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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서
[Review] 가장 약하고 흔들리는 인간 속에 존재하는 한 줄기의 빛 - 가르멜 수녀들의 대화
가톨릭 서사의 거장, 베르나노스가 말하는 ‘종교적 인간’의 의미를 찾아서
꽤 예전부터, 나는 스스로를 ‘종교적 인간’이 아니라고 정의해왔다. 이것은 무신론자, 혹은 불가지론자라는 갑작스러운 선언이 아니다. 무형의 절대적 존재에 대한 인류의 오래된 믿음 자체는 흥미로우나, 나 자신이 신을 믿고 의지하기에는 의심이 너무 많으며 그를 구심점으로 하는 집단에 속하기에는 너무 개인주의자인 탓에 종교를 삶의 일부로 들일 수 없었다는 말이
by
신지원 에디터
2026.05.11
리뷰
공연
[Review] 보다 가까이에서 발레를 즐기는 방법 - M발레단, 민쿠스 발레 Suite: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관객친화적인 M발레단의 어린이날 기념 공연
5월 2일 토요일, M발레단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마련한 〈민쿠스 발레 SUITE〉 공연이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발레의 두 유명한 작품, 〈돈키호테〉와 〈라 바야데르〉의 핵심 장면만을 엄선해 담아낸 공연이었다. 두 작품 모두 너무나 유명하지만, 각각 전막으로 만나려면 두 배의 시간과 기회가 필요했을텐데 하이라이트 중심으로 구성된 덕분에 서로 전
by
이영진 에디터
2026.05.10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타투; 서사의 부재가 만들어내는 가벼움
서사를 쌓거나, 공격을 감수하거나.
타투는 공격받지 않는다. 타투를 새긴 존재의 가벼움이 공격받는다. 이건 마치 인간의 몸이 지닌 항상성의 작동과 비슷한 현상이다. 우리 몸은 어떤 외부 환경의 변화 속에도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사회도 마찬가지로 그 나름으로 확립한 가치관이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도록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다. 사회라는 신체의 시스템이라는 혈관을 따라 흐르는 가치
by
김상준 에디터
2026.05.08
리뷰
PRESS
[PRESS] 상승하며 침잠하는 빛 - 도서 '촛불'
우리는 얼마나 명확하게 이해하려 애쓰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1. 인상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가스통 바슐라르라는 철학자는 개념보다 모호한 인상이 먼저 전달되는 이름이다. 자연현상을 심리적 원형으로 사유하는 철학자, 물질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사상가. 내게도 모호한 원초적 원소들의 이미지와 엮인 이름으로 기억된다. 『촛불』을 읽은 지금도 그 인상이 크게 엇나가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by
이승주 에디터
2026.05.07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발레의 언어로 표현된 심청의 이야기, 과거를 통해 미래로 향하다 [공연]
창작 40주년을 맞이한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 과거를 통해 미래로 향하다
유니버설 발레단(Universal Ballet, UBC)의 창작 발레 <심청>(Shim Chung- A Legend from the Far East)이 창작 40주년을 맞아 2026년 5월 1일부터 5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되었다. 2026년 제16회 대한민국 발레축제의 초청 공연이자 개막 작품이기도 한 발레 <심청>은 1986년 9월
by
이다연 에디터
2026.05.05
리뷰
PRESS
[PRESS]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을 연극화 한다는 것 - 연극 '운베난트'
이름 붙여지지 않은 채로, 이해되지 않은 채로, 하지만 존재했던 것
1. 언어에서 신체로 건너가는 작품 슈테판 츠바이크는 인간 내면의 균열과 억압된 욕망을 집요하게 탐구한 작가로 평가된다. 그의 1927년 중편소설 감정의 혼란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지적 유대와 그 이면에 잠복한 감정의 긴장을 정교하게 포착하며, 말해질 수 없는 욕망이 어떻게 관계를 왜곡하고 파열시키는지를 서사적으로 축적해 나간다. 이러한 텍스트를 무대 위
by
이승주 에디터
