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3일, 한전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중 [마술피리]를 접했다.
노벨아트오페라단이 선보인 올해 모차르트 오페라 페스티벌의 두 번째 작품으로,
첫 번째로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앞서 진행되었던 바 있다.
사실 최근 예술의 전당에서 단기간 진행되었던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지라
다소 연출과 배경이 단조로웠던 이번 모차르트 공연에 그리 큰 감흥을 느끼진 못했다.
하지만 이전 오페라 작품들에서 생각지 못한 새로운 시도들을 보였으며
오페라라는 어찌 보면 무거운 소재를 우리나라 정서와 잘 버무려
현대인 입맛에 맞게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작품이었다 할 수 있겠다.
새로운 시도로는 이태리어, 독일어가 난무하는 오페라에
노래를 제외한 연극부분에 한국어를 섞어 그 비중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이다.
물론 위 시도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한 공연 안에 두 가지 이상의 언어 혼용이 이루어짐은 두서없고 관객의 극중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타지어로만 접하였던 오페라를 부분적으로나마 익숙한 언어로 접할 수 있어
평소 오페라에 거리감을 느꼈던 관객들의 호응 또한 얻을 수 있다.
시도는 좋았다.
예상 외 변수는 연극의 비중이 커진 만큼 연기의 비중이 막대해졌으나
아쉽게도 그리 좋은 연기는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기자와 성악가들의 연극실력이 확연히 대비되어
공연 중간 중간 등장하는 교과서적인 대사 읊기에 극중 몰입을 방해받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한국어를 혼용하여 사용한 이번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는
가장 [마술피리]의 취지에 맞추어 현대에 새로이 해석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피가로의 결혼]나 [마술피리] 두 작품 모두 거역할 수 없는 힘에 순응하지만
끊임없이 변화와 개선을 꿈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한다.
애초 귀족층의 환심을 사기위한 작품들이 아니었다.
가장 우리와 가까워야 하며 가장 우리다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오페라답지 않은 오페라인 것이다.
특히 무대 위에는 지배층의 왕자와 공주를 올려놓고
본격적으로 공주의 어머니인 밤의 여왕의 세계를 부정하며
새로운 빛의 세계에 편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이야기의 전개가 그러하다.
힘과 권력에 의해 도덕성과 진리조차 흔들리는 당대 사람들을 계몽하기 위해
‘프리메이슨’적 정신 하에 작곡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개개인의 성량과 연극의 실력차가 뚜렷이 보여 관객의 입장에선 불안했지만서도
귀족층만의 향유물이었던 오페라의 새로운 해석에 또 다른 길을 제시한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