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발레 Giselle[공연예술]

글 입력 2015.04.0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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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발레와 공연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지난 3월 29일 일요일 드.디.어. ‘지젤’ 마지막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Giselle, 생각했던 것보다 더 우아하고 전체적으로 아름다웠던 공연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공연을 보면서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습니다. 발레 지젤의 아름다움과 살짝 아쉬운 점들을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자세히 얘기해 드릴게요.ㅇ.jpg

발레 지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드리기 전에, 줄거리부터 간략하게 소개 해 드릴게요. 

지젤은 총 2막으로 구성된 공연입니다.

 

1막

1막에서는 춤추기 좋아하는 시골소녀 [지젤]이 등장합니다. 지젤은 외부에서 온 [알브레히트]라는 청년과 사랑에 빠집니다. 지젤은 그가 누구이건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사냥꾼 [힐라리온]은 질투심으로 알브레히트의 신분을 의심합니다. 한편 지젤의 엄마는 춤을 좋아하는 딸의 병약함을 걱정합니다. 지젤은 이런 엄마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가을수확축제의 여왕이 되어 춤을 추며 즐깁니다. 그런데 사냥을 하던 쿠르랑드 왕자 일행이 그의 딸이자, 알브레히트의 약혼녀인 [바틸드]와 함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지젤의 집에 찾아옵니다. 힐라리온이 알브레히트가 숨겨둔 칼을 찾아내어 그의 신분을 폭로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지젤은 충격과 배신감에 죽게 됩니다.

 

2막

자정이 되자 숲 속에서는 십자가 위로 묘석이 떠오르며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갑자기 하얀 그림자가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 이 그림자는 사랑하는 남자의 배신 때문에 죽은 처녀들의 영혼인 [윌리]들입니다. 윌리들은 한밤중에 젊은 남자들을 숲으로 유인해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윌리들의 여왕인 [미르타]와 윌리들은 오늘 윌리가 된 지젤을 맞이합니다. 지젤의 무덤가에 꽃을 들고 나타난 알브레히트는 그가 사랑했던 지젤의 모습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환영을 봅니다. 지젤은 자꾸만 도망치고, 알브레히트는 그녀를 찾아 쫓아갑니다. 그 때 나타난 힐라리온은 윌리들에게 유인되어 결국 희생되고 맙니다. 할브레히트도 힐라리온처럼 윌리들에 의해 죽어야 할 운명이지만 지젤은 미르타와 윌리들에게 그를 살려달라고 간청합니다. 죽을 때까지 춤을 춰야 하는 알브레히트는 지젤의 사랑으로 밤을 견디어 냅니다. 이윽고 새벽이 밝아오고 알브레히트를 구한 지젤도 윌리들과 함께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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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젤의 아름다움 첫 번째 포인트. ‘무대연출’.

제 1막은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한적한 시골 분위기로 세트를 구성했습니다. 동화 같고 귀여운 분위기가 나서 공연시작이 산뜻했습니다. 하지만 지젤이 가을수확축제의 여왕이 되어 춤을 출 때에는 좀 더 돋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축제인 만큼 배경 전체적으로 다른 등장인물들도 많았기 때문에, 조명을 좀 더 잘 사용했다면 지젤의 솔로 무대가 좀 더 화려했을 것 같았는데 아쉽습니다.

1막의 무대와 달리 2막은 스토리에 따라 윌리들이 살고 있는 ‘숲‘을 배경으로 표현해 주었습니다. 무대 왼쪽 뒷편에는 묘석이 있었고 조명을 파랗게 해서 음침하고 적막한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또, 무대 위에 연기(드라이 아이스)를 사용해서 조금 신비로운 분위기도 잘 연출해 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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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젤의 아름다움 두 번째 포인트. ‘발레안무와 연기’.

발레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동작과 안무를 봐도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이지만, 그 중에서도 정말 인상 깊었고 아름다웠던 장면을 꼽으라면 2막에서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아주 느린 곡에 맞춰 같이 춤 출 때입니다. 빠른 템포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들도 많았고 그런 장면들은 화려하고 경이로운 느낌을 많이 준다면, 느린 템포는 발레 동작을 한 동작 한 동작 더 천천히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줍니다. 거기에 지젤 역을 맡으신 ‘박슬기’씨와 알브레히트 역을 맡으셨던 ‘이영철’씨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 극 중 장면에 더 빠져들어 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1막에서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각각 솔로를 할 때도 정말 볼만합니다. 취미로 발레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직접 해보는 것은 해보지 않고 보는 것과는 또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발레, 참 어렵습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다는 것을 몸소 느끼는 요즘, ‘주인공들이 극중 역할들을 완벽히 수행해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까‘ 라는 생각에 점프 한 번에, 스핀 한 번에, 무용수들이 발을 내딛는 순간순간마다 더 열심히 보고 들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솔로 곡들이 끝날 때면 어김없이 ’브라보‘와 함께 큰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습니다. 공연을 관람하시는 다른 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다는 느낌에 저도 더욱 크게 박수를 쳤습니다.
그 외에도 2막에서 수십명의 윌리들이 춤을 출 때 정말 다양한 구도를 보여주었던 것이 큰 볼거리였고, 아름다움이었습니다. 1열로 서서 군무를 하거나, X자로 돌아가는 구도 등 다채로운 안무 연출에 재미도 더해졌던 것 같습니다.

알브히레토가 꽃다발을 바닥에 힘없이 떨어뜨리고 마지막 남은 한 송이를 손에 들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씩 무대 앞으로 걸어 나오며 공연을 마치는 장면 또한 여운을 주는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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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젤의 아름다움 세 번째 포인트. ‘무용수의 의상과 몸’

2막에서 지젤과 윌리들이 입은 하얀색 의상은 ’로맨틱 튜튜‘라고 합니다. 이 의상이 공연을 한 층 더 우아하고 고혹한 분위기를 내도록 도와줍니다.

공연을 보면 아시겠지만, 발레를 하는 무용수들의 몸은 정말로 탄탄함을 넘어선, 단단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깡 말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전부 길고 단단한 근육으로 이루어진 무용수의 몸입니다. 그 ‘단단함’이 있어야만 아름다운 스핀도, 멋지고 높은 점프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길고 예쁜 몸의 라인들, 손끝과 발끝까지도 아름다운 라인을 표현하려고 애쓰는 무용수들이 있기에 발레공연이 더욱 빛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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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의 대중화와 문화강대국을 기원합니다]

이번 발레 지젤공연은 매 공연마다 전석이 매진됐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했다고 합니다. 발레를 참 좋아하는 저로서는 너무나 기쁜 소식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이나, 다른 유럽권의 나라들보다 우리나라에서는 ‘발레’라는 것이 대중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발레를 알고, 보고 싶어 하고, 하고 싶어 하는 날들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공연을 관람하는 태도는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도 하는데요. 공연장 안내원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도 느끼는 것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공연장 내의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공연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공연 도중 소란스럽게 하는 행위역시 다른 관객들과 공연관계자들에게 큰 피해가 됩니다. 우리 대한민국도 이젠, 경제대국을 넘어서서, 공연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킬 줄 아는 문화 강대국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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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발레공연 지젤에 대한 오피니언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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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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