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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이 공연이 없어도 사랑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기를 - 음악극 ‘브로크백 마운틴’ [공연]
잊을 수 없는 기억과 시대를 견디는 사랑을 노래하는 음악극 <브로크백 마운틴>
9월 5일, <브로크백 마운틴>을 보고 돌아오는 길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공연을 보는 중보다 후가 더욱 그러했다. 글을 써서 내놓는 일이 원래 어려움을 겪는다고는 하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그만두고 싶기도 했다. 내용을 정리하면서도 장면들이 떠올라 속절없이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아야 했고, 그 슬픔과 견디는 과정이 버거웠다. 쓰지 않고 덮어둘까 잠시 고민하기도
by
권혜선 에디터
2026.09.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향기가 없는 존재, 사랑받지 못하는 삶 [도서/문학]
파트릭 쥐스킨트의 『향수』에서 향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했던 그르누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결국 우리가 평생 찾아 헤매는 것은 서로의 존재를 알아보고 사랑하는 일인지 질문한다.
이따금 어떤 냄새를 맡으면 잊고 있었던 그리움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의 체취, 혹은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없을 것만 같은 여행지의 공기 냄새가 그런 것들이다. 말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그러나 아주 짙은 농도의 감정을 느낄 때에는 언제나 냄새와 소리, 촉감 같은 감각들이 함께한다. 라캉의 정신분석학에서 신체에
by
서연화 에디터
2026.09.06
리뷰
도서
[Review] 상자를 쥐고 남겨진 사람들 - 상자 속의 양
누군가를 보내주기 위해서는 결국 무엇을 보내주어야 하는지가 확실해야 하니까
상자 속의 양 죽은 사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휴머노이드와 그 존재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그리고 그 경계에서 파생되는 철학적 고민. 사실 『상자 속의 양』이 다루는 문제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질문들은 오래전부터 SF 장르에서 숱하게 다루어져 왔으니까. 하지만 이번 각본집을 읽으며 조금 다
by
황수빈 에디터
2026.08.1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사랑의 이름으로 쥐여잡은 솔 [음악]
유라가 EP [brush]에 담아 보낸 것
25년 가을, 나는 필례산장으로 잠들러 가는 길이었어 구부정한 능선 위로 물보라 치는 장대비가 꼭 만조 날의 짙은 바다 같이 두꺼웠어 빛이란 것도 한줄기도 내려오질 않고 조그마한 개의 눈 속에도 자꾸만 물안개가 껴있었어 우리는 기울고 있었어 시간은 자꾸만 썩어가는데 여길 깨끗하게 닦아낼 솔도 없었어 그때 불쑥 산어귀부터 또아리친 뱀이 거뭇한 음영 사이로
by
이한별 에디터
2026.07.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고양이, 펭귄, 그리고 박쥐: 배트맨2 [영화]
누구도 구원 받지 못하는 히어로물
창작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세상엔 정말 다양한 취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시간 때우기 용도도 안되는 작품이 누군가에겐 인생에 다시 없을 감동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이야기의 전개 방식 또한 진한 호불호의 영역에 있다. 웹툰을 매일 보는 편인데, 웹 소설 등의 원작이 있는 경우 종종 새드엔딩이면 이만 작품에서 하차하게 결말을 스
by
김유라 에디터
2026.06.03
리뷰
영화
[Review] 두 손을 다 쥐고 살 수는 없어서 - 쇼타씨의 마지막 출장 [영화]
출장 같은 여행을, 여행 같은 출장을 떠난 두 남자가 서로의 사직서와 편지를 바꿔 들게 되는 이야기
언젠가부터 우리는 무언가를 손에 쥐는 법은 배웠지만, 놓는 법은 배우지 못한 채로 살아간다. 일을 쥐고, 관계를 쥐고, 지나간 시간을 쥐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까지 미리 쥐려고 한다. 새로운 무언가를 더 잡고 싶어도 더 이상 손에 쥘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한 손을 펴는 일이 가장 어렵다. 펴는 순간 이미 갖고있는 무언가 흘러내려 영영 돌아오지 않을
by
박지영 에디터
2026.05.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박찬욱의 말맛 [영화]
