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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연
[Review] 비겁하면서 용감한 - 연극 '플리백'
사랑받지 못할 바에야 기꺼이 추락하는 마음
당신은 플리백의 이야기가 낯선가? 플리백이 자신을 감추기 위해 겹겹이 두른 포장지를 모두 뜯어보면, 정말 당신과 그렇게 다른가? 플리백의 문제는 섹스를 너무 좋아한다는 데 있지 않다. 만약 그랬다면 이야기는 오히려 간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플리백의 이야기—무용담처럼 펼쳐지는 애널 섹스, 섹스팅(sexting), 원나잇, 야외플 등등등—를 듣다 보면 그녀가
by
유예현 에디터
2026.08.09
리뷰
공연
[Review] 왜 플리백은 힐러리를 끌어안고 무너졌을까 - 연극 '플리백' [공연]
누군가를 잃고 난 뒤에도 사람은 살아야 하고, 그 빈자리를 어떻게 견디며 살아갈 것인지
연극 <플리백>은 끊임없이 관객을 웃게 만든다. 플리백은 객석을 향해 시선을 던지고, 속마음을 거침없이 털어놓는다. 성적인 농담도, 타인을 향한 냉소도 숨기지 않는다. 그녀의 솔직함은 때로는 통쾌하고, 때로는 불편하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뒤 가장 오래 남은 것은 그 웃음이 아니었다. 나에게 <플리백>은 힐러리를 끌어안던 순간의 이야기였다. 극 중 힐러리
by
신수빈 에디터
2026.08.07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각자의 방식으로, 펜타포트 - 2026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공연]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한여름의 락 페스티벌.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2026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열렸다. 더 발룬티어스와 브로큰 발렌타인, 혁오, 픽시즈,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등 국내외 66개 팀이 사흘간 무대에 올랐다. 서로 다른 장르와 세대의 음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국내 대표 음악 축제인 만큼, 공연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수많은 관객이 모여
by
오가영 에디터
2026.08.05
리뷰
공연
[Review] 인간 안중근을 기록하는 방식: 자객열전2 - 안응칠 워크숍 [공연/연극]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 인간 안응칠을 파헤치는 연극.
연극 <자객열전 2 - 안응칠 워크숍>은 죽음을 앞둔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룬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의 생애를, 우리는 어떻게 기억해 왔는가?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나는 지금껏 안중근 의사를 흑백 사진에 담긴 인물로만 기억해 왔다. 약지 끝을 자르고,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독립운동가, 그것이 내가 아는 안
by
전주현 에디터
2026.07.31
리뷰
공연
[Review] 무게를 진 채로 웃길 수 있다는 것 - 짬뽕 [공연]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연극 〈짬뽕〉은 무거운 역사를 다루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균형 감각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 글은 그 힘의 근원을 배우들의 정교한 타이밍과 앙상블, 소품과 조명을 활용한 섬세한 연출, 그리고 매 순간 다시 반복되지 않는 라이브 공연 특유의 현장성에서 찾는다.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연극 〈짬뽕〉은 무거운 역사를 다루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균형 감각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 글은 그 힘의 근원을 배우들의 정교한 타이밍과 앙상블, 소품과 조명을 활용한 섬세한 연출, 그리고 매 순간 다시 반복되지 않는 라이브 공연 특유의 현장성에서 찾는다. 〈짬뽕〉은 1980년 광주, 중국집 '춘래원'에서 벌어진 배달
by
김민주 에디터
2026.07.28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나는 계속해서 실존감을 찾아간다 [자기소개]
나는 종종 내가 어떤 순간에 가장 선명하게 “나”를 인식하는지 생각한다.
