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왜 아이유의 [CHAT-SHIRE]는 모든 곡이 사랑받을까? [문화전반]

글 입력 2015.10.30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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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왜 아이유의 [CHAT-SHIRE]는 모든 곡이 사랑받을까? [문화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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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CHAT-SHIRE] 


1023[CHAT-SHIRE]로 아이유가 돌아왔다. 무한도전 박명수와 함께 부른 [레옹]의 인기가 식기도 전에 자신의 이야기로 꽉 채운 7곡을 들고 왔다. 1030일은 앨범이 발매된 지 딱 일주일 되는 날이다. 음원차트 경쟁이 치열한 가요계 특성상 순위는 실시간으로 바뀐다. 타이틀 [스물 셋]은 요지부동이다. 좀처럼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그래, 국민 여동생 아이유니까 타이틀은 그렇다 치자. 그럼, 수록곡들의 인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1030일 새벽 5, 네이버 뮤직의 경우 [스물 셋]뿐 아니라, 수록곡까지 합해서 전곡이 TOP12에 랭크되어 있다. 습관적으로 음원차트를 보는 사람으로서 하는 말인데, 이건 새벽감성 때문이 아니다. 대중은 낮이나 저녁이나 아이유의 노래들에 꽉 잡혀 있다. 이정도면 아이유는 국민 뮤지션을 향한 순조로운 발걸음을 뗀 듯하다.
 

아이유가 이토록 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요인들 중에서 핵심은 공감을 부르는 가사에 있다고 본다. “아이유의 현재를 담은 ‘CHAT-SHIRE’를 통해 당신은 당신의 미래-현재-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아이유 자신의 경험과 생각들이 바탕이 된 이야기들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일들.” 이번 앨범의 키워드는 한 발짝 우리 곁으로 다가선 아이유의 공감이다.
 
노래 가사는 언어와 음악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언어로 표현되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적 환경에 노출되어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한다.

 7개의 곡 중, 한 개인의 시선이 지긋이 머무른 3곡의 인상적인 구절을 소개한다

1.
[스물 셋]중에서
난,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요
아니아니 물기 있는 여자가 될래요
아 정했어요 난 죽은 듯이 살래요
아냐다 뒤집어 볼래
맞혀봐

슬픔이 없는 십오초(심보선2008)청춘중에서,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너무 살고 싶어서 콱 죽어버리고 싶었을 때.....”라는 구절이 있다. 과거 언젠가, 삶을 찬란하고 의미 있게 보존하는 것은 죽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억설(臆說)이 머릿속에 박혔다. 이렇게나 젊은, 23살에. 우아하게 빛나는 삶을 살았다고 기억되기 위해 콱 죽어버리고 싶었다이건 진짜 죽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다스스로도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다. 아이유는 죽은 듯이 살고 싶다고 노래를 듣는 모두에게, 대놓고 말한다. 안심했다.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나는 가사의 느낌,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여 자신의 상황을 투사함으로서 자신의 문제점이나 감정을 이입시켰다. 공감, 그건 아주 큰 힘이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2.
[푸르던] 중에서
그날 알았지 이럴 줄이렇게 될 줄
두고두고 생각날 거란 걸
바로 알았지 
 
[푸르던]은 어느 부분을 발췌해야하나 심각하게 고민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인상적인 글이란, 처음과 끝에 임팩트를 주는 글이다. [푸르던]이 그러하다. 단번에 기억 저편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의 기억을 건져 올렸다.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두 눈을 마주한 순간 알았지, 나는 너를 좋아하게 될 거라는 것을. 너무 수줍어서 결국 고백은 무슨, 다가가지도 못하고 끝날 거라는 것도 알았지. 첫사랑은 풋사랑이라 하지 않는가.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런 때도 있었지하면서 기억상자 맨 구석에 넣어두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그 때만큼 사랑하지도 않고 돌아갈 수도 없으니까. 가끔 그리워하며 찌릿찌릿할 뿐이다. 위로와 추억은 [푸르던]이 주는 선물이다.


 

3.
[안경] 중에서
나는 지금도 충분히 피곤해
까만 속마음까지 보고 싶지 않아
나는 안 그래도 충분히 피곤해
더 작은 글씨까지 읽고 싶지 않아 

이럴 때, 소위 격공(격하게 공감한다)’이라는 말을 써야한다. 아이유는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의 여유와 유머를 가지고, 적당히 밑지며 적당히 받아치며 하루하루 사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23살인 어른이라고 한다. 자신 앞가림하기에 바쁜 또래들의 마음을 어쩌면 이렇게 잘 대변해 줄까? 대학교라는 울타리 속에서 학년은 높아만 가는데 아직 준비는 안 되었고. 요구되는 건 많은데, 나는 벅차고. 적당히 눈 감으며, ‘충분히 피곤하기 때문에남의 것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을 말이다. “대강대강(大綱大綱) 내 앞가림 잘 해나가면 23살로서 책무를 다하는 거야”, 아이유는 그렇게 말한다. 나는 격공한다. 가사의 내러티브를 통해 자기 정화(Catharsis)를 경험한 것이다.
 

하루라도 음악을 듣지 않는 날이 있을까? 원하든 원치 않든 인간의 일생은 음악으로 시작하여 음악으로 마무리된다고 할 수 있을 만큼우리는 음악과 가깝다. 귀 기울이면 가사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듣게 되고 그로부터 좋은 느낌이든, 심드렁한 느낌이든, 무언가 느낌을 받는다. 음악을 이용한 심리치료 분야도 있듯이, 좋은 느낌을 받았다면, 대개 그것은 위로와 공감이 아닐까싶다. 아이유는 자신의 이야길 들려주면서 충분히 공감되어 감동을 주는 가사를 썼기 때문에 수록곡조차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나는 [푸르던]을 들으러 가야겠다.
 

참고) 
1. 아이유-스물셋


2. 아이유-푸르던

3. 아이유-안경


<참고자료>
네이버 뮤직 http://music.naver.com/album/index.nhn?albumId=592471
순진이, 노래 심리치료를 위한 한국 대중가요의 내용분석,이화여자대학교,2002
정용라, 노래 가사 토의가 뇌졸중 환자의 우울 및 재활동기에 미치는 효과,인간행동과 음악연구 Vol.12 No.1,한국음악치료교육학회,2015
고종석, 고종석의 문장: 아름답고 정확한 글쓰기란 무엇일까,알마,2014
[이세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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