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너의 여름은 어떠니? [문학]

글 입력 2015.04.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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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은 어떠니

"번식기의 젊음이 내뿜는 에너지는 은근하며 서툴렀고 노골적인 동시에 싱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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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의 소설집 비행운 중 첫 번째 소설 '너의 여름은 어떠니'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그 전에 여러분께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가장 뜨거웠던 여름은 언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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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당신에게는 당신 나이만큼의 수많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것들이 슬픈 기억이든 즐거웠던 기억이든 분명히 당신의 마음 한 켠에는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한 켠속에 우리는 지금까지 현재의 삶을 버티는 원동력이 될만한 중요한 기억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거고 다시는 절대 상기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 소설은 그런 마음의 한 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누군가의 팔목을 세게 부여잡는 것.

 여름 초, 화자는 대학시절 짝사랑했던 선배로부터 연락을 받고, 마침 그 날은 화자의 초등학교 동창의 장례식날이기도 한 날이라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화자의 기억들은 대학시절로 돌아가고 선배에 대한 좋고 설레는 기억들을 떠올리며 십여년의 세월을 초과한 설렘의 감정이 화자를 건드립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AD로 일하는 선배의 부탁은 보조출연에 관한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그 일은 "늘씬한 푸드파이터인 여성이 뚱뚱한 일반인과 복서들보다 훨씬 더 잘 먹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얼떨결에 화자는 방송사에서 준비한 몸에 착 달라붙어 뚱뚱함이 그대로 묻어나느 헬스복을 입고 앞에 놓인 핫도그들을 먹어치워야 했습니다. 한 때 좋아했던 AD로 활동하는 준이선배 앞에서 말입니다.  얼마나 치욕스럽고 창피할까요. 일이 끝난후 급히 방송사를 나올 때 선배는 화자의 팔을 세게 잡고는 자신을 살려줘서 고마우며 계좌를 불러달라고 말합니다. 이보다 더 마음을 상하게 할 상황이 있을까요.

 자취방에 돌아온 화자는 불현듯, 오늘 장례식에 가지 못했던 초등 동창 '병만'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리고 초등 시절에 물놀이를 하다가 우연히 자신이 익사할뻔한 것을 병만의 팔을 부여잡아 살았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필사적으로 병만의 팔에 매달려 살겠다고 생각했을 때, 화자는 병만의 팔뚝에 피가 날 정도의 손톱자국을 냈던 것도 떠올립니다.

 여기서 '팔목을 세게 붙잡는' 행동은 중첩되는 것 같습니다. 화자가 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병만의 팔을 붙잡는 것과 선배가 살기 위해서 화자의 팔을 붙잡는 행위말이죠. 살면서 누군가의 팔을 잡는 행위는 꽤 절실한 행동입니다. 화자는 자신에게 잘못한 선배를 그냥 놔두는 것도 아마 선배를 과거의 병만을 붙잡던 자신과 동일시 한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모두가 살기 힘든 세상을 염치 없게도 팔을 세게 붙잡는 그들의 행동은 씁쓸함이 잘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2. 자란다는 것 

정말 어른이 되는 것은 뭘까요. 우리는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자신의 의미를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아기에서 유아기를 거쳐 아동기, 그리고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으로.  자라난다는 것은 정말 감개무량한 일입니다. 동시에 슬프고 아름다운 것이기도 하죠. 그 안에 인생의 고배를 들이마시며 우리는 성장해나가니까요. 항상 그렇지만 즐거움만 가지고는 제대로 성장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성장이란 즐거움 뿐만 아니라 삶의 쓰라림도 때로는 맛보아야 하는 거니까요.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활동이든 하면서 그 활동의 달고 쓴 맛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3. 너의 여름은 어떠니?

안부글 형식의 제목은 무언가의 교훈을 이야기하려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그저 당신의 그 당시 일상은 어땠는지에 대해 물어보며 부재와 외로움, 고독함과 쓸쓸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름에 입을 옷들을 생각하며,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순간들을 넌지시 물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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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억나는 문구들

"훗날 누군가 내게 사랑이 무어냐고 물어왔을 때, ‘나의 부재를 알아주는 사람’이라 답한 것은."

" 이 녀석아, 이 녀석아... 친근한 표현인지, 애써 상대의 성을 지워버리려는 노력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 한밤 중 메시지 도착을 알리는 조그만 불빛을 따라 내 마음도 빨갛게 깜박거렸다는 것과."

" 내가 살아 있어, 혹은 사는 동안, 누군가가 많이 아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는 곳에서, 내가 아는, 혹은 모르는 누군가가 나 때문에 많이 아팠을 거라는 느낌이. "


5. 같이 보면 좋을 영화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너의 여름은 어떠니와 분위기가 정말 잘 어울리고 비슷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책 너의 여름은 어떠니를 보시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더욱 깊게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흔하지만 소중한 '그 때 그 시절의 소녀 또는 소년'에게 성큼 다가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피아노의 선율과 함께 달달한 그 순간들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말할수없는 비밀.jpg


그 때의 너를 생각하며...

이상 김애란 작가의 '너는 어떠니'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연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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