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메소드 연기의 끝장판 - 연극 모범생들

글 입력 2015.07.2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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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아트인사이트 문화리뷰단 김여민입니다!
 
어제 도서 프리뷰를 쓰는데 제 주관적인 기대평을 배제하고
오로지 객관적으로만 정말 딱.딱 하게 쓰고 나니까 얼마나 오그라들던지.
글은 많이 써볼수록 솜씨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저는 항상 멋있게만 쓰려고 욕심부리다보니까
실력이 늘질 않아요...ㅋㅋㅋㅋ
특히 블로그는 자기가 하고 싶은말들을 마음껏 하는 맛으로 하는건데 말이죠!
제가 좋아하는 뷰티블로거 씬님 처럼 자신감으로 똘똘 무장하고 글 쓰렵니다!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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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서 활동을 좀 해보셨다면 감이 오실거예요.
문화초대 메일에 " 연극 일정이 떴다! 연극을 보러가야겠다! " 싶으면
어디로 와야대유? 혜화역으로 와야겠쥬~?
 
저는 지난주 토요일(150711)에  아트인사이트에서 초대받은 <모범생들>을 보기 위해
혜화역 1번출구에서 나와 텐바이텐 옆에 있는 대학로 자유극장에 다녀왔어요.
오후 3시 공연이 시작하기 10분전에도 표를 구입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저는 본부장님께 직접 공연티켓을 받을거라서 티켓박스에 줄 서지 않고 바로 극장으로 내려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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눼눼 그럼요 잘 알겟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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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공연을 맡아주신 F4.
라벨에는 배우들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썼다고 한다.
안종태역의 최대훈씨가 가장 뒤끝없는 성격이실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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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5천원 x 2명 = 7만원
7만원어치 티켓을 공짜로 받았다.
오른쪽 블럭 중간열에서 아트인사이트 가족들이랑 모여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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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짱좋!!!!!! 존좋!!!!!!!!!!
무대가 안정감있게 보이는 가운데 블럭보다 사이드 쪽에 앉아서 보아야
배우들 동선이 잘 보인다.
누가 블로그에 자리가 불편하다고 불평을 써두었던데
2시간 공연 보는동안 허리 아프지 않게 등받침 의자 놓여있고 방석도 깔려있고
천장 높은 극장에서 연극을 볼 수 있으니 이 정도면 훌륭하다.
공연 시작시간에 다다라서 들어왔기에 얼른 티켓이랑
무대 사진 하나씩 딱딱 찍으니 공연 시작함.
 
공연 시작에 앞서서 안내방송 하는데 불이 나면
직접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라고 하셨다.
요런 깨알 멘트 좋다ㅋㅋㅋㅋ
 
.
.
내가 본 공연의 핵심만 이야기하자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조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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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양쪽에 엇갈려 있는 검은 락커룸에 비밀이 숨겨져있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돈도 명예도 양심도 버릴 수 있는 상위 1% 학생들을
감시하는 사람들을 무색 와이어에 흰색 가면을 대롱대롱 매달아 놓고
락커룸에 조명을 비추면 락커룸에 조명이 투영되어 가면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 장면에서 한번 소름이 돋았다.
 
반장 서민영의 결혼식날 하객으로 온 사람들은 옷걸이에 셔츠를 걸어놓고 조명을 비춰서
사람을 물건으로 대체한 연출력에 또 한번 소름이 돋았다.
 
