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팻 매스니(Pat Metheny)의 Orchestrion -자동으로연주되는악기 [공연예술]

글 입력 2015.04.30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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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 Metheny (팻 메스니)는 매우 유명한 재즈 기타리스트입니다. 1954년생으로 1976년 앨범의 리더로 데뷔하였습니다. 그는 정통 재즈 뿐 아니라 퓨전 재즈 분야에서 이전에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밴드 구성을 하는 등 창의적인 시도들을 많이 해 왔습니다. 그는 42현과 3개의 넥(neck)을 가진 ‘피카소 기타’를 개발하기도 했는데요, 그래미상에서 35회 노미네이트되어서 20회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2010년 발매한 ‘Orchestrion'은 사람이 없이 자동으로 연주되는 악기들을 의미합니다. 기계적 원리에 의해서 실제 악기가 무인으로 연주되게 되는데요, 이러한 시도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후로 계속되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세기 초반 피아노롤 (Piano Roll) 역시 자동으로 연주되는 악기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Orchestrion 공연영상


 팻 매스니는 공학자 Eric Singer의 LEMUR (League of Electronic Musical Urban Robots)와 함께 좀 더 발전된 기술로 다양한 악기들의 자동 연주로 음반을 제작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완성된 Orchestrion을 가지고 한국을 포함해서 월드투어를 진행하였습니다.  음악은 팻 매스니만 기타를 직접 연주하고 다른 세션은 전부 자동으로 연주되는 구성입니다.
 그와 함께한 공학자 Eric Singer는 뉴욕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버클리 음대에서 음악 합성 (Music Synthesis)을 공부한 학자입니다. 그는 LEMUR (League of Electronic Musical Urban Robots) 라는 단체를 설립하였는데, 과학자들과 음악가들로 이루어진 이 단체는 로봇을 이용한 음악 창작을 연구하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가 개발한 “슬라임-오-트론II”라는 오디오 컨트롤러는 진흙이 흘러내리는 소리를 컴퓨터로 합성이 가능한 MIDI파일로 전환하는 기계입니다. 진흙을 만든 다음 흑연을 주입, 전도성을 띠게 하였습니다. 검은 진흙이 나무판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구리로 된 못에 접촉하면 구리 못에 연결된 오디오 컨트롤러는 이때 발생한 전기저항을 다양한 음향 효과를 내는 MIDI 값으로 변환합니다. Singer는 컴퓨터가 만들어 내는 여러 가지 소리, 즉 노래가사·영화대본·연설문을 읽거나 노래하는 소리를 구리 못에 연결해서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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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임-오-트론II”


 Orchestrion는 솔레노이드(solénoïde)’ 원리를 이용해서 만들어졌으며, 기타·베이스·드럼·오르간·비브라폰·퍼커션은 물론 유리병으로 만든 휘슬까지 자동으로 연주가 가능합니다. 솔레노이드는 전류로 발생하는 자기장을 물리적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장치로 버스 자동문 등에도 응용돼 쓰이는데요, 각각의 실제 악기에 손과 발의 역할을 하는 기계가 달려 있고 이 기계는 입력된 프로그램에 맞게 혹은 그때그때의 신호에 맞춰 악기를 연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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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chestrion


 컴퓨터를 통해서 나오는 가상악기나 레코딩 된 소리는 스피커를 통해서 나오는 소리인 만큼 현장감이 약하고, 실제 악기의 느낌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Orchestrion은 기계가 연주하기는 하지만 실제 악기가 저만의 울림통을 통해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실제 악기의 풍부한 사운드가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스피커로 나오는 사운드에 비해 공간감과 입체감이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의 신체적 한계로 인해 연주하기 어려운 표현도 기계로 인해 가능해졌습니다. 인간이 실제 악기를 연주하게 되면 10개의 손가락과 2개의 발로 연주를 할 수 없는 음악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계는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거나 급진적 도약이 있거나 한 음악도 오차 없이 연주해서 상상으로만 해왔던 풍부한 표현을 실제 악기연주로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기계는 감정 대신 미리 입력된 강약과 장단 조절만을 통해서 느낌을 살립니다. 이 중 미리 입력한 음악가의 의도는 예술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기계의 연주는 그렇게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음악을 살펴보면, 컴퓨터 음악이 창작되고 있지만 동시에 클래식 오케스트라, 어쿠스틱 밴드도 공존하고 있듯이, Orchestrion이 상용화되어도 아날로그 연주와의 표현차이가 있다면 대중들은 결코 라이브 연주를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로서 음악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한 단계 진보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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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팻 매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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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융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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