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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무뎌짐을 경계 [사람]
글을 쓴다. 무엇에도 냉소하며 지나치지 않기 위해서.
길을 걷다가 빨간 꽃의 화단과 잘 어울리는 빨간 땡땡이 모자를 보았다. 무심코 사진을 찍다가 "이런 작은 우연에 카메라를 든 게 얼마 만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자니 곤란한 요즘이다. 썼던 소재를 오래전 말라비틀어진 막대사탕을 붙든 아이처럼 계속 핥는다. 아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난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는다. “애정으로 글을 쓴다”는 나름의
by
정영인 에디터
2026.08.19
리뷰
공연
[Review] 엉망인 삶을 웃으며 바라보는 법, 연극 '플리백' [공연]
좋은 예술은 정답을 알려주는 대신,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감정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한다. <플리백>이 보여주는 불편한 간극 역시 그런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는 타인의 실수를 보며 쉽게 웃고, 때로는 누군가의 서툰 모습을 평가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웃음 뒤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선은 결국 타인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 나 역시 실수하고, 때로는 엉망이 되고,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2013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사로잡은 연극 <플리백(Fleabag)>이 한국 무대에 올랐다. 세계 최초 공식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한국 초연은 오는 9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플리백>은 현대인의 고독과 자기파괴적인 욕망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여성 1인극이다. 2013년 초연 당시 에든버러
by
임지우 에디터
2026.08.10
리뷰
공연
[Review] 파격적인 언행과 쉴 새 없이 터지는 냉소, 연극 '플리백'
연극 '플리백'에 대한 후기
어두운 극장 안, 일렁이는 연기와 함께 등장하는 한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앞으로 한 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홀로 채워나갈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까? 나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집중했다.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연극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이야기에 몇 번이나 깜짝 놀랐는지 모르겠다. 휘몰아치던 시간들이 끝나고 극장 안에 불이 켜졌을 때, 나
by
한수빈 에디터
2026.08.01
리뷰
공연
[Review] 저녁 식탁 위의 카프카 - 트랩
세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 <트랩>
세종문화회관에서 11월 7일부터 30일까지 선보이는 블랙코미디 연극 <트랩>은 스위스의 극작가 프레드리히 뒤렌마트의 단편소설 <사고>를 원작으로 한 법정극으로, 2024년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트랍스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네 명의 전직 법조인들과 한 명의 가사도우미가 이끌어가는 하룻밤의 저녁 만찬을 배경으로 하는 연극 <트랩>은
by
유민 에디터
2025.11.1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선물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게 중요하다 [도서]
냉소적이었던 내가 이승우 작가의 <사랑의 생애>를 읽은 후 든 생각
“나한테 정말 문제가 있나 봐.”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의 주인공 테드가 문득 충격적인 얼굴로 하는 말이다. 그는 ‘hopeless romantic’이다. 우리말로 하면 ‘못 말리는 낭만주의자’ 정도 되겠다.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낭만적인 사랑을 믿는 사람, 이는 어떤 역경에도 사랑이 있을 거라 믿는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에게 문제가 있을 거
by
채수빈 에디터
2025.05.17
오피니언
공연
[오피니언] 냉소는 간편하고 풍자는 난망하므로 – 연극 스카팽 [공연]
