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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그래 어쩐지, 너무 그레이트하더라 -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유성이 얼굴 1센티미터 앞에서 번뜩인 밤 -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리뷰
지휘자가 거대한 땅콩 껍질 모양을 그리면 반드시 풍요로운 바람이 공연장의 좌우를 휘감았다. 지휘의 움직임은 무척 다정한데, 그 결과로 나오는 소리는 우아하고 절도 있었다. 나는 이 곡을 들을 때면 천체관측소 안으로 속절없이 데려다 놓일 줄 알았는데, 무슨 소리. 그냥 유성이 내 얼굴 1센티미터 앞에서 번뜩이고 있다. 번뜩!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제3번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2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독약을 물려라, 그러나 선택은 빼앗지 마라 -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낮게 날던 피아노에서, 독약을 문 주인공까지 –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프리뷰
당신이 이 악장의 ‘작가’로 임명되었다고 생각하고, 주인공의 첫 번째 행동을 지시하라. 나라면 입 안에는 독약을 물고, 품 안에는 단검을 숨긴 주인공이 위험한 도박을 시도하는 장면을 상상하겠다. 19일 오후 9시 41분, 버르토크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제는 세 번이나 푹 잤다. 아침에 한 번, 점심 무렵 두 번째, 그리고 저녁 9시에 세 번째로. 왜 이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2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파란이 와도 한 음씩 짚으면 그만이다 – 2026 서울시향 조너선 노트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3번
조너선 노트와 함께 건너간 세 개의 풍경 - 2026 서울시향 조너선 노트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3번 프리뷰
이런, 하늘이 유달리 하얗고 파랬다. 높은 창공이 솟구치듯 내려왔다. 내가 모르는 세상이 무서운 줄 모르고 내 쪽으로 몸을 넘어뜨렸다. 그러니 우리는 악장이 끝나고 저도 모르게 박수 쳐버린 게 아닐까? 덕분에 지휘자가 아직 체력이 조금 남아 있을 때, 뒤돌아 웃는 얼굴도 볼 수 있었다. 리게티 ‘론타노’ 아주 처음엔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눈치채지 못하게,
by
장유진 에디터
2026.06.1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오늘은 연보라가 곳곳에서 일겠습니다 - 2026 서울시향 조너선 노트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3번
아직 없는 하루의 기압을 듣는 중 - 2026 서울시향 조너선 노트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3번 프리뷰
서울시향의 6월 정기공연을 예습한다는 마음으로 리게티의 '론타노'를 재생했다. 처음엔 내가 뭘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유리 파이프를 통과하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때부터 상상하기 시작했다. 6월 18일과 19일, 그날의 소리에는 무슨 색이 자라나 있을까. 내가 아는 서울시향의 색이라면, 오묘한 연하늘과 보랏빛이 섞인 바로 그 색이겠지. 정말로 그 색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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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6.11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돌아온 '다큐멘터리 3일' - 14년 만에 다시 만난 273번 청춘 버스 [사람]
흔들리며 갑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 <유퀴즈 온 더 블럭>라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좋아하는 편이 있다. 그중 5화에서, 학교에 가다가 모자를 잃어버려 수업을 가지 않은 대학생을 만나 같이 모자를 찾는 편이다. 모자는 잃어버렸지만 우연히 유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일상 속 그 엉뚱하고도 잔잔한 흐름이 힐링이 되어 여러 번 돌려볼 정도로 좋아하는 회차이다. 그러나
by
윤경주 에디터
2026.04.18
오피니언
사람
[Opinion]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종착지로 - 돌아온 '다큐 3일' 273번 버스 [사람]
