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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삶이 이토록 미완성이라니 - 연극 '삼매경'
“나의 아름다운 미완성”의 가치, 미완성을 쫓아 살아가야만 했던 삶의 가치를 쫓다
삼매-경 1. 잡념을 떠나서 오직 하나의 대상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경지. 이 경지에서 바른 지혜를 얻고 대상을 올바르게 파악하게 된다는 뜻의 불교적 용어. 그야말로 삼매경이다. 저 무대 위에 오른 배우가 극 속 인물로서 말을 거는 것인지, 그가 개인으로서 관객을 마주하며 민낯을 드러내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포효하듯 외치는 대사에 담긴 것이 배우로서 표
by
정현승 에디터
2026.03.18
리뷰
공연
[리뷰] 무너진 경계, 거짓말처럼 흩어지는 진실의 파편들 -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내가 살던 그 집엔’ 이 연극의 제목은 하나의 서늘한 선언이다. 집이 안온함과 귀속감의 상징이라면, 이 연극은 그 상징이 처음부터 이 여성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음을 고발한다. 그들은 온몸으로 집을 지탱했으나 주인이 되지 못했고, 집 안에 있었으나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으며, 도망치고 싶어도 도착할 다른 집이 없었다. 이 글은 그 부재의 공간에 무엇이 있었고 무엇이 없었는지를 따라가려는 시도다.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 연극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로비를 지나 문을 열면 무대와 객석을 구분 짓는 전통적인 경계는 지워져 있다. 어디가 무대이고 어디가 객석인지를 판단하려는 관객의 오랜 습관은 무력해지고, 자리를 찾아 앉는 행위 자체가 이미 이 연극의 세계로 진입하는 참여의 과정이 된다. 공간 한쪽에는 한자 여덟 팔(八) 모양의 비석이 쓰러져 있
by
신동하 에디터
2026.03.1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부케 만들기
결혼식 부케를 만들면서
대학생 때 만나서 오래 알고 지냈고 가까운 사이의 언니와 한 동생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하필 두 사람의 예식 날짜와 시간이 겹쳤고 한 결혼식은 지방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 난처했다. 두 사람 모두 나에게 본식 부케를 맡기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 끝에 지방으로 내려가는 결혼식을 선택했고 본식 부케는 서울에서 예식을
by
김지연 에디터
2026.03.1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존재는 기록만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공연]
기록과 역할 밖의 자아에 대한 고찰
첫 번째 일화이다. 얼마 전 SNS에서 본 이야기이다. 회사 면접에서, ChatGPT에 ‘지금까지 나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나의 특성과 역량을 판단해 줘’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그 결과를 면접관들에게 보여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제 지원자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지피티와의 기록’이 사용되는 시대가 왔다. 두 번째 일화이다. 나는 TV를 보지 않
by
김승주 에디터
2026.03.05
리뷰
도서
[Review] 어느 독자의 일기 -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도서]
날씨에 따라 변하던 나의 태도는 지극히 인간적이었다는 걸 누군가의 기록을 통해 알게 됐다.
영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나온 자막을 본 순간, 참았던 감정이 튀어나왔다. 슬픔, 분노, 참담함이 섞인 감정이었다. 울컥하는 장면들이 숱하게 등장해도 잘 참았는데 역사 기록의 문장을 옮긴 자막을 보고 울고 말았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관객이 ‘실화를 바탕으로’라는 문구가 들어가면 더 관심을 가진다. 첫 단락에 적은 최근 경험까지 미루어보면, 인간이
by
강득라 에디터
2026.03.02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1호 독자인 나에게 [셀프 큐레이션]
이토록 서툴고 고집스러운 과정을 나는 꽤나 좋아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 글을 쓰는 사람은 당연히 나지만, 어쩌면 내 글을 가장 많이 읽게 될 사람도 역시 나라는 생각. 글을 세상에 내보내는 이유야 물론 더 많은 독자에게 닿고 싶어서겠지만, 그에 앞서 반드시 환심을 사야 할 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내 글을 질릴 만큼 반복해서 읽고, 집요할 만큼 깐깐하게 읽을 독자인 나 자신이다. 글은 퇴고 과정에서
by
강채연 에디터
2026.03.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도서/문학]
사랑과 저항은 하나이고, 사랑과 치유가 하나라고 시집 전체가 작게 말하고 있다.
