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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라캉의 거울단계 이론으로 분석한 폴 세잔의 '팔레트를 든 자화상' [미술/전시]
세잔의 <팔레트를 든 자화상>은 거울 단계가 만들어낸 통합된 자아의 환상을 해체하고, 멜랑콜리와 자기 소외를 통해 그 이면에 남겨진 결핍과 상실의 흔적을 드러낸다
알브레히트 뒤러 혹은 렘브란트,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을 보면, 그것들은 마치 우리에게 말을 걸며 내면의 고통이나 영혼의 깊이를 호소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들의 자화상은 단순히 외양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적·사회적 정체성과 삶의 흔적을 함께 담아냄으로써, 관람자로 하나의 인격적 존재를 마주하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영적인 정체성’까지 포괄하
by
서연화 에디터
2026.08.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활처럼 휘어지다 부러진 사람 - 박하사탕 [영화]
영호의 인생을 망친 것은 증권회사 직원도, 도망간 동업자도 아니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봤다. 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이 영화가 시간을 거꾸로 배치한 작품이라는 것, 1980년대를 지나온 한 남자의 트라우마를 다룬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의 잊은 채 영화를 봤으니, 사실상 아무런 정보 없이 본 셈이었다. 영화는 1999년, 마흔이 된 김영호가 20년 만의 야유회에 불쑥 나타나는 장면으로 시작한
by
김지현 에디터
2026.08.17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몸의 흔적, 관계를 잇다 [미술/전시]
미술은 몸의 흔적을 매개로 타인의 존재를 감각하게 하고, 인간 사이의 관계 회복을 도모한다.
사물에 남는 몸의 자취 인간은 죽지만 모든 것이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우리의 기억 속에 남는다. 예를 들어,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떠올려 보자. 우리는 그들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동상과 초상화, 기록과 이야기들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기억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것들이 모두 한때 존재했던 몸의
by
김한비 에디터
2026.07.31
리뷰
PRESS
[PRESS] 지워진 의미를 다시 읽는 법 - 여성 상징 사전 4 [도서]
『여성 상징 사전 4』는 식물과 광물에 새겨진 여성적 의미를 되짚으며,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상징의 역사를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
과일을 반으로 가르면 가장 안쪽에 씨앗이 있다. 겉으로는 하나의 열매이지만 그 안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의 가능성이 잠들어 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그 작은 구조에 여성의 몸과 생명에 관한 의미를 부여해 왔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과정을 여성의 성장과 출산에 빗대었으며, 붉은 과육과 그 안의 씨앗에서 자궁과 생명의 이미지를 발견했다. 여성을 열
by
오수민 에디터
2026.07.24
리뷰
도서
[Review] 계절이 내게 남긴 흔적 - 계절의 이유
지나온 계절에게 건네는 다정한 작별 인사
어떤 계절의 장면은 영원히 닳지 않는다. 내게는 어린 날의 겨울 풍경이 그렇다. 처음 가 본 눈썰매장에서 아빠와 함께 썰매를 타고 내려와 환하게 웃던 순간. 엄마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고 덕분에 그날은 앨범 속에서도, 내 기억 속에서도 여전히 생생하다. 20년도 더 지났을 그날의 기억은 뼈마디가 시릴 만큼 추운 겨울을 견디게 해 주는 온기와도 같은 추
by
백소현 에디터
2026.06.0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역사가 덜컹거리던 순간, 가정법이 남긴 흔적 -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공연]
그 순간, 역사가 여러 가능성들로 덜컹거렸습니다
‘역사’에서 가정법이 성립할 수 있을까? ‘만약 ~했다면’, 혹은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말들. 이미 일어난 사실을 다루는 역사학자에게 가정법은 의미 없는 것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법의 역사’는 생각할수록 꽤나 흥미롭다. ‘만약 명량해전 직전 이순신 장군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만약 이번 시험에서 한 문제만 더 맞았더라면?’.
by
박선주 에디터
2026.06.07
리뷰
도서
[Review] 파리의 골목에서 만난 예술의 흔적 - 파리의 작은 미술관 [도서]
《파리의 작은 미술관》은 유명 관광지가 아닌 파리 골목의 작은 미술관들을 통해 예술가들의 삶과 도시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있다면 그건 유럽 여행이다. 유럽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있는데 바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그리고 프랑스다. 세 나라 모두 예술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들이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미술관, 음악과 거리 풍경까지. 사진으로만 보아도 예술적인 분위기가 느껴져 언젠가는 꼭 직접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by
임혜인 에디터
2026.06.07
리뷰
도서
[Review] 파리의 골목에서 얻는 삶의 힌트: 파리의 작은 미술관 [도서]
<파리의 작은 미술관>, 김정희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화가들의 공통점은 그림을 위해 파리로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죽음에 가까워지는 순간까지도 붓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자신들의 생의 궤적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그들이 품었던 가장 깊고 오래된 고민은 '자신이 지금 느낀 감각, 감정을 어떻게 온전하게 표현해낼 것인가'에 대해서였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투쟁했고,
by
정희정 에디터
2026.06.04
리뷰
도서
[Review] 작은 미술관에서 예술가의 삶을 만나다 - 파리의 작은 미술관 [도서]
거대한 미술관이 아닌 파리 골목 곳곳의 작은 미술관을 따라 걷다
파리의 미술관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들이 있다. 루브르, 오르세, 거대한 건축물과 끝없이 이어지는 전시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 하지만 김정화 작가의 <파리의 작은 미술관>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이 책이 향하는 곳은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대형 미술관이 아니라, 파리의 골목과 골목 사이에 조용히 놓여 있는 작은 미술
by
김지현 에디터
2026.06.0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지워지지 않을 흔적, Tupac Shakur [음악]
2Pac, 힙합을 상징하는 아이콘
음악은 부조리한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2Pac은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 그 질문에 답했던 인물이다. 빈곤과 폭력, 만연했던 인종차별이라는 현실을 가사에 담아 사회를 고발했다. 스물다섯이라는 짧은 생애 속에서 시대의 목소리로 남았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사회적 모순을 가사로 풀어내며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다. 음악으로 사회를 고발한 목소리
by
정예진 에디터
2026.04.25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우정은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까 [사람]
20년 우정, 그가 변한 덕분에 나의 삶은 꽤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나는 그 애의 양극성에 깊은 애정을 느끼는 것 같다. 다수의 사람들이 꼽는 그 애의 키워드는 장난스러움이거나 말괄량이, 또는 솔직함일 것이다. 간혹 도가 지나치게 솔직할 때면 주변 친구들이 대신 해명하거나 손사래 치는 경우도 있었다. 무례에 가까운 발언에 당황하면서도 가끔 나로선 차마 뱉지 못할 말을 그의 입을 빌려 듣고 속 시원해하기
by
김가영 에디터
2026.04.09
리뷰
공연
[Review] 옴짝달싹할 수 없게 완전히 뒤틀린 가족사 - 튤립 [연극]
전쟁이 바꾼 한 가족의 이야기, 연극 <튤립>
검은 무대 속 튤립만이 빛난다 연극 <튤립>의 무대는 검정의 유광 페인트로 사면이 거칠게 칠해져 있다. 단출하기보다 황량한 무대다. 연극이 시작되면 배우들은 무대 아래 쪽문으로 들어와 무대 위로 올라간다. 무대에는 출구가 없다. 막과 막 사이, 본인에게 주어진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조차 배우는 퇴장 없이 무대 위에 계속 존재한다. 검은 무대의 오른쪽 아래에
by
진세민 에디터
2026.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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