하루 평균 3만 명, 3만 가지의 이야기가 273번 버스에 오르다
잠시 숨을 고른 버스들이 다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곳. 4년 만에 돌아온 다큐멘터리 3일은 그들과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흔들리며 갑니다. 다시 273번 버스, 72시간 273번 버스는 서울에서도 유난히 돌고 도는 노선으로 유명하다. 곧장 가는 지름길 대신 대학가를 휘감아 돌아 목적지에 닿는다. 서울 내 10개 대학을 거치는 탓에 ‘청춘
by
정가은 에디터
2026.04.17
리뷰
공연
[Review] 심장의 빠르기 - 피아니스트 조재혁 리사이틀
그의 손끝을 움직이게 하는 굳세고 당찬 심장
쇼팽, 드디어 쇼팽이다. 피아노 클래식에 대한 나의 서툰 관심을 한 손으로 잡아 끌어당겨 버린 그 이, 직관은 처음이라 대단히 설렜다. 수요일은 회사 일이 그리 많지도 않지만, 그래도 주의 정 중앙에 위치해 조금은 부담스러운 요일. 더구나 용인에서 출발하는 처지에서야 그 부담이 쉽지 않다. 20시까지 잠실 롯데타워에 가려면, 17시 30분에는 자리를 떠야
by
서상덕 에디터
2022.06.12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현실과 꿈, 그 사이 어딘가에서 [미술/전시]
기억을 탐구하는 작가 이진주의 작품 읽기
맨들 ManDle, 2012, Korean colour on fabric, 130x163cm. 어디서 봤던가? 잎이 다 떨어진 겨울나무에 앉아있던 까마귀들이 큰 소리에 놀라 날아가는 장면을. 아니, 자세히 보니 검은 비닐봉지들이다. 검은 비닐봉지들이 바람에 나뒹구는 모습, 노란색 깃발 혹은 천 쪼가리가 불에 타며 회색 연기를 만들어내는 모습. 공사장의 라
by
이서정 에디터
2021.07.10
리뷰
공연
[Review] 여름 공연의 묘미는 이곳,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공연]
예술이 자유롭다고 해서 어렵고 난해한 것은 아니다.
8월 16일 어느 무더운 일요일, 느지막이 집을 나섰다. 원래 계획과는 달리 하루를 늦게 시작했다. 그도 그럴게,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마당에 페스티벌을 종일 즐기기는 부담스러웠다. 미리 만들었던 타임테이블을 지우고, 쓰고, 몇 번을 반복해 공연 리스트를 정했다. 여섯 개에서 단 두 개로 줄어든 것을 보자니 그 여백만큼이나 마음이 허했다. 제
by
박윤혜 에디터
2020.08.19
리뷰
공연
[Preview] 올여름은 물놀이 대신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어때요? [공연]
코로나 시대에 예술을 즐기는 방식.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기본이 된 지 약 7개월. 어느새 반년이 넘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코로나 시대의 이전 모습과는 다르긴 해도 확산 방지를 위해 빗장을 걸어 잠갔던 업종 대부분이 다시 운영 중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커다란 타격을 받았던 예술계도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다. 다만 대면과 결집이 필수 요소인 예술은 완전히
by
박윤혜 에디터
2020.07.25
리뷰
공연
[Review] 괴짜 대가의 연주를 듣다, 안드레이 가브릴로프 내한공연 [공연]
안드레이 가브릴로프 내한공연
Prologue. 클래식 공연은 말 그대로 고전적인 음악을 연주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이야말로 공연을 보고 나서 나의 무지에서 나온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지만, 한편으로 이런 배운 점이 있었기에 나에게는 의미있는 공연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어찌보면, 전시를 많이 보러 다니며 눈을 키우듯 클래식 음악을 듣는 귀가 조금씩 트이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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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연 에디터
2017.11.16
리뷰
공연
[Preview] 러시안 감성이 담긴 아름다움, 안드레이 가브릴로프 내한공연 [공연]
안드레이 가브릴로프, 그만의 이야기
안드레이 가브릴로프 안드레이 가브릴로프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이번 공연을 통해서는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과거 정부에 대한 발언이 문제가 되어 5년간의 수감생활과, 그 이후 철학과 종교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로 7년을 고립되어 지내며 깊어졌을 그만의 사색이 담긴 연주가 다른 연주자들과
by
차소연 에디터
2017.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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