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016년 새해 프로젝트!: 발자크와 그가 창조한 세계 - 인간희곡 [문학]

글 입력 2015.12.3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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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느덧 한 해가 다 가고 12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날이기도하지만,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날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끝이면서도 시작이기도 한 날입니다.
원래 오늘은 올 한해를 돌아보면서 제가 추천해드렸던 문화 예술들, 그리고 제가 일년동안 가졌던 생각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었답니다. 하지만 그런 마무리의 느낌보다는 활기찬 시작의 느낌을 드리고 싶어서 2016년 한 해를 오롯이 써도 아깝지 않을 만한 프로젝트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바로 "발자크의 <인간 희극> 읽기" 입니다. 
여러분은 발자크, 혹은 인간희극에 대하여 들어보셨나요?
제가 처음 이 주제를 접한 것은 교양 수업에서였답니다. 프랑스의 예술과 문화와 관련된 교양 수업이었는데요, 수업을 듣다보니 발자크라는 작가자체도 매우 흥미로웠을 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 세계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발자크.jpg

 
발자크는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실주의 작가입니다. Honoré de Balzac로 알려져있는데요, 이름의 가운데 들어가는 de는 귀족을 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발자크는 귀족이 아니었답니다.
즉, 저 이름은 본명이 아니랍니다. 발자크는 실제 귀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름에 de를 넣고 다니면서 여기저기에서 돈을 빌려 사업을 하기도 하고 사치를 부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런 것을 미루어 볼 때 그의 실제 성격이 어떤지 대강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대 중반에 시작했던 인쇄 사업의 실패와 과도한 빚으로 그는 항상 빚쟁이들에게 쫓기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만 봤을 때는 도저히 그가 어떻게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로 불리는 인물인지 이해가 안가지 않나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는 약 100여편의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하루에 커피를 40잔 이상씩 마시면서 밤을 세워가며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요, 이런 그의 모습이 로댕의 조각에서 잘 드러나 있습니다.


로댕.jpg
 

이 조각은 로댕이 조각한 발자크입니다. 로댕은 프랑스 문학협회로부터 의뢰를 받아 발자크 조각상을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언뜻보면 대문호의 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후줄근하면서도 기괴해보이기까지한 조각의 모습 때문에 로댕의 발자크는 결국 푸랑스 문학협회로부터 인수를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로댕은 발자크의 진짜 모습을 가장 먼저, 그리고 솔직하게 인정한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피곤함과 커피 수십 잔에 의지해가며 밤새 작품을 완성하는 그의 모습과 로댕의 조각은 많이 닮아있습니다. 
               
로댕의 조각에서 보이는 두꺼운 외투를 두르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발자크의 모습은 커피를 마셔도 가시지 않는 피로를 떨쳐내기 위해 새벽 공기를 마시러 나온 발자크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발자크는 100여편이 넘는 글을 썼는데요, 그는 이 글들을 묶어 <인간 희곡>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었습니다. 단테가 신들이 있는 지옥,연옥, 그리고 천국을 묘사한 신곡을 썼다면, 자신은 인간의 모든 면면들을 보여주는 인간의 이야기인 인간 희곡을 쓰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스스로 문학의 나폴레옹이 되고자 했다고 합니다. 문학의 나폴레옹이라는 표현이나 커피를 40잔 이상씩 마시며 글을 썼다는 모습에서 발자크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글을 썼는지가 마치 보이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는 빚에 쪼들리는 발자크였을지 몰라도 글을 쓰는 그 순간 만큼은 그는 그가 창조한 세계 속의 신이었던 셈입니다. 

특이하게도 발자크의 소설에는 다른 글에서 등장했던 등장인물이 다시 다른 소설에서 등장하는 재등장 기법이 사용됩니다. 다른 작품에서는 조연이었던 인물이 이번 소설에서는 주연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정말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소설이 많이 닮아있습니다. 따라서, 발자크의 모든 소설을 통틀어 등장하는 인물들의 수는 실로 엄청날 뿐만 아니라 각각의 개서과 특징이 모두 살아있어 정말 인간 희곡을 구성하는 작품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답니다.  또한, 그가 사실주의 작가라는 점을 볼때 그의 소설이 당시 프랑스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인간 희곡을 구성하는 작품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고리오 영감>,<외제니 그랑데>,<골짜기의 백합>,<마법 가죽>,<사촌 누이 베트> 등이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작품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유명한 작품들은 우리말로 변역이 되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읽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자크의 모든 작품을 접해볼 수는 없지만 <인간 희곡>으로 불릴만한 그의 작품의 일부라도 접해보고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라고 부르니 왠지 거창해보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떤 작가의 작품 세계를 접하는 것이 단순한 일만은 아닙니다. 빚쟁이에게 쫓기던 발자크의 모습과는 별개로 그의 작품 속에서 그는 하나의 신이었고 그 세계의 창조주였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 작가를 정하고 그의 세계로 들어가보는 것은 
새해를 맞이하는 입장에서 하나의 목표로 잡아도 충분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동안 특정 공연에 대한 추천만 해왔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책과 작가에 대한 소개와 추천을 해보았습니다. 하루밖에 남지 않은 2015년 다른 아트인사이트 가족 여러분들 모두 잘 마무리하시고 새로운 한 해 잘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내년도 아트인사이트와 함께 문화적으로, 그리고 또 예술적으로 한층 더 성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 역시도 새해에는 더 알찬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남정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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