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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Review] 후회는 삶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도서]
가장 개인적인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삶의 이야기가 된다.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의 원제는 ‘still life with remorse’이다. 직역하면 ‘후회가 깃든 정물화’. 미술에서 정물화를 뜻하는 ‘still life’는 한편으로 ‘고요한 삶’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겠다. 후회를 품은 고요한 삶. 세계적인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마이라 칼만은 이 책을 두고 "이 책은 내가 일흔여섯이 되어서야
by
손혜림 에디터
2026.10.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죄를 덮은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 – 성해나의 기담집 '인비인' [도서/문학]
친일한 이들의 친족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의 내용이 현재와 맞물리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내게는 <인비인>을 읽을 때가 그랬다. 배우 하영이 방송에서 4대째 의사 가문이라며 자신의 가족을 자랑스럽게 언급하고, 사람들이 증조부인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들춰내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성해나의 기담집 <인비인>을 읽은 독자라면 이 사건을 보며 기시감이 들 수밖에
by
윤선주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검은 얼룩 너머 [문화 전반]
상처가 남은 땅에도 계절은 다시 오는가
지난해 나는 지역소멸에 관한 사진 프로젝트를 위해 두 달간 경북의 여러 지역을 찾아다녔다. 낯선 길을 달리고 마을을 걸으며 그곳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던 중 경북에 큰 산불이 일어났다. 산불이 진압된 이후에 영덕의 한 어촌 마을을 재방문했을 때, 내가 알고 있던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산은 검게 타 있었고, 나무들은 불에 그을
by
김한비 에디터
2026.09.0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파란 흔적, 그 상실을 들여다보기 [영화]
영화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감상
영화 속에 대사는 없다. 간결한 그림체와 인물, 색채로 상실의 고통을 보여준다. 윌 매코맥과 마이클 고비어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은 딸을 잃은 부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딸을 잃은 그 ‘이후’의 일상은 그 어떤 색도 담기지 못한다. 검은색과 회색, 무채색으로 이루어진 부부의 일상에 유일하게 색이 드러난다. 파란색. 세탁기 안
by
최승윤 에디터
2026.08.29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라캉의 거울단계 이론으로 분석한 폴 세잔의 '팔레트를 든 자화상' [미술/전시]
세잔의 <팔레트를 든 자화상>은 거울 단계가 만들어낸 통합된 자아의 환상을 해체하고, 멜랑콜리와 자기 소외를 통해 그 이면에 남겨진 결핍과 상실의 흔적을 드러낸다
알브레히트 뒤러 혹은 렘브란트,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을 보면, 그것들은 마치 우리에게 말을 걸며 내면의 고통이나 영혼의 깊이를 호소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들의 자화상은 단순히 외양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적·사회적 정체성과 삶의 흔적을 함께 담아냄으로써, 관람자로 하나의 인격적 존재를 마주하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영적인 정체성’까지 포괄하
by
서연화 에디터
2026.08.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활처럼 휘어지다 부러진 사람 - 박하사탕 [영화]
영호의 인생을 망친 것은 증권회사 직원도, 도망간 동업자도 아니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봤다. 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이 영화가 시간을 거꾸로 배치한 작품이라는 것, 1980년대를 지나온 한 남자의 트라우마를 다룬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의 잊은 채 영화를 봤으니, 사실상 아무런 정보 없이 본 셈이었다. 영화는 1999년, 마흔이 된 김영호가 20년 만의 야유회에 불쑥 나타나는 장면으로 시작한
by
김지현 에디터
2026.08.17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몸의 흔적, 관계를 잇다 [미술/전시]
미술은 몸의 흔적을 매개로 타인의 존재를 감각하게 하고, 인간 사이의 관계 회복을 도모한다.
사물에 남는 몸의 자취 인간은 죽지만 모든 것이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우리의 기억 속에 남는다. 예를 들어,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떠올려 보자. 우리는 그들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동상과 초상화, 기록과 이야기들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기억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것들이 모두 한때 존재했던 몸의
by
김한비 에디터
2026.07.31
리뷰
PRESS
[PRESS] 지워진 의미를 다시 읽는 법 - 여성 상징 사전 4 [도서]
『여성 상징 사전 4』는 식물과 광물에 새겨진 여성적 의미를 되짚으며,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상징의 역사를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
과일을 반으로 가르면 가장 안쪽에 씨앗이 있다. 겉으로는 하나의 열매이지만 그 안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의 가능성이 잠들어 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그 작은 구조에 여성의 몸과 생명에 관한 의미를 부여해 왔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과정을 여성의 성장과 출산에 빗대었으며, 붉은 과육과 그 안의 씨앗에서 자궁과 생명의 이미지를 발견했다. 여성을 열
by
오수민 에디터
2026.07.24
리뷰
도서
[Review] 계절이 내게 남긴 흔적 - 계절의 이유
지나온 계절에게 건네는 다정한 작별 인사
어떤 계절의 장면은 영원히 닳지 않는다. 내게는 어린 날의 겨울 풍경이 그렇다. 처음 가 본 눈썰매장에서 아빠와 함께 썰매를 타고 내려와 환하게 웃던 순간. 엄마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고 덕분에 그날은 앨범 속에서도, 내 기억 속에서도 여전히 생생하다. 20년도 더 지났을 그날의 기억은 뼈마디가 시릴 만큼 추운 겨울을 견디게 해 주는 온기와도 같은 추
by
백소현 에디터
2026.06.0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역사가 덜컹거리던 순간, 가정법이 남긴 흔적 -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공연]
그 순간, 역사가 여러 가능성들로 덜컹거렸습니다
‘역사’에서 가정법이 성립할 수 있을까? ‘만약 ~했다면’, 혹은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말들. 이미 일어난 사실을 다루는 역사학자에게 가정법은 의미 없는 것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법의 역사’는 생각할수록 꽤나 흥미롭다. ‘만약 명량해전 직전 이순신 장군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만약 이번 시험에서 한 문제만 더 맞았더라면?’.
by
박선주 에디터
2026.06.07
리뷰
도서
[Review] 파리의 골목에서 만난 예술의 흔적 - 파리의 작은 미술관 [도서]
《파리의 작은 미술관》은 유명 관광지가 아닌 파리 골목의 작은 미술관들을 통해 예술가들의 삶과 도시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있다면 그건 유럽 여행이다. 유럽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있는데 바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그리고 프랑스다. 세 나라 모두 예술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들이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미술관, 음악과 거리 풍경까지. 사진으로만 보아도 예술적인 분위기가 느껴져 언젠가는 꼭 직접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by
임혜인 에디터
2026.06.07
리뷰
도서
[Review] 파리의 골목에서 얻는 삶의 힌트: 파리의 작은 미술관 [도서]
<파리의 작은 미술관>, 김정희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화가들의 공통점은 그림을 위해 파리로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죽음에 가까워지는 순간까지도 붓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자신들의 생의 궤적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그들이 품었던 가장 깊고 오래된 고민은 '자신이 지금 느낀 감각, 감정을 어떻게 온전하게 표현해낼 것인가'에 대해서였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투쟁했고,
by
정희정 에디터
202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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