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청춘이 나에게 인생을 묻는다면

글 입력 2015.06.0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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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아니다. 어설플지언정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것만 수용한다. 좋은 태도는 아니지만, 줏대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기 전부터 걱정했다. 짧은 시간이나 제한된 분량으로 인생을 말하는 경우, 실제로 청자에게 도움이 되기 보다 화자의 생각 정리에 가까울 때가 있기 때문이다. 제한된 분량을 읽는 짧은 시간동안 인생을 엿보거나 무언가를 얻을 수 없는데 과하게 기대를 하고 걱정을 했다.


시작은 좋았다. 성장은 비교적 자연적인 것으로 생체적 측면에서 예측이 가능하고, 발달은 계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적 발달에는 친구와의 만남이 중요하다는 등 전반적으로 사회화에 대한 이야기가 깔려있었다.


"아름다운 꽃이 영원할 수 없듯이 아름답지 못한 꽃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25쪽)라는 말은 행복과 불행으로 치환될 수 있었고, "산다는 건 그리 즐거운 것도, 그리 슬픈 것도, 매우 성공적인 것도, 매우 실패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29쪽)라는 말은 위안이 되었다. "직업을 갖게 되면 우리의 삶의 여행은 온전히 자기와의 여행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라는 말은 최근 취직한 친구들을 보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유난히 다가오는 말이었다.

'한 일과 할 일'(39쪽)이나 'I-less, Me society' 등 생각해볼 것들이 있었다.


92쪽에서는 '아름다운 떠남의 미학', '아름다운 이별'을 이야기했다. 나는 그게 잘 안 된다. 발생한 일이 과거가 되어야 하는데 나에게는 현재진행형으로 남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별을 하는 법을 일러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나도 아름답게 무언가를 떠나보내고 싶다. 


책의 중반부에 들어서기도 전에 나는 저자에게 여러 번 의문을 품게 되었다. 가령 98쪽의 '제3의 탄생을 방해하는 우리의 삶의 모습들'이 그러하다. 제일 처음 언급된 두 가지는 '결혼 안 하기'와'와 '아이 안 낳기'이다. 비혼 인구가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결혼 안 하기가 제3의 탄생을 방해한다니?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의 종교를 발견하고 나서결혼과 임신-출산에 관한 관점을 이해하게 되었지만, 그건 저자의 관점을 이해할 뿐이었다. 제3의 탄생이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면 나는 하지 않겠다.


112쪽과 113쪽에 걸쳐 하버드 대학교 도서관의 30가지 교훈을 말하며 모든 이에게 교훈이 된다고 하는데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닐지 몰라도 성공은 성적순이다.', '성공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꼭 성공을 하고 살아야 할까? 성공하지 않더라도 행복하면 되는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나는 모두가 야망을 가지고 무언가를 쟁취하는 삶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행복인 사람이 수두룩하다. 

물론, 시험기간을 앞둔 나에게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인생의 전부도 아닌 공부 하나도 정복하지 못한다면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나 '성적은 투자한 시간의 절대량에 비례한다.'라는 말은 자극이 된다. 하지만, '한 시간 더 공부하면 아내의 얼굴이 바뀐다.'라는 말은 고루하며 젠더 차별적 요소를 가지고 있기까지 하다.


저자는 136쪽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와서 "어떻게 사랑을 합니까?" 라고 물을 수 없다고 했다. 그 설명이 더 자세했더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나는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할 말을 잃고 슬퍼했던 적이 있다.


저자는 다소 종교적이다. '절대자'는 특정 종교가 아니니 종교 전반으로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무한한 가능성을 신뢰하는 믿음의 용기'(145쪽)를 권장하는 이유를 나는 납득할 수 없다. '신앙으로 꿈꾸는 여행'의 첫 문장인 '기도하는 삶이 가치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란 말도 나는 모르고 있었고 지금도 모른다. 



책의 초반부가 넘어가면서 문득 이 책의 타겟 연령대가 궁금해졌는데, 책장을 덮은 지금 나는 이 책을 '청소년 권장 도서' 내지는 '새내기 추천 도서'라고 하고 싶다. 인생을 다양하고 가볍게 이야기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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