낯선 언어의 세속화, 익숙한 언어의 거리두기
※ 영화 <올드보이>,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일부 내용 및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누구냐, 넌?" "너나 잘하세요." "해피 버쓰데이, 태주 씨."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박찬욱 감독을 언급하면 이와 같은 강렬한 명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것이다. '아름다우면서도 추하고, 적나라하면서도 은근한' 역설적인 아름다
by
조은서 에디터
2026.04.15
리뷰
도서
[Review]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날, 예술이 주는 안식처 -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속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파헤치다
누구나 불안한 마음을 품고 살아간다.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의 작가 허나영은 자신의 삶에서 얻었던 마음의 상처와 고난을 예술 작품과 예술가의 삶을 통해 치유받는다고 회자한다. 우리가 익히 아는 피카소, 이중섭, 르네 마그리트, 반 고흐, 프리다 칼로 등 많은 예술가의 작품과 그들의 연대기를 통해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고 우리에게 위로의 말을
by
서민주 에디터
2026.03.0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파란마음이 되어주세요
늘 나 자신에게 경고하지만 청춘을 다룬 영화에는 실망하기 쉽다. 남의 청춘 영화를 보는 게 마음이 쓰리고 아니꼬울 때도 있다.
늘 나 자신에게 경고하지만 청춘을 다룬 영화에는 실망하기 쉽다. 남의 청춘 영화를 보는 게 마음이 쓰리고 아니꼬울 때도 있다.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그 시기를 보냈으니 누구나 공감하기도 어려울 테고 누구나 그 시기를 아름답게만 기억하는 건 아닌 이야기. 그래도 사람들이 꾸준히 청춘의 어려움, 청춘의 아름다움, 청춘의 달고 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유
by
조수빈 에디터
2025.10.0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쥐새끼들은 바로 너네들이야 - 도비왈라 [연극]
인도 카스트 최하위 계급인 도비왈라(빨래하는 사람들)로 보는 계급을 다룬 연극
작품 및 창작자 발굴을 통해 실험과 도전, 가능성을 선보인 국립정동극장 세실 창작ing 기획의 연극 <도비왈라>가 9월 21일부터 10월 3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교육의 기회도, 삶을 선택할 기회도 얻지 못한 이들은 오늘도 갠지스 강변에서 온종일 고된 세탁 일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최신식 세탁기가 도입될 거란 소식에 평화롭던 마을은
by
진세민 에디터
2025.09.2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진실이 아닌 관점을 믿기 [도서/문학]
영원히 보완될 수 없는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진실의 고유성이 아닌 관점의 다면성이 있음을 믿는다면
특히 삶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우리는 명쾌한 처방을 바란다. 다만 이런 소망은 때로는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 예로, 자신을 포함한 특정 인물이나 한 집단을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결론짓는 행동은 극단적인 사고를 불러올 공산이 있다. 이러한 진단은 문제를 쉽게 해결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문제를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많은 오
by
서예은 에디터
2025.09.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항해하는 배 - 침몰가족 [영화]
영화 <침몰가족>이 쥐여주는 나침반
때로는 흐르듯 살고 싶다. 잠시 훑고 지나갈 인연에 마음을 활짝 열어두고 싶다. 엄마에게 차마 못 할 속얘기를 버스 옆자리의 낯선 이에게는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너무 위험하겠지? 걱정을 내뱉기도 전에, 멀지 않은 섬나라에서 과감히 위험해지기를 시도한 이들이 있다. 만나자마자 한 배를 타기로 선택한 이들이 있다. 어쩌다 우리 시작은 전단이
by
강신정 에디터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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