결혼식장에서 만난 김명준과 박수환이 겉으로는 안부를 묻고 정말 반가워하지만
서로의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낼 때마다 김명준과 박수환을 번갈아가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가감없이 욕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진짜 비열하게 한쪽 입꼬리만 올린채 욕하는게 정말 비열해보였다.
시험시간에 시험지를 긴박하게 풀어내는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동그란 조명을 배우들 주위에
시계방향으로 돌리면서 조명을 켰다 껐다를 반복했다.
단순히 껐다 켰다 박자를 맞춰서 비춰진 조명들이
똑딱똑딱 울리는 초시계소리보다 더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진짜 내게 이 공연은 조명이 기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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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환 역의 김슬기 배우의 인스타그램에는 내가 공연을 보고 온 당일 날
자신의 인생사진과 반성의 글을 올라왔다.
이번 공연에서 배우들의 연기력은 두말하면 잔소리일정도로 메소드연기를 보여줬다.
아마 김슬기 배우는 김명준역의 박성훈배우와 나눈 애드립이 걸렸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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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안형편에 국립대중 탑인 서울대를 가야만 한다는 김명준은
답안지를 돈 주고 산다는 루머에 휩싸인 서민영을 박수환과 안종태가 함께 모여
윽박지르고 밀치고 몰아내는 장면이 압권이였다.
소문대로 엄청난 성량으로 배우들의 소란스러운 상황을 제압하고
서민영을 혐오하며 자책하게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서민영은 늘 1등을 차지했고 자신은 2등으로 밀려나 2등급이 된 후에야
서민영 앞에 무릎을 꿇고 애절하게 자신을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처음엔 김명준역을 맡은 박성훈이 정말 악의를 가지고
서민영역을 맡은 문성일을 대하는것 같았다.
서민영이 바닥에 내동댕이 쳐질때마다 내 무릎이 쓰라리고 어깨가 저려왔다.
그런데 매일 마주치는 반 아이들과 자신을 스스로 비교하면서 위축되어 있고
학교-집을 반복하면서 머리 끝까지 공부를 잘해야만한다는 압박감에 갇힌
고3 아이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조금만 마음을 가볍게 먹고 살아가면
정말 감쪽같이 생각이 정리할 수 있을텐데
자신의 생각을 덫으로 삼아 갇혀서 고통스러워 하는 김명준을
박수환은 늘 붙어다니며 기분을 풀어주려고 애써줬다.
연극을 볼때마다 만능맨의 팬이 되어가는 나란 사람...ㅋㅋㅋㅋ
연극 보기 전에 미리 김슬기 배우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놓았었다ㅋㅋㅋㅋ
우리 김슬기 배우는 개그맨 황제성을 닮아서 볼 때마다 코미디 빅리그의 깝스가 생각난다.
나만 이러는거 아니겠지?
 연극에서 김슬기 배우가 맡은 박수환역은 무도 그녀석처럼
재밌게 말 잘하는 수다쟁이라서 같이 있으면
심심할 겨를이 없을 캐릭터였다.
늘 지치고 힘들어하고 스트레스지수가 풀로 차있는 김명준을
학교에서도 스터디그룹에서도 챙겨주다가
삐지면 책상에 엎어져서 얼굴 안보여주고 꼭꼭 숨어버린다. 귀욤기욤.
그러다가 김명준의 사과 몇마디에 스르르 녹아내려 책상 한켠에
거울을 세워놓고 공부를 하는 희한한 캐릭터다.
 
학교에서 절친한 김명준과 박수환이 수학성적이 잘 오르지 않아서
화장실에서 서로 컨닝을 하자고 작전을 세웠는데 하필
예전 학교에서 야구부생활하면서 주먹 좀 휘두르다가 학교에 잔디밭을 깔아주고
외고에 전학 온 안종태한테 딱 걸리는 바람에
안종태와 셋이서 비밀리에 수학성적 올리기 작전을 펼친다.
안종태. 첫인상은 험악해보이는데 친구사이가 되면 의리있게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비밀을 지켜준 댓가로 받은 노트필기에 감동을 받는 마음 여린 아이이다.
김명준, 박수환이랑 1번부터 4번까지 번호마다
머리 쓸어넘기기, 헛기침 하기 등의 수신호를 맞추는데
잘 기억하지 못하고 어리버리한 모습이 반전매력이였다.
연극 보기 전 필체에서부터 안종태역의 최대훈역에 대한 예감이 좋더라니.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상위 3%가 아니면 사람이 아니라고
운운하던 김명준과 박수환 틈에서
한 줄기의 꽃비같은 존재였다.
조금 눈치가 둔하면 어때, 인간미 넘치는 안종태를 보면서
점점 나는 박수환보다 안종태에게 빠져듬.
 
