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 뮤지엄 개관전_ 한남동의 새로운 문화예술 아지트? [시각예술]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
글 입력 2016.01.0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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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2월 5일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주목을 받으면서 디뮤지엄(D'Museum)이 개관헸다.
디뮤지엄의 개관이 이토록 주목을 받는 것은 대림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대림미술문화재단에서 새로이 설립한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대림미술관은 일상이 예술이 되는 순간이라는 비젼으로 대중들이 큰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전시들을 제시하였고 대중들로부터 크게 호응을 얻었다. 게다가 대림미술관은 청년세대에게 있 어서 단순히 예술 작품을 관람하는 장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이 미술관은 소위 말하는 하나의 '핫 플레이스'가 되어 이 곳을 방문하는 것이 트렌디한 행위라는 사회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림미술관은 예술을 통해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공간인 동시에 이 자체가 대중들이 애호하는 하나의 문화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림미술관에 이어 디 뮤지엄이 개관을 하게 되었을 때 다른 여타 미술관에 비해서 크게 주목을 받게 되었다. 

 디 뮤지엄은 스스로를 '새로운 변화의 문화를 담는 차별화된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는 디 뮤지엄이 자신들의 영역을 예술에 국한시키지 않고 야심차게 이에서 더욱 확장된 문화라는 영역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디 뮤지엄의 개관전은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으로 9개의 라이트 아트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라이트 아트는 대중이 매일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는 집의 조명, 길거리의 네온 사인, 밤에 마주하는 가로등, 신호등 등이 모두 해당된다. 혹은 개막식 등에서 보는 레이져 쇼 같은 것도 라이트 아트에 해당된다. 이처럼 빛으로 하는 예술은 일상에서 매우 밀접하게 관계 맺고 있는 것으로 모두에게 굉장히 익숙한 소재의 예술이다. 디 뮤지엄은 이런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소재인 빛으로 하는 예술 전시를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이 예술이 되어 좀 더 새로운 것으로, 아름다운 것으로 느껴지는 순간을 마주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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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뮤지엄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전시 소개 이미지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展은 9개의 다양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방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각 방에서 관객들은 빛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고 그 공간에서 자신을 투과시키고 비추어 보고 그림자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작품과 상호작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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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환영을 마주하다> 카를로스 크루즈 디에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이런 작품-관객 상호작용이 두드러지는 카를로스크루즈-디에즈의 작품과 데니스페런의 작품이었다. 이 중 카를로스크루즈-디에즈의 작품은 빛의 환영을 마주하는 공간이었다. 작가는 빨강, 초록, 파랑 3색의 빛으로 채워진 공간에 관객들을 초대함으로써 관객들이 그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던 빛의 삼원색에 대한 인식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 3가지 색의 빛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에 들어 서면 분명 우리가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었던 빨강, 초록, 파랑이 낯설게 느껴진다. 각 방에서 관객들은 온통 파란색으로 변한 혹은 온통 빨간색이 된 자신을 볼 수 있다. 이 경험을 통해서 관객들은 너무도 흔해서 아름다움을 느끼기 어려웠던 기본 색채의 아름다움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3색의 방 사이의 2가지 색이 서로 섞이는 지점은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그리고 오랫동안 공간의 색을 응시하고 있으면 색이 변하는 듯한 동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방에서 우리는 빛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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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그림자를 그리다> 데니스 패런 


 그리고 관객과의 상호 작용이 두드러지는 또 다른 방인 데니스 패런의 작품은 관객들이 빛과 만나 만들어 내는 그림자와 이 그림자가 서로 섞여서 만들어 내는 다양한 모양과 색채를 볼 수 있다. 관객들의 그림자가 작품이 되는 공간이므로 관객이 공간에 들어 서지 많으면 작품으로서의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즉 관객을 통해서만이 비로소 작품이 될 수 있다. 이 방에서 관객들은 마치 어린 아이들이 손에 물감을 묻힌 뒤 흰 종이에 찍는 놀이를 할 때와 유사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서 관객들은 재미를 느끼면서 동시에 어렵지 않게 스스로가 예술의 창작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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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조각을 흩뿌리다> 스튜디오 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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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바람을 느끼다> 폴 콕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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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순수를 만나다> 세리스 원 에반스


 이 전시는 빛을 통해서 그 동안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감성을 일깨우고 이를 소리, 색채, 다양한 움직임과 결합시킴으로써 빛이 일상을 넘어 예술이 되는 순간을 만나게 한다. 개관전이니 만큼 다양한 층의 관객들이 쉽게 예술을 느낄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하였고 일상의 소재를 예술로 느끼게 하는 방식은 탁월했다. 그러나 많은 기대를 받은 만큼 아쉬움 또한 큰 전시 였다. 먼저 관객이 너무 많은 탓에 진행 요원들이 계속해서 공간에 머무르며 충분히 감상을 여유를 주지 않고 빨리 다음 방으로 넘어가도록 관객들을 재촉했다는 점이었다. 전시를 보러간 날 표를 사기 위해서 15분 정도를 줄을 서야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기다린 만큼 전시를 만끽하고 싶었는데 작품을 멈추어 서서 관람을 하고 있으면 다른 관객들도 관람을 해야하니 멈추어 서지 말고 계속해서 앞으로 이동해 달라고 부탁했다. 예술 전시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유명 관광지를 투어 가이드와 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많은 아쉬움이 들었다. 빛으로 된 작품을 그냥 스쳐 지나듯이 보면 빛이라는 소재만이 줄 수 있는 오묘함이나 동적인 느낌을 느낌을 느낄 수 없다. 예술 작품이 그저 하나의 체험관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또한 이 전시가 새로운 미술관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니 만큼 참신한 메세지가 들어있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것으로,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법한 무난한 방식을 택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요즘 인기 있는 카페나 펍등에 가면 네온 빛을 이용한 디자인으로 꾸민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일상의 소재 중 사람들이 예술로서는 쉬이 접해 보지 못했던 것을 만날 수 있는 전시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메세지의 측면에서도 빛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요즘 전시를 다니다 보면 점점 가볍고 모두가 좋아해줄법한 것 위주로만 전시가 열려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전시 또한 그런 답답한 행보에 동참하고 있었다. 이 전시를 통해서는 디뮤지엄만의 개성이나 방향성을 전혀 엿볼 수 없었다. 

 디 뮤지엄은 자신들을 한남동의 새로운 문화예술 아지트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에 걸맞게 새로운 문화예술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이윤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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