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5 극단애인 정기공연 " 장애, 제 3의 언어로 말하다 "

글 입력 2015.03.23 22:2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IMG_3576.JPG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든든하게 점심 겸 저녁을 먹고,
지하철 뚜벅이가 되어 6호선 약수역에서 한번 환승을 해서 망원역에 도착했습니다.

망원역 1번출구에서 친구를 만나서 네이버 지도앱을 따라 성미산 마을극장을 찾아갔는데

넉넉잡아서 10분정도 걸어가다보면 찾을 수 있었어요.


IMG_3575.JPG


막상 골목길에 들어서보니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어두컴컴한데 인적이 드물다 보니 좀 헤맸어요(..)

그런데 마침 전동휠체어를 타고 계신 분과 지인분들이 함께 무리지어 다니는 걸 보고

왠지 저희와 같은 공연을 보러 가시지 않을 까 싶어 따라갔는데

정말로 같은 공연을 보러 가시는 분들이 맞더라고요!


IMG_3552.JPG


저는 미리 블로그로 성미산 마을극장을 검색했을때에는

1층에 마을 주민끼리 돌아가며 운영하는 까페가 있다고 해서

까페가 있는 건물을 찾아다녔는데 최근에 까페를 없애고 주차장으로 만들었나봐요.

거의 다 와서 우왕좌왕했었는데 공연을 보러 오신 분들 덕분에

운 좋게 공연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ㅎㅎㅎ

( 저처럼 성미산 마을극장이 초행길이신 분들은 네이버지도앱으로 검색하시면
쉽게 찾아오실 수 있으실거예요!
네이버지도앱만 있으면 어디라도 다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마구 샘솟아나요ㅋㅋ
여러분들도 이런 자신감 만끽해보시길! ) 


IMG_3554.JPG


출입구에 세워져 있는 오늘의 공연 소식입니다.

과연 무대를 실제로 보면 어떨지 배우들은 어떤 분들이실지

오늘 공연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실지 기대에 부풀어올랐습니다.


IMG_3555.JPG


IMG_3573.JPG


자동문으로 된 입구를 들어서면 왼쪽 계단을 따라서 공연장에 가거나

휠체어를 타고 계신 장애인분들을 위해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공연장까지 내려갈 수 있었는데요.

저는 계단에 붙어 있는 공연 포스터들을 따라서

지하 2층 공연장으로 내려갔습니다.

계단 오른편에는 노란종이 위에 세월호를 추모하며

세월호 특별법을 지지하는 메세지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IMG_3556.JPG 


지하 1층에서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길이였던 것 같아요.

벽에 극장을 만든 사람들의 이름이 써있었는데요.

'성미산 마을극장은 다채로운 문화예술공연활동이 열릴 수 있도록

이웃 주민들이 서로 힘을 합쳐 돕고 있다는 말이 사실이였구나' 싶었습니다. 


IMG_3557.JPG


IMG_3562.JPG


질서있게 차례를 지켜서 입장한 성미산 마을극장.

출입구에는 開門萬福來 授地黃金出 (개문만복래 수지황금출)

즉, 문을 열면 온갖 복이 들어오고 땅을 주면 황금이 나온다는 뜻으로

많은 사람들과 마을 극장을 함께 하고 싶다는 의미가 담긴 글귀가 쓰인 한지가 붙어 있었습니다.


IMG_3563.JPG


 관람객들을 위해 입구 앞에 마련된 예매처에서

초대권과 팜플렛을 받고 프리뷰에 담겨지지 않은

새로운 공연 정보를 알아보고자 프로그램 워크북을 구입했습니다.

워크북은 흑백으로 양면 프린팅 되어 있고 배우들의 일대기가 요약되어 있는 책으로

단 돈 천원만 내면 구입할 수 있었어요!


IMG_3564 (2).jpg


IMG_3565.JPG


( 여러분, 그거 아세요? 요즘 아트인사이트 서포터즈 4기 모집을 하고 있습니다! *.*

여러분도 문화예술공연을 마음껏 누리고 홍보해보고 싶으시다면 서포터즈에 지원해보세용! )


IMG_3558.JPG


IMG_3559.JPG


표를 받으러 온 순서대로 객석 중앙부터 차례대로 자리를 정해주시는데,

저희는 공연 시작하기 15분 전쯤 도착해서 B-08 과 B-09 로 자리를 배정받았습니다.


IMG_3566.JPG


공연 시작 10분전부터는 이연주 연출가님께 표를 보여드리고 입장한 후

객석에 붙어있는 자리번호를 보고 찾아서 앉으시면 됩니다.

객석은 극장에서 배우들이 연습할때는 접어두었다가

공연을 할 때는 펴서 사람들이 앉아서 관람할 수 있는

바퀴 달린 접의식의자로 준비되어 있었어요.

층계를 오르내릴때를 제외한다면 흔들림이 적고 매트가 편안해서 좋았습니다!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장애인분들을 위해 무대로 들어가는 길이 경사가 낮고 매끄러웠고

무대가 평평해서 무대 한켠에 휠체어를 주차시키고 관람할 수 있는 부분도 아주 좋았습니다!


IMG_3567.JPG


공연 시작전 객석에서 바라본 무대는 천장 곳곳에 매달린 전구와

벽에 붙어있는 소품들이 파란 조명아래에 설치되어 있어서 몽환적이였어요.