"사랑과 저항은 하나이고 사랑과 치유도 하나라고 이 시집 전체가 작게 말하고 있을 뿐, 어떤 시도 직접적으로 크게 말하고 있진 않다. 진은영의 정련된 이미지들 뒤에는 얼마나 많은 사유와 감정이 들끓고 있는가. 더 중요한 것은 사유와 감정이 하나의 언어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아름다움, 진은영은 그런 것을 가
by
손예주 에디터
2026.03.01
리뷰
도서
[Review] 너 자신을 기억하라, 메멘토 북 [도서]
나와 더 친해지길 바라, 기록이라는 다리를 건너서
기록의 중요성이 새삼 조명받는 시대다. 감사일기, 칭찬일기, 모닝페이지, 불렛저널….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결국은 ‘기록’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인다. 해가 바뀌는 1월이면 어김없이 다이어리 코너에 사람이 북적이고, “올해는 꼭 써보겠다”는 다짐이 저마다의 새해 목표 목록에 오른다. 기록은 어느덧 자기계발의 기본값처럼 자리 잡았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by
양혜정 에디터
2026.02.27
리뷰
도서
[Review] 오직 내 안에 있는 정답을 찾아 - 메멘토 북 [도서]
견고한 네모박스를 탈피해 가장 자유로운 마음으로 나만의 문답을 기록해 보자
메멘토 북은 ‘기억하라’(Memento)는 말처럼 흩어지는 생각·감정·순간을 질문과 나만의 답으로 붙잡고 기록하는, ‘나의 기억 아카이브’다. 처음 책을 만나고 나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전공책 하나만큼의 두께와 강렬한 표지색, 그에 걸맞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거대한 폰트 크기의 메멘토라는 제목. 그리고 그와 극명히 대비될 만큼 상당 부분의 여백, 무(
by
채혜인 에디터
2026.02.25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좋아하는 것을 따라 쓰는 시간 [셀프 큐레이션]
사운드와 공연, 레코드와 록을 지나 내가 붙잡아온 취향의 기록
좋아하는 것을 따라 쓰는 시간 아트인사이트 에디터가 되어 글을 쓴 지 이 년 차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하며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단단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글을 쓰는 일은 좋아서 시작했지만, 동시에 해야 하는 일이 되었
by
박지영 에디터
2026.02.25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너는 나의 위로 [셀프 큐레이션]
언젠가 나의 글을 빌려 쓸 날을 위해서
아트인사이트에 첫 글을 기고한 게 2022년 여름이니, 벌써 4년이 다 되었다. 중간에 1년 정도 쉰 기간을 제외하고도 벌써 82편의 글이 이곳에 쌓였다. 내 삶에서 이토록 꾸준히, 오래 한 일이 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내 인생에서 손에 꼽히는 시간이다. 마이페이지 속 작성된 글들을 기웃거리듯 들춰보다가, 두 편의 글에 유독 마음이 쓰인다. 시선이
by
백소현 에디터
2026.02.24
리뷰
도서
[Review] 내가 사랑하는 것은 ‘실제의 나’인가요? – 메멘토 북
흘러가는 작은 조각들을 붙잡는 행위
아침에 눈을 뜨면, 전날의 내가 아닌 새로운 내가 거울 속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말투와 걸음걸이, 손끝의 움직임까지 조금씩 달라졌지만, 다른 사람은 알아채지 못해도 나 자신만이 아는 변화입니다. 우리는 순간순간 다른 자신으로 존재하며, 그중 하나를 선택해 하루를 살아갑니다. 메멘토 북은 바로 이러한 순간들을 붙잡는 장치입니다. 하루 동안 느낀 감정
by
김윤하 에디터
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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