대가 된 후, 가장 큰 고민거리가 ‘인간관계’다. 만나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는데, 풍족해진 느낌이라기 보다 수많은 벽과 가면만 늘어나 오히려 허무해진 느낌이다. ‘길들임’이 사라진 만남이 지속할수록 마음속에 공허함이 자리 잡는다. 그래서 요즘 ‘친구’라는 존재,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고 서로에게 ‘길든’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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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선물로 비밀을 알려줄게.
정말 중요한 건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여우와 어린 왕자가 이별하기 전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큰 선물을 줬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세상에는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이 있다는 깨달음 말이다. 예를 들면, 우정, 사랑, 믿음, 꿈과 같은 것들이다. 때로 사람들은 눈 앞의 유혹에 넘어가 정작 중요한 것들을 잃어버리곤 한다. 보이지 않기에 쉽게 지나치고, 눈 앞에 보이기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럴 때일수록 경계하고 자신을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2) 장미
어린 왕자는 장미를 사랑했지만 서투른 사랑은 상처만 남겼고, 장미와의 이별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어린 왕자는 여우를 통해 수백 개의 장미가 핀 정원에서 장미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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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미가 그냥 평범한 장미였던 거야?
하지만 그녀는 평범한 장미가 아니야.
그녀는 너의 장미잖아. 
네 장미를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네가 장미에게 쓴 시간 때문이야.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특별할 것 없고 내게 어떠한 의미도 갖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그 중 어떤 사람을 만나 그 사람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으면서부터는 달라진다. 내게 그 사람은 더이상 평범한 존재가 아니다. 나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을 기꺼이 상대방을 위해 쏟는다는 것은 나를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을 뜻하고, 이를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른다. 그렇기에 사랑을 주는 것이든 받는 것이든 사랑은 참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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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뱀
원작에서는 어린 왕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굉장히 사악한 존재로 그려졌다. 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 영화에서의 뱀은 깨달음을 주고, 어린 왕자가 사랑하는 장미에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존재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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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은 좀 외로운데,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외로운 건 마찬가지지.

한때 사람에게 집착해 정작 ‘나’와는 친해지지 못한 적이 있었다. 나의 이야기는 잘 듣지 않고, 사람들에게 휩쓸려 다니곤 했는데 그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것처럼 불안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게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이런 시간을 거치고 나니까 혼자 있어도, 혼자 어디를 돌아다녀도 전혀 외롭지 않고 때로는 즐겁기까지 했다.  

뱀은 어린 왕자에게 어디든 데려다줄 수 있다고 말하며 어린 왕자 몸 위에 올라탄다. 어린 왕자는 다소 놀란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피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에 반해 조종사는 뱀을 보자마자 총을 꺼내 들어 뱀을 겨냥해 쏜다. 소녀는 이 대목에서 뱀이 죽었느냐며 화를 낸다. 소녀는 왜 화를 냈을까? 어른들은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 따라서 조종사 역시 뱀은 무조건 나쁜 존재라고 여겼고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녀와 어린 왕자는 달랐다. 편견 없이 뱀을 바라봤기에 어린 왕자를 도와주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이런 이유로 어린 왕자는 뱀을 피하지 않았고, 소녀는 뱀을 죽여 버린 거냐며 화를 낸 게 아닐까.

뱀은 원작에서처럼 악의 존재로 그려지기 보다는 고마운 존재로 나온다. 원작에서 결말 부분은, '그의 발목 부근에서 노란빛이 반짝일 뿐이었어요. 그는 한순간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어요. 그는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고 나무가 쓰러지듯 천천히 쓰러졌어요. 모래밭이어서 소리조차 나지 않았어요.'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뱀이 어린 왕자의 발을 타고 몸속으로 들어가 어린 왕자가 B612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원작과는 다른 시선으로 뱀을 바라본 것이 인상적이었다. 




'영화 <어린왕자> #2 - 생각해보세요. 우리도 어린이였잖아요.' 에서 다음 글이 이어집니다.



<사진 제공>
네이버 영화 '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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