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두산인문극장-구름을 타고 [공연예술]

글 입력 2015.03.2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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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구름을 타고 Riding On a Cloud>

 

 

‘예외’라는 타이틀을 가진 두산인문극장 공연이 시작되었다. 예외라는 말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이지만 철학적인 용어나 다양한 사회적 상황과 현상을 설명하는데 쓰기도 한다. 예외적인 사건들이 이어지는 나날 속에서 현재 예외라는 말은 더 무겁게 다가온다. 예외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며, 예외적으로 보이는 많은 상황들은 정말 예외적인지 질문을 가지고 이번 공연들을 기획했다고 한다. <구름을 타고>는 예외 시리즈 공연들의 스타트를 끊었다.

 

<구름을 타고>는 현재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겸 연출가 라비 므루에의 최신작이다. 레바논 내전에서 부상당한 동생 야세르 므루에의 실화를 바탕으로 전쟁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한다. 동생 야세르 므루에가 직접 극에 출연하며 강연과 프리젠테이션을 오가는 렉쳐 퍼포먼스(Lecture Performance)형식의 연극이다. 2013 페스티벌 도쿄와 2014 오스트리아 빈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야세르는 레바논 내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단어를 사용하는 능력을 잃었다. 그는 의사의 권유로 비디오 촬영을 시작하는데 이들을 나열해가며 공연을 진행한다. 전반적으로 공연은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로 이어져 나간다. 한 저격수가 겨눈 총을 맞은 이후의 이야기들이 영상과 음악 그리고 자막으로 어우러져 진행하는데 이때 다른 공연들과 차별화된 독특한점을 꼽자면 영상이 나오는 동안에도 책상앞에 앉아있는 야세르는 계속해서 노래하고, 대사를 한다. 또 가끔 소리를 치기도 하고, 어떠한 제스쳐를 취하기도 한다. 그렇게 멈춰진 스틸사진같은 야세르의 기억이 이미 촬영되어있는 영상+무대위에서의 야세르의 대사와 행동에 의해 다시 재형성된다.

 

매번 두산아트센터를 찾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아는 것보다 실제로 더 많은 형태의 공연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예술가/ 창작가들의 노고를 눈으로 몸으로 느낀다. 이번 공연역시 그러했다. 남 앞에서 풀어놓기에 쉽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을 다소 덤덤한 표정으로 묵직한 목소리로 또 굳센 몸동작으로 강연을 하듯이 풀어가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예외일수도 있는 이야기가 실은 예외가 아닐 수도 있다. 야세르의 이야기는 과연 예외적인것일까?

 

사진제공: 두산아트센터

[한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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