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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신의 육화와 인간의 성화 - 욕망하는 중세 [도서/문학]
중세의 끝, 신은 왜 인간의 얼굴을 갖게 되었을까
이은기, "욕망하는 중세", 사회평론, 2013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미술사를 공부하다 보면 신을 중심에 두는 중세 미술과 인간을 중심에 두는 르네상스 미술은 꽤 선명하게 대비된다. 우선 중세 미술에서의 핵심은 신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것이었다. 눈에 보이는 세계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재현하느냐보다, 그 이미지가 무엇을 의미하느냐가 더 중요했다. 이런 목적
by
김한비 에디터
2026.09.18
리뷰
공연
[Review] 작은 시선으로 시작되는 거대한 연결 -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2026'
사람과 사람이 눈을 맞추는 순간에 발생하는 강력한 연결
사회에는 암묵적 합의가 있다. 이를테면 장례식장에서 오프숄더를 입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전철이 오기 5분 전이어도 화장실에서 줄을 서야 하고, 상사의 차를 얻어 탈 땐 조수석에 앉아야 한다. 뒷자리 문을 열면 자네는 내가 택시 기사로 보이냐는 말을 듣는다. 많은 경우 제약들은 서로 간의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관계를 완만하게 만든다. 하지만 때로는 단체
by
이지연 에디터
2026.09.16
리뷰
PRESS
[PRESS] 황후가 된 소녀, 자유를 갈망한 인간 -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
뮤지컬의 마스터피스 <엘리자벳> 여섯 번째 시즌은 11월 15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공연된다.
미치광이와 천재의 운명은 한 끗 차이로 갈린다. 그 차이의 이름은 ‘자유’다. 자유로운 천재는 죽은 뒤에도 영원한 천재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천재가 자유를 박탈당하면, 바로 미친 사람이 돼 남은 생을 괴롭게 버텨야 한다. 자유를 빼앗긴 미친 사람의 말은 헛소리,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은 시끄러운 발악일 뿐이다. 동물도 가진 자유를 잃은 불행한 미치광이가
by
이진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2020년대 멜로드라마 속 질병과 사랑 [드라마/예능]
왜 드라마는 상처받은 마음을 사랑의 이야기로 만드는가?
1.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 드라마를 살펴보면 당대 사회의 변화와 현대인의 욕망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드라마에서 질병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방식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2024년에 방영된 <눈물의 여왕>과 <엄마친구아들>의 여성 주인공들은 불치병과 그에 준하는 암 질환을 경험하지만, 결국 이를 극복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물론 시한부 주
by
김한비 에디터
2026.09.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것을 - 양귀자 [도서/문학]
여성 억압에 관한 담대한 질문을 퍼붓는 강렬한 주인공, 자신의 존재 조건에 스스로 신화적 의미까지 부여하는 주인공 강민주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사랑과 욕망, 자유와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주인공 강민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으며, 그것을 얻기 위해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과 통념을 거침없이 넘나든다. 특히 이 작품은 제목부터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소망하는 것에는 왜 ‘금지된 것’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일까. 누가 무엇을
by
이수민 에디터
2026.09.1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당신의 섬은 안녕한가요 - 김씨표류기 [영화]
표류 중인 서로의 고독을 직시하고 건네는 따뜻한 인사
* 이 글은 영화 결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매일 수많은 사람과 스쳐 지나가고, 손가락 하나로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시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지독한 외로움 속에 살아간다. 수백 수천 명의 관계망 속에 둘러싸여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서 진짜 나를 알아주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서늘한 공허함. 차
by
최수경 에디터
2026.09.0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향기가 없는 존재, 사랑받지 못하는 삶 [도서/문학]
파트릭 쥐스킨트의 『향수』에서 향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했던 그르누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결국 우리가 평생 찾아 헤매는 것은 서로의 존재를 알아보고 사랑하는 일인지 질문한다.
이따금 어떤 냄새를 맡으면 잊고 있었던 그리움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의 체취, 혹은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없을 것만 같은 여행지의 공기 냄새가 그런 것들이다. 말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그러나 아주 짙은 농도의 감정을 느낄 때에는 언제나 냄새와 소리, 촉감 같은 감각들이 함께한다. 라캉의 정신분석학에서 신체에
by
서연화 에디터
2026.09.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인간의 존재가치
자신만의 색을 가진 사람들이 언젠간 꼭 하고 싶은 일은 하고 미련 없이 삶의 종착지로 갈 수 있을 즐거운 인생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는 누군가가 바라는 내일을 살고 있다. 그러니 꼭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살아내 보자.
가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무언가를 기다릴 때, 사람들을 관찰하곤 한다. 여전하게도 적당히 튀지 않는 옷에 고개를 숙이며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든다. 영상을 보기도 영화를 보기도 책을 읽기도 한다. 과연 사람들은 이 지하철과 버스에 몸을 싣고 누구에게 힘이 되러가는걸까? 종종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서로에게 유기질이 된다. 최근 몇 개의 글을 봤다. 지하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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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서로 다른 희망이 충돌할 때 - 호프 [영화]
인간의 시선으로 시작해 외계인의 언어에 도달하며, 서로 다른 존재의 삶과 희망이 충돌하는 순간을 보여주는 영화
호프는 나홍진 감독의 전작 곡성으로부터 비롯된 기대감과 눈길을 사로잡는 예고편까지 개봉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만큼 기대가 컸던 때문인지 막상 영화가 상영되자 관람객의 평가가 꽤나 갈리는 결과가 나왔다. 나도 SF나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했던 터라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극단적인 후기들을 마주하고 더욱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주인공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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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연 에디터
2026.08.2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흥망성쇠에 시비를 가려 무엇하리 - 천명관 '고래' [도서/문학]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고전이 될 이야기
좋은 소설이란 어떤 것을 말할까? 재미있고 감동이 있고 교훈이 있는 것. 혹은 그 어떤 것도 없지만 단 한 문장으로 오랫동안 그 소설을 끌어안고 있게 만드는 것. 각자의 감상은 제각각이지만 개인의 감상을 뛰어넘어 모두를 아우르는 소설을 우리는 대게 ‘고전’이라고 부른다. 고전소설은 그저 오랜 시간을 견뎌낸 책이기에 부여되는 칭호가 아니다. ‘세월’만이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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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아휘 에디터
2026.08.2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어디에 두어도 그 사람인 사람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공연]
목화솜 같은 소리 사이에서 끝내 흐려지지 않은 것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리뷰'
나는 잠시 잊고 있던, 아직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단어들의 조합을 서서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목화솜을 비껴나가는 날카로운 잎사귀. 파도를 다 제쳐두고 수면 위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사람. 1. 성당과 유머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딱 걸렸다. 이 사람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이다. 진작에 내 생각에 ‘확신’을 얻었어야 했는데. 나는 왜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18
리뷰
PRESS
[PRESS] 나는 왜 '슬립 노 모어'를 다시 보고 싶은가 - 연극 '슬립 노 모어'
끝내 완성되지 않는 세계
《슬립 노 모어》를 보고 나온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단순했다. 다시 보고 싶다.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공연 속 장면들이 한 손으로 모이지 않고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피투성이의 예언, 격렬하게 몸을 부딪치는 세 마녀, 복도를 따라 차례로 켜지는 조명, 연회장의 컷컷이 잘리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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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에디터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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