프리뷰에는 독백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공연이라고 나와있어서

배우분들이 한명씩 번갈아가면서 무대에 나왔다가 들어갈 것 같아서

과연 배우분들이 어디에서 등장하게 될까 초조하게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8시가 되자 배우 김지수, 강희철, 한정식, 백우람, 하지성이 모두 객석 왼편에서 등장!!

자기소개를 하곤 무대 바깥쪽으로 뺑 둘러서 서로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공연을 감상하는 관객들의 생각은 어떤지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져준 뒤

관객들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는 시간까지 고려하여 진행되었습니다.


배우들의 말을 할 때마다 무대 오른편인 입구쪽에는 김미경님이

청각장애인을 위하여 수화로 통역을 해주셔서

장애인과 일반인이 함께 어우러져 공연을 함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척추가 S자로 완벽하게 휘어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극단 애인 대표로서 논리정연한 말솜씨로 진행을 맡은 배우 김지수.

소아마비를 가지고 있어 일반휠체어에 지탱하며 움직이지만

한 소녀의 아버지로서 당당하게 살고 싶은 배우 강희철.

2가지의 장애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음에도 어렸을 때 부터

가족이 가장 큰 장애를 느끼게 해줘서 상처를 많이 받은 배우 한정식.

재치있으면서 직설적인 말로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사진찍기 좋아하는 배우 백우람.

2년 전 수술을 하고나서 자신의 장애를 알게 되었지만

일반인처럼 멋있는 배우가 되고 싶은 배우 하지성.

그리고 배우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반적인 공연의 틀과 방향을 잡아주신 이연주 연출가님이

배우 백우람 과 연기 호흡을 맞추고

노트북으로 영상물을 틀어주시기 위에 무대에 함께 오르셨습니다.


배우들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면서 담담하게 말하는 모습에

수 없이 많은 연습과 노력을 한게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봉사활동을 하는걸 좋아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더욱 각별히 신경써와서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분하고

누군가 도와야 한다면 내가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공연을 보면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행해온 행동들이

실제 장애인들에게는 괴롭거나 피곤하게 여겨진다는 걸 알고 충격적이였습니다.


장애를 지닌 사람을 내 주위에서 오래 지켜보면서

난 상대방을 잘 알아왔다고 생각했고

그동안 상대방을 위해서 잘 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당사자 입장에서는 장애를 가졌다고

힘내라며 응원해주는게 이상하게 여겨지고

장애를 고치려는게 불편하니까 장애를 가진 상태

그대로 살고 싶어하는 마음을 왜 몰랐을까.

장애를 후천적으로 가진 사람에게는

장애를 가지기 전의 삶과 장애를 얻은 후의 삶을 살았다며

인생을 2번이나 살아봤지 않냐고 돌려말해서 응원해줄 수도 있는건데

왜 태어날때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과 동일시 대했는지 후회스러웠습니다.


척추가 굽어도 그동안 굽은 척추로 살아온 나의 인생을 위해서

척추를 펴는 수술을 받지 않으려는 배우.

다리가 불편해서 보행기가 있어야만 걸을 수 있어서 오래 서있는게 힘들지만

무대 위에 서있는게 너무 좋고 일반인과 동일한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배우.

한 가장의 아빠로서의 삶을 정리하고 한 소녀의 아빠로서 일어나서

딸이 아빠때문에 힘들어하지 않고 곧게 자라나길 바라는 배우.

겉으로 보기에는 극단에서 가장 평범한 일반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애를 2개 가지고 있어

글씨를 쓰는게 힘이 많이 들어도 연기할때 만큼은 아픔을 잊는 배우.

학창시절 당한 괴롭힘이 너무나 생생해서 생각만해도 여전히 괴롭지만

극단에서 연기를 하고 사진을 찍으며 자신의 아픔을 스스로 치유해나가고 있는 배우.


어렸을 적 외롭게 버림받고 혼자 있는 시간을 꿋꿋하게 견디기 까지

겪어야 했던 시행착오들을 솔직하게 토로하게 토로해주셨습니다.

이번 시간은 배우들의 라이프스토리를 스스럼없이 꺼내며

힘들었던 시기들을 극복하는 시간이자

장애인들을 대할 때 조심해주었으면 하는 부분들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었던 시간이였습니다.

대학생때 사진을 전공하셨다는 백우람님께서

단체사진을 찍어주시고 무사히 공연이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는 백우람님의 사연이 제 주위에 있는 분과 비슷한 부분이

많으셔서 공연 내내 계속 눈여겨 보았습니다.

사진과 예술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피식 웃길 수 있는 분이셨습니다.

이 분의 명쾌한 생각에 울고 웃으며 공연을 훈훈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연이 끝난 후 사진촬영을 부탁드리자 흔쾌히 승낙해주셨습니다!


IMG_3568 (2).jpg


IMG_3569 (2).jpg



공연 중간에 백우람님과 적극적으로 연기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던

이연주 연출가님께서 사진을 찍어주셔서

이번 공연의 인증샷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


IMG_3570.JPG


IMG_3571.JPG


IMG_3572.JPG



알고보니 장애인은 나보다

걸음이 조금 느리거나 소통하는 방법이 다를 뿐

느끼는 감정과 생각하는 바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똑같은 또는 일반인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이였습니다.

앞으로 열리게 될 극단 애인 의 공연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후원을 신청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의 후원금이 많은 배우들과 스텝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멋있는 공연장비를 구입하고

맛있는 음식을 사먹는 식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



▼ '문화' 는 '소통' 이다 ▼
http://www.artinsight.co.kr



[김여민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