유머는, 재미는 삶의 무게를 내 마음대로 정하는 주체성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겁다고 진짜 무겁게 들고 있다가는 어깨가 탈골될지도 모른다. 그럴 때는 능구렁이처럼 그걸 왜 들고 있냐며 풉 하고 웃어주는 재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곤란할 때 언제나 멋지게 도와줄 사나이, 스카팽”
올해 3월 나는 엉엉 울었다. 내가 재미없어질까 무서웠기 때문이다. 재미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떤 식으로 생각해도 견딜 수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살다가는 얼마 안 가 나의 남은 재미가 모두 없어질 것만 같았다. 유머는, 재미는 삶의 무게를 내 마음대로 정하는 주체성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겁다고 진짜 무겁게 들고 있다가는 어깨가 탈골될지도 모른다. 그
by
진세민 에디터
2024.05.04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알록달록한 슬픔과 발랄한 냉소의 세계로 - 밴드 ‘나노말’
평범하지 않은 팝 음악을 하는 인디 팝 밴드, 나노말
‘알록달록한 슬픔과 발랄한 냉소’. 밴드 나노말의 첫인상이었다. 통통 튀는 유쾌한 멜로디에 리듬을 타다가도 가사에 귀를 기울이면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내 마음의 얼룩덜룩한 한구석을 누군가에게 들켜버린 것 같다. 2020년 EP 앨범 <행복회로 돌리는 중>을 시작으로 <행복회로 터지는 중>, <행복회로 불타는 중>을 발표하며 독특한 매력으로 음악 활동
by
김소원 에디터
2023.02.0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나는 냉소보다는 차라리 위선을 택하려 한다 [도서/문학]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이소영 교수의 『별것 아닌 선의』
해외 선교나 봉사 가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끌어안고 환하게 웃는 유명인들의 화보를 본 적이 있는가. 잡지 인터뷰에서 한 원로 여성 배우는 ‘아이들이 저기서 저러는데 혼자 고급 호텔 가서 자는 게 미안해 울었다’는 틀에 박힌 ‘착한’ 말씀을 하신다. 읽어내려가던 나도, 『별것 아닌 선의』의 저자, 이소영 교수도 반발심이 솟아 어느새 냉소의
by
박예진 에디터
2022.11.12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통속, 신파, 유치찬란 [드라마]
사랑에 냉소적인 젊은이들, 신파같은 사랑에 빠지다
<케세라세라>는 2007년 방영된 드라마로 현재로부터 무려 14년 전의 작품이다. 으레 멜로드라마가 그렇듯 <케세라세라> 또한 4명의 메인 남녀가 등장한다. 재벌 2세 혜린과 그녀의 오빠 준혁, 평범한 회사원 태주와 서울로 갓 올라온 은수. 이들의 출신성분이나 초기 설정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반복 재현되어온 캐릭터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작품은 그
by
유여온 에디터
2021.10.21
리뷰
전시
[Review] 확장된 기호 - 유에민쥔, 한 시대를 웃다!
작가의 확장, 그리고 기획의 번뜩임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중국에서 일어난 문화대혁명과 천안문 사태는 국가가 개인을, 사상이 존재를 압도하는 시대적 상처였다. 시대의 칼날에 베인 중국 사람들에게 역사는 트라우마가 되어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친다. 역사의 상처는 시간이 덮여 색을 잃어갈 뿐, 사라지지 않는다. 유에민쥔은 천안문 사태를 목도한 사람 중 하나다. 그는 강박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반
by
손진주 에디터
2021.02.16
리뷰
전시
[Review] 한 시대를 웃으려면 입을 크게 벌려야 해요 - 유에민쥔 한 시대를 웃다!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중인 유에민쥔의 최대 규모 개인전. 한 시대를 웃다!
온 세상을 삼킬 듯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이 사내는 누구일까. 무엇이 우스워 웃고 있는 걸까. 진정 행복하고 기뻐서 웃는 것인가. 그에 대한 답. 그는 유에민쥔, 중국의 '냉소적 사실주의자'로 대표되는 현대미술가. '냉소'에서 바로 유추할 수 있듯, 그 웃음은 진짜가 아니다. <유에민쥔 한 시대를 웃다!> The Entombment, Oil on Can
by
송민형 에디터
2021.02.15
리뷰
전시
[Review] 시대의 아픔을 웃음으로 기록하다 - 유에민쥔
유에민쥔: 한 시대를 웃다! 展
학창 시절 중국 미술사 수업을 재미있게 들은 기억이 있다. 다양한 민족과 함께 유구한 역사를 거쳐 온 중국은 미술사 또한 동적이고 드라마틱하다. 특히, 현재 중국의 풍경과 직접적인 상관을 맺는 현대사와 관련하여 어떻게 문화 예술이 정치적·사회적 간섭을 받았으며 예술가들은 어떻게 대응했는지 알아보는 시간은 역사와 결부하는 방법론을 통해 중국 미술을 보다 심
by
조현정 에디터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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