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극장은 합정역에서 내려 한 10분정도의 거리에 있었습니다! 아주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합정의 소소한 가게들을 구경하며 걷는 길은 아주 즐거우니 괜찮습니다! J 이런 곳에 극장이 있으려나? 싶은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살짝은 섬뜩한(!)인형이 간판에 앉아 있는 다락극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초행길이라면 어플이 필수일 것 같네요! ^0^

 

따로 들어가는 문도 없이, 살짝만 내려가니 바로 공연장이었습니다! 엇 대기실인가? 했던 곳이 바로 무대더라구요. 옷장과 가방, 인형을 위한 작은 무대가 있는 공간에서 극이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극을 시작하면서 마치 우리만의 공간인 것 처럼 가게의 셔터를 쾅!닫아주는데 괜히 아늑하고 우리만의 공간이 된 것 같아 아주 들떴습니다. 극 초반에 예쁜 여성분을 앞에 모시고 재미있는 마술도 해 주셨어요. 여러모로 볼거리가 참 많더라구요!

극 내용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정말정말 너무 귀엽고 상큼한 사과양의 노래부터, 어쩐지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조금은 섬뜩한 극까지. 또 어느 노인의 회상부터 에스키모인의 낚시부터 해골 커플의 프로포즈까지! 정말 다양한 옴니버스식 극을 통해 다양한 인형들을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사실 체코말을 단 한마디도 몰라서 볼 때 힘들지 않을까, 친구랑 조금 긴장했는데 배우분들의 표정으로도, 섬세한 인형의 움직임으로 다 알아들을 수 있었어요! 정말 개구쟁이 같고 귀여운 배우분들의 표정과 웃음에 십 년 전, 아주 어린 소녀였던 저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답니다.

인형은 사람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제 친구 중에는 ‘사람이 아닌데 사람을 따라하는 것 같아서 너무나 무섭고 끔찍하다’라고 하는 친구도 있고, 인형을 모으는 친구들도 있어요. 저는 이번 극을 보면서, ‘사람이 아니지만’ 사람을 따라하는 그 엉성함이, 아직 어리고 단순한 우리들의 어떤 내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인형에게 더 애정이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각자 인형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또 궁금해지네요. 정말정말 색다르고 신선하고, 아이디어가 통통 튀는 즐거운 연극이었습니다!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