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영문학의 역사Ⅰ- 고대와 중세시대[문학]

The Beginnings of English
글 입력 2015.11.1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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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의 역사Ⅰ

The Beginnings of English
: Old and middle English (A.D 600–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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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추진하는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법안이 ‘뜨거운 감자’다. 요즘 들어 역사는 전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다. 선택과목이던 한국사가 2017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는 필수 응시과목이 되고, 각종 공공기관과 사기업들에서도 지원자에게 기본적 역사지식을 요구하다 보니 인문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까지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접수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역사는 단지 대입과 취업준비를 위해서만 중시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의식하던 혹은 그렇지 않던 간에, 역사는 우리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한 사람의 인생만 보더라도, 과거의 한 사건이 그의 현재에 영향을 주면서 이후의 삶 전체까지 바꾸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인간은 역사를 등질 수 없기에,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는 인문학 또한 역사를 빼고선 이야기할 수 없다. 단 한 권의 책을 오롯이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한 작품이 쓰인 시대상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정치·문화적 변동 속에서 인간의 의식이 어떻게 성장해왔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문학 작품의 해석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앞으로 몇 주 동안 고대에서 20세기에 이르기까지의 영문학의 역사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그 첫 번째로 이 글은 고대에서 중세시대의 영국 문학사를 간략히 담았다. 




1. Old English: 시대를 구원할 신적 존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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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로부터 벗어난 410년부터 노르만 정복(Norman Conquest)사건이 발생하는 1066년 이전까지 영국은 앵글로색슨족의 시대였다. 중세 초기의 영국은 유럽의 많은 민족들의 침입으로 전쟁과 침략이 끊이지 않았다. 계속되는 전쟁 속에 민중들은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였는데, 당연하게도 당대의 문화는 이를 충족시키는 형태로 형성되었다. 

 당시의 주류 문화로는 가톨릭문화(the Christian culture)와 영웅문화(the Heroic culture)가 있었다. 두 가지 문화는 시나 이야기의 형태로 구체화 되어 처음에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口傳)되었고, 시간이 지나 글로 쓰이면서 최초의 영문학으로 전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고대의 문학작품들은 당시 유일하게 읽고 쓸 수 있었던 사람들, 즉 높은 학식을 갖춘 가톨릭 수도사들에 의해 문서화된 것이다.
 
 영문학 최초의 찬송가인 《캐드먼 찬가, Caedmon’s Hymn》과 같이 작자가 밝혀진 예외적인 경우도 존재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고대 텍스트들은 작자미상으로 전해지고 있다. 많은 타민족의 침략과 지배 하에서 다양한 언어로 쓰였음에도, 공통적으로 고대 영문학 작품들은 전쟁의 아픔과 종교적 확신, 그 속에서 느끼는 개인적인 슬픔과 기쁨을 담았다. 
 

Old English Poem

Nu we sculon herigean         heofonrices Weard,
Meotodes meahte         ond his modgeþanc,

Now we must praise         of heaven’s kingdom the Keeper
Of the Lord the power         and his wisdom  

《캐드먼 찬가, Caedman’s Hymn》중에서                                 caesura   /  alliteration

 위 시에서 볼 수 있듯, 다수의 고대 영미시들은 ‘중간휴지(caesura, 각 행마다 가운데에 공백을 둠)’와 ‘두음법칙(alliteration)’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두 특징은 시의 운율을 형성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고대에는 시가 글로 쓰이기 이전에 구전을 통해 전승되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도록 한다. 고대영미시를 대표하는 시로 장편 서사시인 《Beowulf》를 들 수 있다. 6세기를 배경으로 구술 전승되다가 8세기가 되어서야 문서화되어 전승된 이 시는, 고대 영국의 주류 문화를 형성한 ‘영웅’이라는 소재를 영문학 최초로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갖는다. 



Old English Prose

 고대 영국의 초기 산문은 역사서의 형태로 나타났으며 이 산문들은 지금까지도 당시의 세부적인 정보를 전해주고 있다. 많은 수도사들이 주로 성경에 관해 글을 썼던 것과는 달리, 수도사 the Venerable Bede는 영국 가톨릭의 역사와 시대상을 기록으로 남겼다. 고대 영국의 산문문학에 기여한 또 다른 인물로는 윈체스터의 수도사였던 Aelfric이 있다. 작가이자 번역가인 그는 고대 영문학의 특징인 구어체의 영어를 사용하여 방대한 지식을 작품에 담아냈다. 또 알프레드 대왕(Alfred The Great)은 역사서를 편찬함으로써 문학 창작의 시대를 열었으며 종교적, 역사적 텍스트들을 번역하는 업적을 남겼다. 




