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국의 오페라, 창극의 매력속으로 [공연예술]

판소리를 무대위로, 혁신적인 시도, 창극
글 입력 2015.11.3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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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오페라, 창극


 대학로에 수많은 연극공연이 올려지는 것을 보다 보면 궁금해 지는 것이 있다. 한국 전통 연극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중국의 경극, 일본의 가부끼가 있다면 한국에는 판소리가 있다. 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이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구성진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1인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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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서편제> 1993

 
 영화 서편제에서도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의 삶을 다루었다. 영화 서편제에서 애절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판소리를 듣다 보면, 뭐가 내면에서 울컥하는 비극성이 느껴지는데, 영화에서 또한 더욱 비극적인 것은 당시 소리꾼들을 대하는 대중들의 태도이다. 새로운 외래의 오락거리에 밀려, 그리고 각자의 바쁘고 고된 삶이 이어지는 시대적 상황에 밀려 전통의 가치는 외면당하게 되고 또한 이러한 상황은 한국적 정서인 한과 맞닿아 영화 속에서 더 비극적인 소리로 표현된다. 이 영화가 당시 전통적인 가치를 점차 외면하고 거추장스러운 옛 것으로 치부하는 한국사회에 던졌던 화두처럼 현대 공연계에서 한국적인 것들의 설 자리는 아직도 매우 작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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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 <적벽가> 2011

 
 이에 한국의 전통극으로써, 판소리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하여 오락성을 증대시킨 창극을 주목할 만하다. 창극이 처음 발생한 것은 20세기 초이다. 당시 변화하는 대중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판소리명창들 또한 새로운 형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는데, 한 사람이 하던 판소리의 형식에서 벗어나, 두 사람이 창을 주고 받는 형식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춘향가를 예로 들어보면 춘향이와 이도령 2명의 등장인물이 대화의 형식으로 창을 주고 받는 데, 이를 대화창이라고 하며, 등장인물이 많아지고 무대가 화려해진 현대 창극에 이르는 과도기적 형태라고 볼수 있다. 대화창에 점차 사실적인 연기가 더해지고 도구도 갖추어지면서 현대의 창극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공연작품도 새로운 내용을 요구하는 관객이 늘어남에 따라 기존 판소리 다섯 마당에서 새로운 소재를 더하였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등의 역사적 암흑기나 시대의 빠른 변천으로 창극은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다가 1962년 국립창극단이 설립되면서 꾸준히 발전해왔으며, 정기공연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화창형식의 창극 <춘향가> 중 사랑가 by 효린, 성민


  국립창극단은 최근들어 현대적인 연출과 젊은 감각의 기획으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여 젊은 세대에까지 어필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국립창극단의 새로운 수장으로 김성녀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활발한 공연을 올리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 가락은 시원하면서도 애절하기도 한 독특한 창법이 흥겨움을 자아냄과 동시에 한국인 특유의 한의 감정이 느껴져 무언가 묘한 느낌을 주는 면이 있어 관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여기에 더해진 현대적인 세련된 감각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감정의 온도차와 동시에 큰변화를 이끌어낸 우리민족의 역사성을 느끼게 해주기때문에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무대예술로 보여질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연출의 창극 <적벽가> in 2015-2016 (New daily TV 제공)


코미디 창극 <배비장전> in 2012 (국악방송 제공)


스릴러창극 <장화홍련> in 2012 (국립창극단 제공)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한국적인 것들은 무조건 바꿔야 할 것, 고쳐져야 할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어쩌면 현대 인들이 살아가는데 전통문화들은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치관들과 대치되는 시대착오적이고 고루한 것들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전통적인 것들을 대하는 현대 한국인들의 태도는 어딘가 경직되어 있다. 어딘가 불편하다. 어디에선가 국악이 들려오면 고루한 인습을 고집하는 할아버지의 권위적인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전통적인 것들이 내포하고 있는 한국적 가치까지 내버려지는 듯한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다. 버려야 할 것은 인습이지 전통적 가치들이 아닌 것이다. 문화 또한 그렇다. 전통문화는 우리의 선조들의 삶의 방식이며 우리 민족의 독특한 개성이다. 이를 잘 기억하고 보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한국인으로써의 우리를 발견해 나가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전통문화로써의 창극을 그대로 보존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상황과 변해가는 한국인의 가치관에 발맞추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전통극으로 발전시키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할 것이다. 아무리 전통의 것이 중요하지만, 공감할 수 없는 가치를 강요하는 전통문화를 지켜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창극이 대중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많은 변화가 시도되어 온 만큼 앞으로 창극이 어떤 모습으로 새로운 화제를 던져줄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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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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