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전세계가 사랑한 무용수, 피나 바우쉬 [공연예술]

글 입력 2015.11.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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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용수들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보다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가에 더 관심이 있다.”
- 피나 바우쉬(1940.7.27. – 2009.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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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나 바우쉬, 독일 출신의 무용수 


     피나 바우쉬(Pina Bausch)는 1940년 독일 북부의 작은 도시 졸링겐(Solingen)에서 레스토랑이 딸린 여관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바쁜 일상 탓에 홀로 식당 한 구석에서 춤을 추거나 뛰어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던 어린 피나는 식당에서 항상 들리던 음악과 그곳에서 즐거움과 행복, 때로는 슬픔과 분노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감성을 키울 수 있었고, 이 모든 것은 훗날 그녀의 작품에 영감으로 작용했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페 뮐러(Café Müller)>에서 표현되는 사람들 사이의 소통의 부재, 기다림과 외로움도 어린 시절 피나가 식당에서 보고 느꼈던 경험들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피나는 에센의 폴크방 스쿨(Folkwang School)에서 독일 표현주의 무용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쿠르트 요스(Kurt Jooss)로부터 무용을 배웠다. 요스는 탄츠테아터(Tanztheater)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한 루돌프 폰 라반(Rudolf von Laban)의 제자로서, 기존의 고전 발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아름답고 정형화된 동작에서 벗어나 무용에 있어 완전한 표현의 자유를 허락한 사람이다.
     요스가 이끄는 폴크방 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국비로 미국 줄리어드 스쿨에서 유학을 할 정도로 피나는 학창시절부터 무용수로서 비범함을 드러냈다. 2년 반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독일로 돌아온 그녀는 처음에는 폴크방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로 활동하다 1968년, 헝가리 작곡가 벨라 바르톡(Bela Bartok)의 곡을 바탕으로 안무한 <단편(Fragment)>을 통해 안무가로 데뷔한 뒤 이듬해 <시간의 바람 속으로 (Im Wind der Zeit)>로 쾰른 콩쿠르에서 1위를 거머쥐며 안무가로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1973년 부퍼탈 시립공연장 발레단의 예술감독 겸 안무가로 취임함과 동시에 무용단의 이름을 ‘부퍼탈 탄츠테아터’로 개명하면서 세계 무용계를 뒤흔들 커다란 변화를 예고했다.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 


     언제나 ‘인간’ 그리고 인간들 사이의 ‘소통’을 작품의 중심 테마로 삼는 피나 바우쉬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의 인간들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표현한다. 그녀는 작품 안에서 삶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 내재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피나의 작품에는 지속적인 플롯이나 특정한 캐릭터, 일관된 의미가 없고 어떤 상황이나 소품을 중심으로 간단한 대화와 행동의 에피소드, 그리고 사운드와 이미지가 변화무쌍하게 조합되어 보는 사람의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한다. 그렇기에 피나 바우쉬의 예술을 이해하는 데에는 별도의 준비가 필요치 않고 행여 피나에게 작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당신이 느끼는 것 그대로다”라는 대답만이 돌아온다. 또한 피나 바우쉬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공연을하면서 작품 안에서의 대화를 그날 공연하는 국가의 언어로 말하게 하는데, 이것은 심오한 주제를 쉽고 유머러스하게 전달하는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피나가 전달하고자 하는 대사가 작품 안에서의 대화를 넘어 관객에게 던지는 것임을 분명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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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나 바우쉬의 부퍼탈 탄츠테아터는 전 세계 어떠한 무용단보다 더욱 다양한 구성원들을 자랑한다. 20여 명의 무용수들의 출신국이 무려 16개국이나 된다고 한다. 더군다나 갓 스무 살이 넘은 어린 무용수부터 환갑을 바라보는 무용수가 한 무대에서 춤을 춘다. 피나는 이토록 다양하고 강렬한 개성을 가진 무용수들을 십분 활용하여 그녀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을 통해 작품을 만든다.
     피나는 완결된 개념을 가지고 안무를 짜는 대신 수많은 질문과 아이디어를 단원들에게 던짐으로써 그들의 생각을 끌어내고 이를 작품에 반영한다. ‘클래스’라 불리우는 매일매일의 리허설 시간 동안 피나로부터 수십 개의 질문을 받은 무용수들은 각자의 생각과 느낌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안무자 앞에서 표현하고, 그것은 곧 작품으로 승화된다. 그렇기에 부퍼탈 탄츠테아터의 무용수들은 예민한 감성과 관찰력 그리고 저마다의 확고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으며, 이러한 각고의 노력과 열정은 시대를 넘어 피나 바우쉬의 무용단이 정상의 위치를 지키는 이유일 것이다.





     탄츠테아터는 영어로 ‘Dance Theatre’, 말 그대로 무용과 연극을 결합한 것으로 특히 독일을 중심으로 발전된 양식이다. 헝가리 출신의 안무가 루돌프 폰 라반(Rudolf von Laban)에 의해 처음 그 개념이 사용되었고, 그의 제자였던 독일의 쿠르트 요스(Kurt Jooss)에 의해 발전되다 피나 바우쉬(Pina Bausch)를 통해 확립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형식적인 면에서는 기존의 고전발레 문법을 벗어난 자유로운 표현법과 연극ㆍ무용ㆍ무대미술ㆍ의상ㆍ소품 등의 융합이 특징이고, 주제적인 면에서는 일정한 플롯이나 스토리가 있기 보다는 현실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상황과 인간 내면의 감정, 사회적 이슈 등을 다루면서 현대 무용의 중요한 사조로 자리매김했다.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피나 바우쉬'
구글 이미지, '피나 바우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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