2. Middle English (1150-1485): 영웅의 몰락, 그리고 로맨스



 1066년 윌리엄 1세는 영국의 왕위계승권을 주장하고 영국에 침입하였다. 그는 헤이스팅스전투를 치른 끝에 승리함으로써 윌리엄 1세로 즉위하였고, 노르만왕조의 시대를 열었다. 이를 노르만 정복(Norman Conquest)이라고 한다. 노르만 정복이후, 즉 중세 후기 프랑스의 영향은 기존의 고대 영어에 프랑스어를 혼합시켰다. 또한 스칸디나비아어와 함께 궁정과 가톨릭에서 쓰이는 라틴어까지 이에 합쳐지면서 영어는 점차 현대적인 영어에 가까운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변동은 곧 많은 문학작품들에 영향을 미쳤고, 많은 작가들은 기대와 우려감을 작품 속에 노출하였다. 또 고대 영문학의 키워드가 ‘Hero’였던 것과 달리, 중세시대의 키워드는 ‘Romance’였다. 영국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게서 영향을 받고 있었는데, 특히 남부 프랑스의 연모시가 영국 작가들에게 유입되었다. 시인의 연모대상인 여성은 중세 초기에는 완벽하고 신성한, 또는 욕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중세후기로 갈수록 여성은 감정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시에 등장한다. 

 이 시기 영국은 프랑스와의 백년전쟁과 왕위계승에 얽힌 장미전쟁 등 끊이지 않는 전쟁과 14세기 중반 흑사병의 창궐로 사회가 불안하였다. 고난 속에서 쓰인 초기 역사서들은 나라안팎으로 흔들리는 때에 국가적·신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우리에게도 익숙한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에 관한 이야기는 국가적 위기에 처할 때마다 반복되면서 영국 역사의 상징이자 신화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중세 영문학의 아버지, Geoffrey Chau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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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제프리 초서는 영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이다. 그는 당시 영국에 유입된 유럽 문학에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유럽의 유명한 문학작품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영문학을 남기려 하였다. 초서의 대표작인 《캔터베리 이야기, The Canterbury Tales》는 이탈리아 문학에서 따온 ‘연결된 이야기의 연속’이라는 틀에 14세기 후반의 영국을 장치시킴으로써 영문학 최초의 주요 작품으로 꼽힌다. 당대에 쓰인 작품 대부분이 ‘사랑’이나 ‘죽음’과 같은 주제를 다루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초서는 사회의 광범위한 실태를 반영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4월의 봄, 영국의 캔터베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최상위, 혹은 최하위 계급을 제외한 반면 다양한 중류계급 인물들 -기사와 수녀, 상인, 종교적 인물- 을 등장시켰다. 내용면에서는 세속적이고 종교적인, 아이러니한 두 가지 측면을 다루었다. 예를 들자면 수녀는 종교보다도 사랑을 추구하고, 완벽해 보이는 기사는 현재에 순응하지 못하는 구시대적인 인물이다. 급변하는 중세 영국 사회의 충돌하는 가치관을 묘사한 이 작품은 당시의 시대상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거울같은 역할을 한다.



 Middle English Poetry, Prose, and Drama

 앞서 말했다시피 다양한 유럽 민족과의 교류는 영어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언어적 측면에서는 영어에 라틴어와 프랑스어가 혼합되었다는 것이고, 문학주제 상으로는 프랑스에서 유입된 연모시가 그것이었다. 중세 영문학에서는 전 시대의 영웅주의와는 거리를 둔 로맨스를 주제로 다룬 작품들이 등장하였다. 또 노르만 정복(Norman Conquest)사건이후의 급격한 사회변화는 구시대적 가치관과 새로운 가치관 사이의 갈등을 야기하였다.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자 작가들은 급변한 사회에 대한 우려를 작품에 드러냈는데, 구시대적 가치관과 충돌하는 인간의 야망과 욕망을 대비시킨 점을 특징적 요소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대비는 사회의 변화 속에서 구시대적 영웅주의의 가치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자 미상의 텍스트들에서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15세기에 들어 구텐베르크에 의해 인쇄술이 발전은 영문학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1470년대에는 영국에도 인쇄술이 도입되었고, 토마스 맬러리(Thomas Malory)의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 1485》가 처음으로 출간되었다. 마지막으로 중세 시대의 drama는 주로 축제 기간에 성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청중에게 성서의 장면을 보여주고자 만들어졌다. 성서 속 신비하고 기적적인 사건과 성인들의 삶을 주로 담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drama를 가리켜 ‘기적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각각 분리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끈끈한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나타난다. 따라서 인간은 역사를 되짚어보며 수천 년의 과거가 던져주는 진리를 깨달음으로써 급변하는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즉, 역사의 이해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는 노력이다.

 고대-중세시대의 영국의 성장은 이후 16세기 영국 황금기의 디딤돌이 된다. 영국의 정치적·사회적 상황에 따라 고대에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 영웅이, 프랑스와 유럽 문화가 유입된 중세에는 로맨스가 문학의 주를 이루었던 것처럼, 이후에도 영국의 정치적 입장이 변화함에 따라 문학작품의 성격 또한 달라질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르네상스를 맞은 영국과 영문학의 핵심인물인 셰익스피어를 다루도록 하겠다. 셰익스피어와 같은 위대한 인물이 어떤 사회적 배경을 중심으로 나타날 수 있었는지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참고 문헌>

The Penguin Guide to Literature in English: Britain and Ireland, ed. Ronald Carter and John McRae (Pearson Longman, 2010) ISBN: 978-0-582-46567-1

<사진 출처>

<사진 1> : [네이버 지식백과] 캔터베리 이야기 [The Canterbury Tales]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영미문학, 2013. 11., 인문과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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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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