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고래의 도약 -단편 영화를 보는 즐거움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5.1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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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영화들이 있고, 모든 영화들은 각기 다른 세상을 이야기한다. 그 중에서도 SF와 판타지 영화들이 나에게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내가 결코 닿은 수 없는 다른 별, 다른 우주, 다른 생명체들은 지나치게 매혹적이다. 
이러한 SF영화들도 상황에 따라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이 나뉜다. 스타 트렉과 스타워즈, 아바타는 가장 비현실적인 SF의 전형이다. 어벤져스를 비롯한 히어로영화와 인터스텔라는 그 중간쯤 된다. 그리고 그래비티는 가장 현실적인 SF영화다.
아래의 영화는 사실 SF보다는 판타지 영화에 가깝다. 3차원에서 일어나는 일도 아니고, 시간은 한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영화'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굳이 이런 단편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짧은 이야기가 나의 소박한 영화생활의 근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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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도약>은 1998년에 만들어진 오래된 단편으로, 동화작가인 타무라 시게루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에 컴퓨터 그래픽을 합성하여 만든 작품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투명한 유리바다에는 현실과 다른 시간이 흐른다. 고래가 한번 도약하는 데에는 반나절의 시간이 걸리고, 공중에서 느긋하게 유영하는 고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추억을 남기며 다시 바다 속으로 사라진다. 

짧은 단편이지만 일본에서 극장 상영을 하여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았던 작품이다. 영상뿐만이 아니라 이야기에 걸맞는 음악들도 귀를 즐겁게 한다. 흔히 SF와 판타지에서 기대하는 화려한 효과는 없지만, 잔잔하게 펼쳐지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아름답다. 이야기의 전편격으로 1993년작인 <은하의 물고기>와 단편 모음집인 <판타스마고리아>도 존재한다. 만들어진지 20여년이 넘었지만 다시 보아도 여전히 여운을 남긴다. 

이 이야기가 처음 텔레비전에서 나왔을 때 나는 작은 어린아이였다. 내가 기억했던 제목은 '유리바다'로, 원래 제목이 따로 있다는 것도 몇년 뒤에나 알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 짧은 영화에는 내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일관적일 수 있는지 이 영화를 보며 새삼 깨닫곤 한다. 자라면서 많은 멋진 영화들을 보았지만 여전히 나의 첫 영화는 <고래의 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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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도약>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는 또다른 단편을 소개한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이노우에 나오히사 감독의 단편으로, 제목은 <이바라드의 시간>이다. 2007년 개봉하였으며 역시 30분정도의 짧은 뮤직비디오 형식의 작품이다.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고, 여러 풍경의 원화들이 미묘하게 움직이며 흘러간다. 몽환적이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미지들은 최근 화제가 되었던 컬러링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색색의 화면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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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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