나는 종종 내가 어떤 순간에 가장 선명하게 “나”를 인식하는지 생각한다. 누군가와 깊은 대화를 나눌 때, 낯선 도시를 걷고 있을 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문득 ‘지금의 내가 나답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 감각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를 오래 찾았다. 내게 그 감각의 이름은 실존감이었다. 실존감은 내게 존재를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지
by
손혜림 에디터
2026.07.25
리뷰
영화
[Review] 음성해설로 다시 만난 '남매의 여름밤'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책에서 영화로 이어진 첫 음성해설 경험
도서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을 통해 음성해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알게 되었지만, 실제 영화에서는 그것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궁금했다. 마침 좋은 기회로 서수연 작가가 음성해설을 맡은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 음성해설 버전을 볼 수 있었다. 이미 한 번 본 영화였지만, 이번에는 이야기를 다시 만난다기보다 음성해설이라는 또 다른 감상
by
정선민 에디터
2026.07.2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랑을 말하는 방식 [영화]
같은 프레임 안에 있지만 서로 다른 빛을 받는 두 사람은 이미 다른 세계의 사람이다.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다소 엉뚱했다. SNS를 보다가 "인생 영화가 《드라이브》라고 말하는 남자는 한 번쯤 경계해 봐야 한다"는 농담을 접했다. 왜일까. 이 작품이 그런 밈의 주인공이 된 이유가 궁금했다. 《드라이브》는 자동차 액션보다 침묵이, 총격전보다 시선이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불필요한 설명을 덜어내고 빛과 색, 음
by
신수빈 에디터
2026.07.13
작품기고
The Artist
[Labyrinth] 스러져 섞이는 일
요새의 고민, 스러짐에 대한 고찰.
[illust by Y] 급하게 환경이 바뀌어가는 요즘이다. 그 환경에 섞이는 동시에, 스러지는 느낌이 든다. 원래의 나는 점점 사라지고, 사회가 요구하는 '나'만이 남게 되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요즘이다. 체리필터의 'Happy Day'에서는, '작은 일에도 날 설레게 했던 내 안의 그 무언가는 어느 별에 묻혔나'라는 가사가 있다. 삶은 전부 그
by
윤소영 에디터
2026.07.13
리뷰
도서
[리뷰] 내 인생의 결말을 내가 정할 권리, '피날레'
1982년, 뉴욕현대미술관은 일흔 살의 루이즈 부르주아에게 여성 조각가로는 처음으로 회고전을 열었다. 회고전은 보통 경력의 결산으로 여겨지지만, 부르주아에게는 국제적 평가와 후기 작업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1999년, 여든일곱의 부르주아는 《마망》을 공개했다. 어머니의 직조 작업에 대한 기억을 반세기 만에 거대한 강철 거미로 재현한 이 작품은, 그의 가장 널리 알려진 작업이 되었다. 전성기가 생물학적 나이에 비례한다는 편견, 회고전을 은퇴로 여기는 시각이 틀렸음을 부르주아는 자신의 경력 전체로 증명했다.
# 글을 열며, 1982년, 뉴욕현대미술관은 일흔 살의 루이즈 부르주아에게 여성 조각가로는 처음으로 회고전을 열었다. 회고전은 보통 경력의 결산으로 여겨지지만, 부르주아에게는 국제적 평가와 후기 작업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1999년, 여든일곱의 부르주아는 《마망》을 공개했다. 어머니의 직조 작업에 대한 기억을 반세기 만에 거대한 강철 거미로 재현한 이
by
신동하 에디터
2026.07.04
리뷰
공연
[Review] 이야기는 현실을 어떻게 풍자하는가 - 연극 '구미식' [공연]
연극 '구미식'은 역시 이러한 정치풍자의 형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작품은 현실을 보여주는 데 있어, 오히려 연극이 허구임을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관객에게 드러낸다. 배우들은 자신이 연극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풍자는 개인이나 사회의 모순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현실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방식이다. 풍자를 활용하는 작품 속에서 현실은 허구를 통해 우회적으로 재현되고, 관객은 웃음을 터뜨리는 동시에 그렇게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대상이 누구인지 발견하고,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기에 풍자는 현실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르이다. 연극 '구
by
노미란 에디터
2026.06.30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결혼적령기 미혼 여성, '물질주의자'의 '모순'을 반박합니다 (下) [문화 전반]
영화 <머티리얼리스트>와 책 <모순>이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방식
*** 영화, 머티리얼리스트 (셀린 송, 2025) 『머티리얼리스트』의 주인공은 잘나가는 커플매니저 루시(다코타 존슨). 자신이 성사시킨 고객의 결혼식에서 소위 ‘유니콘’이라 불리는 뉴욕 최고의 싱글남 해리(페드로 파스칼)에게 대시를 받는다. 같은 날, 같은 장소, 결혼식장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던 전남친 존(크리스 에반스)과 마주치면서 루시는 예상하지
by
오은지 에디터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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