수학 컨닝은 치밀하게 계획한대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나
전교생에 100점이 수두룩하고
종태도 난생 처음 80점이나 받았다고 자랑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재시험을 보게 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김명준과 박수환은 수학성적이 겸손하게 나올까봐
안종태가 수학컨닝을 했다고 모함하고 잘못을 뒤집어 씌운다.
빌어먹을 나쁜놈들 같으니라고.
좋은 학벌, 상위클래스들만이 누릴 수 있는 부유한 경제력, 위풍당당한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솔직하지 못하게 행동하면서까지 얻어가고 싶었을까.
잘못을 저질렀으니 부모님을 소환해오겠다고 말한 종태에게
그나마 김명준이랑 박수환이 위로해주려고 야구경기를 보러가자고 하니까
착한 종태는 원래 운동 그만 둔 사람들은 남의 경기 안 보러 가는데
너희들이 보러가자고 하니까 보러가주겠다고 약속한다.
종태한테 차라리 한 판 붙지 그랬냐고
어쩌면 앞으로 학교에서 친구들 못 볼 수도 있으니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하고 싶은말 다 하지 그랬느냐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야구 연습장에서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서 야구공을 맞추면 나는 탕! 탕! 소리로
김명준과 박수환을 공격하고 싶은 심정을 암묵적으로 표현한건 아닐까 싶다.
김명준의 영원한 라이벌, 서민영은 이런 종태 심정을 알기나 할까.
" 내가 답안지를 왜 빼돌려. 그런거 필요없어. 그런거 없어도 나는 원래 공부를 잘해.
아무리 너희들이 나를 따라오려고 해도 내가 또 100점을 받아서 1등을 할꺼야. " 라며
상위 0.01%의 위력을 보여준 서민영.
이런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거야?
온실에서만 자란 화초같았다.
우리나라 고3 학생들중에서 공부를 압도적으로 잘하면
자신의 머릿속에 수 많은 정보가 쌓여서 혼자 공부하면서 살아가기엔 딱일듯.
케바케로 성격도 좋아 운동도 잘해 키도 큰 테리우스 같은
사람들이 간혹 등장하곤 하는데
그에 비하면 서민영은 아직 사람되려면 한참 멀었다.
알고 있는 지식이 방대할지라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기세등등하게 무시하기 좋아하면
시간이 넉넉하고 돈이 많아도 고독하게 혼자 외롭게 지낼거라는걸 알고
더 이기적인 캐릭터로 만든것 같다.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가 수능을 맞이하게 되면 선택지가
4개에서 5개로 늘어난다는 불안감에 정신이 혼미해져있는 것 같다.
학력고사와 수능의 경계를 시점으로 잡아서 학력고사를 보았던 사람들과
수능은 본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고
교육체계가 뒤바뀔때마다 학생들이 얼마나 정신세계가 뒤엉켜서
미쳐가는지를 보여준 연극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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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이상 관람 가능한 공연이니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꼭 봐야해요!
꼭 보세요!!!
매일 참고서와 마주하며 학교생활을 체감하고 계신 10대 청소년분들이라면
러브라인만 빠진 성장드라마랑 KBS 드라마스페셜 같은 <모범생들> 스토리 전개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현실감각을 키워나가실 수 있을거예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무대에서 훈남배우 4명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8월 2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계속 대기하고 있을테니
공부하다가 지치면 한번씩 놀러오기! 약속!
 
 
 
 
 
▼ 문화·예술은 소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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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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