2026.05.0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이거 진짜 죽여주는 공연이다! -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
비틀쥰수가 외치는 죽음의 문턱 앞, 유쾌한 삶의 찬가
* 본 글은 뮤지컬 <비틀쥬스>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이거 진짜 죽여주는 공연이다!" 진짜다. <비틀쥬스> 뮤지컬에선 진짜 사람을 죽이고, 죽여줄만큼 웃기다. 팀 버튼 감독의 기괴하고도 매혹적인 동명 영화가 무대 위에서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올해 2월,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자꾸만 나에게 '비틀쥰수(김준수 비틀쥬스)'의 넘버 영상을 띄워주기
by
이소희 에디터
2026.04.28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여성’이라는 기표의 정치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이 달의 공연 1 [공연]
연극 ‘The wasp(말벌)’가 새롭게 재해석하는 폭력의 의미
연극 ‘The Wasp(말벌)’(이항나 연출)의 한국 라이선스 초연은 제작사 해븐프로덕션이 기획 제작, 글림 아티스트가 공동 제작을 맡아 2026년 3월 8일부터 4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영국 극작가 모건 로이드 말콤(Morgan Lloyd Malcolm)의 극본을 기반으로 2015년 런던 햄스테드 극장에서 초연되었고, 길렘 모
by
이다연 에디터
2026.04.25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여정의 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오로지 ‘나’였다 - '내 심장을 쏴라', '벽오금학도' [문화 전반]
편재(遍在)하는 청춘(靑春)들의 생에 바치는 두 권의 헌사
* 이 글은 <내 심장을 쏴라>와 <벽오금학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왼) <내 심장을 쏴라>(2009), 정유정 지음, (오) <벽오금학도>(1992), 이외수 지음 예상치 못한 어느 절묘한 순간, 우리는 종종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존재를 만나거나 신비한 사건을 겪고는 한다. 혹은 그러한 책을 읽게 되거나. 전혀 비슷한 구석이 없는
by
신지원 에디터
2026.04.1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의 잘 자라는 말은 대부분 진심이고
밥 잘 먹으라던가 추위 조심하라는 건 솔직히 빈말이다
어릴 때부터 잠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학교나 아르바이트가 그나마 방지턱 역할을 해 주었는데, 그마저도 없으면 여지없이 미국의 시간으로 살고는 했다. 로스앤젤레스 어디서 레이첼이 잠들 무렵에 나도 유튜브를 끄고 커튼을 친다. 슬슬 방으로 누런빛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와 미국은 15시간가량의 시차가 있다. 딱히 자기연민 섞인 고백은 아니
by
이지연 에디터
2026.04.16
작품기고
The Writer
[소설] 선점
나의 쌍둥이에게
방은 점점 좁아진다. 나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때까지 방이 줄어든다. 내가 커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무 오랫동안 여기에 있었다. 나는 자랄 수밖에 없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내가 여기 있다고 발로, 주먹으로 마구 벽을 때렸지만 보이는 것 하나 없다. 즐겁게 웃거나 가끔은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오지만 한 겹 벽 너머로는 갈 수 없다. 내
by
이다혜 에디터
2026.04.13
리뷰
PRESS
[PRESS] 신화의 무의식을 복원하는 지적 투쟁 - 도서 '제3의 신화학'
보편이라는 환상과 권력을 넘어선 제3의 상상력
대중적 신화 이해는 종종 신화를 이성이 지배하기 이전의 순수한 상상력이나 인류 공통의 원형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제3의 신화학』에서 저자는 이러한 통념에 균열을 가한다. 그의 관점에서 신화는 결코 가공되지 않은 원석이 아니다. 그것은 서구의 합리주의와 중국의 중화주의라는 거대한 힘의 논리에 의해 기획되고 재구성되어온 정치적 산물이다. 이 책은 표준으
by
이승주 에디터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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