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웃음바다, 연애의 목적. 하지만 가볍지는 않은

처음부터 끝까지 웃었던 연극, 연애의 목적
글 입력 2015.09.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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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연애의목적_올래홀.jpg
 

연극 「연애의 목적」만을 위한 연극홀 ‘올래홀’이 있을 정도이고, 대학로 곳곳에는 포스터가 걸려 있으며 친구들에게 「연애의 목적」을 말하면 ‘아, 그거!’라고 말할 정도의 연극.
 
 
도대체 어떻기에 ‘잘 나가는’ 연극일까.
 
 
아트인사이트의 도움으로 연극 「연애의 목적」을 볼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대학로 올래홀에 도착해서 처음 마주했던 이대로 역의 이종훈 분께서 분위기를 띄워주셨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Bar의 이름을 지어달라며 관객에게 요청했다. ‘오빠’, ‘벗어봐’ 등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다 제치고 당첨된 이름은 ‘씨빠’(오해하지 마세요). 공연 내내 쓰이는데 진짜 웃겨서 배잡고 웃었던 것 같다. 이렇게 재밌는 분위기를 미리 조성해놓으니까 공연은 또 얼마나 재미있을까 기대가 되었다.
 
 
연애의목적.PNG
 

날마다 배우들이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날은 남주 최지성 역할에 김주일, 여주 구수애 역할에 최혜정, 이대로 역할의 이종훈, 고세리 역할의 하윤경, 천국 역할에 박민규 분이 연기해주셨다.
 
 
연극은 헤어진 남녀가 다시 만나게 되는, 조금은 뻔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대사가 뻔하지 않다. 드립이 난무하는데 웃기지 않은 드립이 없다. 구수애가 화나서 최지성에게 화내면서 “넌 도대체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야?”라고 하니까 최지성이 “니생각!”하는데 행동과 같이 하니까 정말 재밌었다. 관객들이 웃지 않은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다. 
 
소규모 연극이라 관객들과의 소통도 잘 되었다. 배우들이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Bar이름을 관객들이 직접 짓는 등은 관객과 소통하는 현대적인 연극임을 알게 해주었다. 조금 뒤에 앉아서 본 게 아쉬웠다. 나도 물어봐주면 대답 잘 할 자신 있는데….
 
 
처음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 연기가 조금 어색하다는 생각을 했다. 연극이라 뒤에 앉은 분들을 배려해서 그런지 배우들의 목소리가 크고 좀 오버하는 것 같이 들렸다. 그런데 뒤로 가면 갈수록 대사를 다 외운 건지, 배우들이 그 역할에 푹 빠져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연기를 잘하셨다.
 
특히 이대로 분의 연기는 진짜 탁월했다. 1인 3역까지 했는데, 심지어 한 역할은 여자역할이다. 순순이 역할이 여자역할이었다. 연기를 보고 있자니 정찬우가 생각났다. 수줍음 타지도 않고 뻔뻔스럽게. 해달라고 조르는 어찌나 연기를 잘하시는지. “남자의 마음을 얻으려면 저렇게 해야 하나. 본받고 싶다.”라고 생각할 정도. 주인공이 이종훈 분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비중도 크고 매력적인 역할을 맡았던 것 같다. 
 
최지성 역할에 김주일 분도 매력적인 역할을 잘 소화해 낸 것 같다. 2년 전 최지성은 ‘저런 사람이랑 사귀고 싶다’고 생각날 정도였다. 장난기가 넘쳐흘러서 여자가 화를 내도 장난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연극에서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나오지만 나는 오히려 좋았다. 
 
 
 

연애는 무엇일까?



연극에서 천국이가 말한다. ‘연애는 이해믿음이다.’라고.
난 동의하지 않는다. ‘연애는 싸움타협이다.’ 사실 한 사람을 언제까지나 이해할 수 없다. 천국이가 순순이의 어리광 부리는 모습이 이해할 수 없듯, 수애가 지성이의 여유를 이해할 수 없듯 사람들은 자신의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누군가를 무한정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눈에 보이게 되고 단점으로 부각되어 보이기도 한다.
 
누구든지 남자친구/여자친구의 모습이 싫어 보이는 상황을 겪게 되는 것 같다. 이럴수록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다보면 자신의 속만 썩어가고 결국은 마음을 접게 되는 것 같다. 서로 말을 해서 싸우고, 타협해야 연애를 길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순순이가 세리에게 트집을 잡으며 어리광을 부릴 때 화낸 천국이가 자신을 반성하게 되고, 순순이도 주변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수애와 지성이도 싸워서 헤어졌지만 싸웠기 때문에 2년 동안 서로를 그리워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연극의 최종 목적, 연애의 목적은 무엇일까? 


연극에서는 말한다. ‘라서.’ 조금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맞는 것 같다. 연애는 ‘너’라서 하는 것이지 다른 목적이 있어서 하는 게 아니다. ‘너’와 함께 커피를 마시고 싶고, 길을 걸어 다니고 싶고, 그냥 함께 하고 싶어서. 
참 쉽지만 막상 연애하면 쉽지 않은 것 같다. ‘너’니까 좋지만 ‘너’라서 더 화나는. 친구들에게는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애인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너라서 더 서운하고, 너라서 더 화난다. 
 
하지만 ‘너’라서 더 기쁠 때가 많다. 수애와 지성이 헤어진 힘든 2년을 겪었지만, 결국 서로여서 좋은 엔딩인 것처럼, 순순이와 천국이가 서로가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공연정보

공 연 명       연극 「연애의 목적」 
공연일정      2015년 2월 12일 ~ 오픈런
공연시간      평일(월~목) 5시 30분, 8시 / 금 3시 30분, 5시 30분, 8시 
         토.공휴일 2시, 4시 10분, 6시 15분, 8시 15분 / 일 2시, 4시 10분, 6시 15분
공연장소     대학로 올래홀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예 매 처 인터파크 1544-1555
공연문의 ㈜악어컴퍼니 02-764-8760

연    출 장우진
출    연       최지성 역 - 김주일, 김성준, 임종완
                구수애 역 - 강민정, 이시원, 최혜정
                천국 역 - 김윤희, 권혁선, 박민규 
       이대로 역 - 이종훈, 박주용, 김성훈 
                고세리 역 - 최지혜, 김소라, 하윤경
제    작        ㈜악어컴퍼니
공식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goalof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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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이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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