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재즈를 사랑한 사람들 [문학]

글 입력 2015.06.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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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를 사랑한 사람들,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


친구들과 헤어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인가? 나의 경우, 친구들과 인사를 나눈 후 꼬인 이어폰을 풀기 시작한다. 당연히 노래를 듣기 위해서겠다. 이것이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그만큼 음악은 우리 삶에서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평범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가장 위대한 역사학자라 불리는 ‘에릭 홉스봄’ 역시 음악을 사랑했다. 
 그의 삶을 위로했던 건 재즈로 그는 자서전 「미완의 시대」에서 이렇게 말한다.


“첫사랑을 느낄 만한 열여섯 아니면 열일곱 살 무렵에 나는 이렇게 음악의 계시를 받았다. 내경우에는 재즈가 첫사랑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왔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역사학자가 말하는 재즈 이야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은 역사서들로 이루어진 그의 저서 목록 중 단연 눈에 띄는 도서이다. 재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이 두꺼운 책을 읽기로 결심한 건 역사학자가 재즈를 어떻게 인식 했을지에 대한 호기심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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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서 드러나듯 책은 두 파트로 나뉘어있다. 전반부에 ‘평범한 사람들’(사실은 평범하지 않은 재즈의 거장이자 전설들)과 그들과 관련한 재즈에 대한 이야기를, 후반부에 ‘비범한 음악’인 재즈가 겪는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놀라운 점은 홉스봄이 개인적인 측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도 역사학자로서의 관점 역시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범한 사람들’에서 그는 재즈의 거장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를 위해 울지 않기란 그리고 그녀를 그렇게 만든 이 세상을 원망하지 않기란 지금 우리에게 도무지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와 같은 빌리 홀리데이에 대한 서술에서 홉스봄이 단지 재즈에 대한 지식이 많은 것만이 아니라 거장들의 감정까지 이해하는 등 진정으로 재즈에 관심과 애정을 품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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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장인 ‘비범한 음악’에서 작가의 역사학자적인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재즈의 변화를 당시 역사적 배경과 연관 지어 그 변화가 지니는 의미를 논하였다.

 개인에 대한 깊은 이해, 사회학적 의미에 대한 분석 등 재즈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에서 홉스봄의 재즈에 대한 깊은 애정이 드러난다. 이에 다소 학문적이라 느껴질 수 있는 소재임에도 감동을 느끼며 읽어갈 수 있다.

 재즈를 즐긴 사람들의 계급적 위치, 과학기술 및 산업이 재즈의 전파에 끼친 영향 등 풍부한 안목으로 재즈를 논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정보 전달 글에 비해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글쓴이의 개성이 드러나는 서술방식 역시 인상적이다. 지식전달 측면에서 의미를 지니면서도 주제에 대한 작가의 애정 역시 글에 듬뿍 드러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는 도서이다.

 빌리 홀리데이의 Blue Moon을 끝으로 글을 마친다.




[조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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