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시에나 안녕 시에나 IN 별오름극장, 2015년 3. 4 ~ 3. 27

글 입력 2015.03.16 01:5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시에나 안녕 시에나 포스터.jpg


  이번 연극은 내가 지금까지 봐오던 공연들에 비해 훨씬 내용이 심도 있고, 많은 생각과 여운을 안겨주었으며 무엇보다 나에게 어렵게 다가왔다.

 

우선 이 연극의 전체적 분위기는 어둡고 우울하며 음침하다.

   배우들 특히, 부부의 말투, 표정, 행동들은 매우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우며 기괴하다. 가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는 시에나지만 그래도 이들에 비해 몸짓과 말투는 자연스러운 편이다. 이것은 매사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부부에 비해, 감성적이고 상처를 쉽게 잘 받는 여린 시에나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인 듯하다.

 

  공연 초반부에서도 알 수 있듯 부부는 자신의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딸에게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일, 환경 운동가로써의 본부에 충실하기에 바쁘다. 시에나는 그들의 관심을 받고자 자신의 인형 머리를 데굴데굴 굴리며 특이한 행동을 보이지만 끝내 그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그러던 중 부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손님을 맞이한다. 부부가 전화를 받고 잠시 집을 비우게 되는데, 이 때 손님과 시에나는 어떠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이들의 관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손님은 어른이 된 시에나, 그러나 어린 시절의 상처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존재이지 않을까 싶었다. 공연 초반부에 부부가 언급했던 칼럼을 논리적으로 잘 쓰는 손님이 공연 후반부에서는 부부의 자식, 시에나로 등장한다. 또한 공연 중간 중간 부모님의 사랑을 갈구하는 손님의 모습이 등장한다. 때문에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어른이 된 어른 아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배우들이 왜 계속 “언어를 갖지 못한 감정은 당신 마음속의 먹이가 된다.”라고 외치는 것일까?

   나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의견은 우리가 누군가에게 가지는 서운한 이야기들을 그 누군가에게 직접 말하지 않으면, 그것이 상처가 되고 더 심각하면 마음의 병 즉,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음 깊숙이 꽁꽁 숨겨두기 보다 그들과 대화하며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두 번째 의견은 우리가 가지는 어떠한 감정을 언어라는 장치를 통해 어느 정도 구체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번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며 살아간다. 하지만 언어의 특성상 이러한 감정들을 모두 언어로 표현할 수 없기에, 슬픔, 분노, 기쁨 등의 한정된 단어들로 나타낸다.

   내가 바라본 시에나는 자신의 감정을 잘 파악하지 못하였다. 물론 나이가 어려서 그러한 능력이 되지 않는 점도 있지만, 후에 성장을 하여도 이런 면에서 성숙하지 못한 듯하였다. 자신의 감정이 ‘외로움’임을 어느 정도 파악 하고 언어로 형성화 하였다면, 이를 극복하는데 수월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명을 알아야 병을 고칠 수 있듯이 말이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이 언어를 가지지 못한다면, 자신은 계속해서 힘들 것이며 이것은 마음의 병을 키우는 먹이가 될 것이라 해석하였다.

 

   보는 사람마다 다양한 해석과 상상을 안겨주는 연극이라 생각한다. 배우들이 말하는 대사들도 무척이나 문학적이다. 여러분도 이번에 이 연극을 관람하면서 시에나, 그리고 우리의 마음에 깊이 들어가 찬찬히 살펴보길 바란다.

 

 

 

 

일          시 : 3. 4 ~ 3. 27 평일 8시, 주말 4시/7시, 월요일 공연 없음.

공   연   장 :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 02-2280-4114)

할인   정보 : 조기예매 50% 할인 / 연극 <완벽한 관계> 티켓 소지시 40% 할인 / 학생 40% 할인 / 예술인 40% 할인 /

                  국가유공자 및 장애우 50% 할인

문        의 : 기획 이범훈(010 2961 2722 / lightnstone2012@gmail.com)

예술  감독 : 최치언

작            : 임빛나

연        출 : 진용석

출        연 : 강연정 이강희 이보미 한송이

 

 

 

 

 

플레이DB

http://www.playdb.co.kr/playdb/PlaydbDetail.asp?sReqPlayNo=72790

 

아트인사이트

http://www.artinsight.co.kr/

 



서포터즈3기-송주리님-태그1.png


[송주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