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마음으로 모아내고 디딤으로 쌓아올린 '온'

글 입력 2015.01.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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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2015.01.15).jpg


마음으로 모아내고 디딤으로 쌓아올린 온(蘊)
일시: 2015. 1. 22 (목) 오후 7시 30분
장소: 창덕궁 소극장
가격: 전석 3만원 / 1인 1티켓 소지 필수
주최/주관: 박경량류 영남교방청춤 연구, 보존, 계승 학회
예매문의: 010 - 4224 - 0523 (이유림)
홈페이지: http://www.gyobang.com/




전통’ 이라는 느낌은 당신에게 어떤 이미지를 주는가? 고리타분함? 엄격함? 한복? 옛 것? 나에게 ‘전통’이란 곧 ‘사극’,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현재는 볼 수 없는 한복을 입은 사람들과 옛 전통의 음식, 문화가 사극에서 가장 많이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옛날의 멋에 취해 사극을 굉장히 좋아했다. 

내가 봤던 여러 사극 중,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장면이 있다. 바로 드라마 ‘황진이’에서 ‘백무’ 역을 맡았던 배우 김영애의 ‘학춤’이었다. 현대의 K-POP 군무와는 다른 그 움직임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패턴이 읽히지 않는 움직임, 자유로우면서도 정형화되지 않은 그 동작에서 나는 ‘저런 춤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학을 그려낸 움직임에 사람의 감정이 함께해 아련함이 묻어나와 나까지도 동화됐었다. 그 때 한번 맛본 전통 춤의 강렬함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강렬함을 다시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소리는 호남이요, 춤은 영남이라는 옛 말처럼 춤에 있어서 특색이 뛰어난 ‘영남 춤’ 을 선보이는 전통 춤 ‘온’ 공연이다. 공연 ‘온’ 에서는 영남춤의 대표 춤꾼이자, 영남의 대표적 예술인인 운파 박경랑 선생이 수 십년간 이어온, 영남춤의 맥과 뿌리가 살아 있는 영남춤의 레파토리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은 영남승무, 영남교방살풀이, 영남선비춤, 영남교방청춤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영남승무에 관해 설명하자면, 지성승무라고도 불리우는데, 불가의 법도를 수행하는 승려가 고된 점증적 수련 과정에서 겪게 되는 아와 비아와의 끝없는 수행을 춤으로 승화하여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영남승무를 출 때 일반적인 승무복식을 취하지만, 불가의 승려복식을 그대로 입고 출 때도 있다. 또한 무대화의 과정에서 교방승무로 변천하면서 가사를 좁히고 고깔을 쓰는 지금의 승무 여무복식과 같이 입고 추기도 한다. 영남승무의 동작적 구성형태는 영남지역의 춤사위와 마당 놀이춤, 탈 놀이춤 과장에서 나오는 춤사위를 적절하게 구성한 춤이며 영남형의 춤의 특색인 우직함과 강직함이 공존한다.



박경랑-영남 지성승무


다음으로 영남교방살풀이는 교방, 즉 기생집에서 기생들이 추던 춤을 뜻한다. 그만큼 기생들의 외롭고 힘듦, 쓸쓸함을 표현하거나 님을 그리며 그 한을 춤으로 추기도 하였다는 여러 설이 있다. 그리고 ‘살풀이’란 일반적으로 무속적인 의미와 함께 액을 막고, 액을 풀고 천도하며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방 살풀이는 즉흥무에 속하기도 하며 짧은 수건을 들면 교방 수건춤, 긴 수건을 들면 일반적인 살풀이라고도 한다. 이처럼 기원의 의미가 담겨있는 교방 살풀이는 놀음판을 즐길때, 오늘의 풍류놀음판이 흥과 멋으로 잘 놀아보자는 의미로 첫 놀음에 추기도 하고 또는 놀음을 잘 놀게 해주었다는 감사의 의미로 마지막에 추기도 한다.



박경랑-살풀이


영남선비춤은 학문 뿐 아니라 예기를 즐겼던 영남지역 선비가 교방을 드나들면서 배운 춤과 소리가 점차 정형화되어 만들어진 춤이다. 영남형은 호남형의 춤에 비해 활달하며 부드러움보다는 남성적인 멋이 더 곁들어져 있으며 자연의 형태를 의미하는 동작들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새나 학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동작, 호랑이가 덥석 달려드는 모습, 디딜방아의 발 놀음, 강직하면서 부드러운 학의 모습, 공작새의 뒷날개짓, 바람의 느낌 등 여러 형태의 비유적인 춤사위로 구성되어 있다.



박선영-박경랑류 선비춤


마지막으로 영남교방청춤은 박경랑 운파의 대표적인 춤으로, 교방의 춤태가 마지막까지 유지되던 영남지역 교방의 춤가락을 집대성한 영남지역 교방의 대표 춤이다. 한 몸에 여성성과 남성성의 대조적인 춤태가 절묘하게 공존하는것이 특징이다. 장단과 가락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발디딤세는 여성성을 표출하고, 시원스럽게 뻗어 올리는 팔사위의 상체는 활달하고 기개 넘치는 남성성을 보여준다.



박경랑-영남교방청춤


영남춤에 대해 알아보면서 어깨가 으쓱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흥’이라는 것일까. 곡선과 직선이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보며 기사를 쓰는 것도 잊고 한동안 동영상만 찾아봤다. 나비가 날갯짓을 하듯, 동물이 기지개를 펴듯 작은 동작 하나만으로도 생동감이 넘치니 이것이 전통 춤의 매력이라 하겠다. 영남 교방춤에 대해 더 알고싶다면, 관련 논문과 동영상, 기사 등이 있는 ‘박경랑류 영남교방청춤’ 사이트를 첨부할 테니, 그 흥을 한번 느껴보길 바란다.






출처: 박경랑류 영남교방청춤 http://gyobang.tistory.com/


아트인사이트 www.art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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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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