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꽃순이의 40년 인생을 함께 바라보며, 우리가 느끼는 많은 것들 - '꽃순이를 아시나요‘를 보고나서

글 입력 2015.05.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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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젊은 시절의 꽃순이부터 새하얀 백발의 꽃순이까지, 꽃순이의 40년 인생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나는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의 삶을 함께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의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조언자이자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버팀목인 부모님, 이러한 부모님에게도 꽃순이처럼 누군가에게 설레이며 볼이 발그레해지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뮤지컬을 보는 내내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극의 초반에는 가난 때문에 힘들어하는 삶이 표현되지만 '순이'와 '춘호'가 서로 사랑하며 버텨내는 모습에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점차 인생의 풍파를 겪으며 힘들어지는 순이와 춘호이 모습을 보며 그들의 삶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특히 춘호가 회사일로 힘든 시기에 가족들에게 외면 받는 모습을 보았을 때, 당사자인 춘호의 아픔이 나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또한 순이는 여전히 춘호를 사랑하지만 가난 때문에, 식구들 때문에 원치 않는 사람과의 결혼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당시 시대의 많은 아픔과 힘든 삶의 모습들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순이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뒤 춘호와 함께 뮤지컬의 첫 시작 노래였던 내 이름은 소녀를 부를 때 정말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알츠하이머로 점차 모든 기억을 잊어가지만, 마지막 순간 까지 자신이 정말 사랑했던 사람인 춘호를 기억하는 모습을 보면서 춘호에 대한 순이의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를 극의 마지막에 다시 한 번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비록 그들은 각자의 인생을 택하며 서로 다른 자리에서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동반자처럼 항상 함께 했던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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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단연 '노래'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본 공연의 노래는 대부분 70년대의 부모님 세대의 젊은 시절 히트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도 한 번 쯤은 들어본 노래들이 대부분이여서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않고 함께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배우들의 노래 실력 또한 정말 일품이었다. 특히 권인하씨의 노래를 부를 때는 연기한 춘호의 아픔, 슬픔, 고뇌, 그리움 등이 느껴져 노래를 듣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졌다. 또한 나는 순이가 치매진단을 받고 홀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치매 진단을 받고 난 뒤 복잡하고 슬픔 심정이 그대로 노래를 통해 표현되었는데, 노래의 가사 중 나는 기억하지 못해요.’라는 가사가 정말 슬펐다. 순이의 상황과 노래가 너무나도 잘 들어맞아 노래를 듣는 내내 더욱 마음이 아파왔다. 그리고 실제로 순이역을 연기해주셨던 '마승지'씨가 노래를 부르는데 눈물이 맺혀있는 것을 보면서 나도 더욱 순이의 감정에 함께 몰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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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두 주연배우 이외에 뮤지컬을 함께 이끌어나갔던 배우 분들 모두 각각의 개성과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주인공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아닌 여러 배우들의 다양성과 개성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어서 정말 좋았다. 주연배우 이외에 함께 극을 이끌어나가는 배우 분들이 없었다면 아마 이 뮤지컬은 팥없는 붕어빵과 같은 느낌이었지 않을까 싶다. 조연배우들의 찰지고 재미난, 그리고 감동이 함께 녹아 있는 연기가 극을 더욱 배로 알차게 만들어냈다고 바라본다.


'꽃순이를 아시나요70년대의 야이기를 다루고 있어 우리 같은 젊은 세대에게는 복고라는 트렌드의 즐거움과 함께 자식으로서 부모님의 삶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우리들의 부모님에게도 지금의 우리와 같은 아름다운 청춘이 존재했을 것이고, 지금은 청춘을 지나 각자의 아름다운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와중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부모님 세대에게는 자신의 젊은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해주며 각자의 추억 속으로서의 신나는 여행을 떠나게 해주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부모님이 시간이 여의치 못하셔서 함께 공연을 보러가지 못했었는데 그 점이 정말 아쉽다. 부모님과 함께 보았다면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아 더욱 뿌듯했을 것 같다.

 

젊은 세대와 부모님들 세대에 모두 감동과 재미를 안겨준 꽃순이를 아시나요’, 꽃순이의 40년 시간 여행에 함께 하여 정말 즐겁고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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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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