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8) 겨울에, 푸른 봄 展 [전시, 삼청동 블루웍스멀티스퀘어]

글 입력 2015.01.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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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푸른 봄 展
by. 전시 기획팀 쿡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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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靑春): 만물이 푸른 봄철.


사람의 인생에도 계절이 있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순간은 분명 봄입니다. 만물이 소생하고 온 세상이 푸르게 빛나는 계절, 봄.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로 여겨지는 청춘. 그렇기에 청춘을 이미 겪어낸 사람들은 늘 우리에게 치열하게 청춘을 즐길 것을 조언하곤 합니다. 청춘만의 열정과 패기로 삭막한 사회에 도전하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당차게 일어나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청춘인 우리가 보기에, 오늘날의 청춘은 결코 그렇게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것 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현실은, 남들의 눈치를 살피며 쩔쩔매고, 스마트폰을 쥔 채 침대 위에서 하루를 다 보내곤 하며, 어떻게 하면 취업 난을 뚫고 먹고 살 수나 있을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에 더 가깝습니다.

<겨울에, 푸른 봄 展>은 이런 청춘의 시선으로 바라본 청춘의 모습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기획되었습니다. 애써 청춘은 이런 것이라고 정의하거나, 청춘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네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7명의 청춘들이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에 대해 공감하고, 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전시를 찾아주신 분들에게 뜻 깊은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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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기획 팀 소개


* 전시 기획 팀, 쿡쿡은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14학번 학생들이 만든 비영리 자체 전시 기획 팀입니다. 

** 쿡쿡(COOK COOK)은 사람들의 마음을 쿡쿡 찌르다', '요리하다', '나지막히 웃는 소리' 라는 뜻으로, 예술을 통해 여러분과 즐겁게 소통하고자 합니다.



작가 / 작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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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 ㅣ 남 서 연   

수도 꼭지는 물이 멈추는 날이 없었다. 그것을 잠그는 사람도 없었고, 스스로도 잠그지 못했다. 결국엔 자기 자신까지 물에 잠기게 했다. 컵은 비워지는 날이 없었다. 그것을 비우는 사람도 없었고, 스스로도 비우지 못했다. 결국엔 깨져버려 아무것도 담지 못하게 되었다. 조개 껍데기는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것을 겉에 붙여가며 더 크고 딱딱한 껍데기가 되었다. 하지만 속은 텅 비어 있었다. 멈춰있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죄가 된 것만 같았다. 나는 점점 더 부서져 가고 내가 가지고 있던 것마저 잃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왜 항상 우리는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만 하는 걸까. 멈춰있는 게 나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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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 ㅣ 김 홍 범   

'88만원 세대'를 쓴 우석훈 교수는 이 책이 청년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과 운동의 이론적 토대와 시발점이 되기를 원했지만, 우리 시대의 청년들은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88만원의 개인'이 되지 않기 위한 스펙 경쟁에 몰두하게 되었다. 작가는 이들을 마냥 비판하려 하지는 않는다. 

이 시대의 청춘들이 각자의 고유하고 다양한 방향성을 상실하게 된 것에는 개인보다는 사회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 좋은 과, 좋은 직장이 존재하며 그런 획일적인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 이 사회는 그들의 가치 다양성과 꿈을 잃어버리게 만들고도 남는 사회인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평소 자신의 생각을 작품에 투영하고 있다. 

청년들은 머리에 천을 뒤집어 쓴 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수용자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는데, 이는 이 시대의 청년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좋은 길, 즉 수용소로 비유되는 ‘사회적 감옥’을 향해 걸어가 것을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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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 ㅣ 박 혜 미  

‘나는 진심으로 세상이 20대를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을 멈추기를 바란다’라는 작가의 말에서 드러나듯, 작가는 청춘에 대한 사회의 통념에 정면으로 맞서고자 한다. 작가에 따르면, ‘청춘은 푸를 청(靑)에 봄 춘(春)자를 쓴다. 우리는 푸르지도 않고 봄처럼 빛나지도 않으니 어디 하나 맞는 것이 없다’. 즉, 학점을 따고 스펙을 쌓으며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모습은 청춘이라는 단어로 포장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사회가 우리에게 걸어 놓은 목줄이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비롯되는 우리의 우울과 고통을 합리화하지 않을 것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울과 고통이 반드시 교훈과 경험으로 도출되는 공식은 본디 존재하지 않았다. 우울은 우울이고, 고통은 고통이다.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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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 ㅣ 윤 재 현    

현대인들은 이 시대를 직접 겪어내면서 그 속에서 살아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게 된다. 우리 삶에는 즐거운 일보단 고뇌할 일이 더 많고, 웃기보단 울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는 순간이 너무나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이상향을 꿈꾸며 현실을 벗어난 도피처를 찾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는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며, 오히려 작가가 평소에 좋아하는 자연물의 여러 모습을 재구성해서 그려낸 또 다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현실과 꿈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유토피아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의 주변에 있다는 작가의 생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너무 익숙해서 무심하게 지나쳐버리곤 하는 소박한 대상들. 우리는 여기에서 자신 이 찾고자 하는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작가는 이러한 관점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정원’ 에 초점을 맞추어 이상 세계를 그려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겨울에, 푸른 봄>展

전시 일시 : 2015년 02월 03일 ~ 02월 07일 AM 10~PM6
                    2015년 02월 08일 AM10~PM2
전시 장소 : 삼청동 블루웍스 멀티스퀘어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27-8, 북촌로 125-6)  
관  람  료 : 무료 


[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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