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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사춘기 속의 목소리 - 김행숙, '사춘기' [도서]
이따금 모든 것을 아는 것 같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으며, 죽었다 깨어난 것 같은
김행숙의 첫 시집, 『사춘기』에서는 나를 구심점으로 ‘엄마’와 ‘여자’, ‘아이’를 넘나든다. 마치 스스로를 낳은 듯 보이는 이 화자들은, ‘나는 나 혼자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혼잣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의 앞뒤로, 내가 낳은 타인과, 나를 낳은 타인을 잘라내고 ‘나 혼자’로만 세계를 구성하는 것 같아서. 이것은 시에서만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시
by
양예지 에디터
2025.07.30
리뷰
도서
[Review] 중세 수도원의 탐정 -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21
캐드펠 수사, 그는 누구인가
12세기 중세 잉글랜드의 수도승, 십자군 전쟁의 참전용병, 그리고 추리소설. 이 언밸런스한 조합은 얼핏 들으면 다소 생경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낯선 조합으로 장장 18년 동안 집필된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특유의 화려하고 절제적인 문장과, 목가적인 수도원 생활 디테일, 내전의 여운과 복잡한 인간 군상 묘사를 자랑하며 22개국에 소개,
by
양예지 에디터
2025.07.21
리뷰
도서
[Review] 완벽한 정의란 없다 - 캐드펠 수사 시리즈
좀 늦었구려, 소식은 진작 전해 들었소. 세상은 아직도 혼란 속에 있다고.
내가 생각하는 추리소설의 탐정의 기본 설정값은 셜록이다. 감정을 극한으로 배제해 마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냉정하고 합리적인 사람 말이다. 추리나 사건 해결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추리소설은 이야기 전개가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캐드펠 수사는 수도회의 수사다. 그렇다고 캐드펠이 완전 무결한 모습의 성직자이기만 하느냐,
by
조수빈 에디터
2025.07.18
리뷰
도서
[Review] 산만함, 사유의 빈틈을 채우는 지적 풍요 -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도서]
집중 강박에 맞서 '산만함의 미학'을 논하다.
최근 요한 하리의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으며 현대 사회의 집중력 위기 실태와 그 다층적 원인, 해결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도야마 시게히코의 『생각의 도약』에서는 생각의 씨앗을 뿌린 후 시간적 여유를 두고 천천히 숙성시켜야 한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그러던 중 이번에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의 표지에 적힌 "지적 행복은 오직
by
최민서 에디터
2025.07.12
리뷰
도서
[Review] 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 [도서]
우리가 ‘창의적 사고’를 장려하든 그렇지 않든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은 탄생한다.
어렸을 때부터 참 많이 듣고 자랐다. ‘창의적인 아이’, ‘창의적인 생각’ 그것이 마치 모든 걸 해결해 줄 것만 같았고 꼭 가져야만 하는 특성 같았다. 너무도 당연하게 자라왔기에 ‘창의성’이라는 단어가 어느 순간부터 만들어졌는지는 궁금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의 이름을 보고 문득 위화감이 드는 것이다. 나는 창의성이라는 단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by
박차론 에디터
2025.07.08
리뷰
도서
[Review] 창의성 톺아보기 - 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
의심하지 않던 가치가 알고보니 사회가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
새뮤얼 W. 프랭클린의 [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는 우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온 ‘창의성’이라는 개념을 비판적으로 되짚어보는 책이다. 흔히 창의성은 개인의 고유한 재능, 혁신의 원천, 예술적 표현의 정점처럼 여겨져왔다. 그러나 저자는 창의성이 단지 개인적인 자질이나 감성의 산물이 아니라, 역사적 필요와 사회적 맥락 속에서 구축된 ‘전략적
by
이영진 에디터
2025.07.08
리뷰
도서
[리뷰] 산만하니까 사람이지 - 창조적 영감에 대하여
산만함을 꾸짖지 않는 책, 《창조적 영감에 대하여》 리뷰
<창조적 영감에 대하여>를 처음 펼쳤을 때는, 이 책 또한 다른 자기계발서들과 다르지 않으리라 간주했다. '느림의 미학', '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은 이미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같은 내용을 어떻게 풀어나가는 지는 저자의 역량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저자는 책의 부제인 ‘천천히 사유할 때 얻는 진정한 통찰의 기쁨’을 차근차근 풀
by
원나루 에디터
2025.07.08
리뷰
도서
[Review] 잃어버린 삶을 짓는 일곱 가지 방법 - 도서 '벌집과 꿀'
잃어버린 삶의 조각을 찾아 떠나는 디아스포라의 조용한 여정을 그린, 희망과 재건의 소설을 읽다
멀리 있는 듯하지만 멀리 있지 않은 것 우리는 간혹 미디어에서 타의에 의해 살던 곳을 떠나온 사람들에 관한 소식을 접한다. 은연중에 그들의 사연이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의 이야기가 그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전작 《스노우 헌터스》부터 디아스포라의 삶을 다룬 폴 윤의 신작 《벌집과 꿀》은 그 순간을
by
전지영 에디터
2025.07.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다만 이야기가 남겨져서 [도서]
다만 이야기가 영원한 유산처럼 남을 것이다.
삶은 다채로운 이야기들의 뭉치다. 하나의 끝을 잡고 따라가면 반드시 다른 어딘가에 묶이고 얽혀있는, 실타래 같은 이야기의 덩어리다. 그러니까 나의 삶은 언제 어디선가 연결된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것. 나의 이야기는 당신의 이야기와 얽히고 연결되고 퍼져나간다. 하나의 삶이 끝났을 때, 끝난 자의 이야기가 삶보다 더 오래도록 남아있는 것은 그런 이유다.
by
차승환 에디터
2025.06.25
리뷰
도서
[리뷰] 한국형 판타지의 미학 - 기병과 마법사 [도서]
기병으로 다시 쓴 판타지
판타지라면 주로 서양 중세를 배경으로 한 기사와 마법사, 용과 성의 이야기들을 많이 읽어왔다. 그런 의미에서 배명훈의 『기병과 마법사』가 표방하는 "바로 여기가 원본인 판타지"라는 선언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이는 한국 판타지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자, 그에 대한 하나의 확신에 찬 답변이다. 이 소설이 한국형 판타지라고 말할 수
by
오지영 에디터
2025.06.20
리뷰
도서
[Review] 예술은 본질로 돌아가는 과정 - 타샤의 집
삶의 방식을 고스란히 녹여낸 타샤의 집
타샤 튜더는 저명한 그림책 작가이자 가드너이다. <타샤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이 책에서는 타샤의 삶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원제는 'Tasha Tudor's Heirloom Crafts'인데, 직역하자면 '타샤 튜더의 수공예'이다. 타샤의 인생을 알고 나니 국내 제목이 더 정답고 담백한듯싶다. 타샤 본인도 '수공예'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by
채수빈 에디터
2025.06.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갑갑증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든 적이 있나요? [도서/문학]
갈 길을 잃은 청년들의 방황, 최진영 작가의 언어로 들여다보기.
["얘, 넌 어디쯤이니? 왜 늦었니? 뭐가 힘드니?"] 사회는 종종 청년들에게 묻는다. 지금 어디쯤이고 무엇을 하길래 늦냐고. 진학, 취업, 결혼 등 그들은 수많은 질의응답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최진영 작가의 단편 소설 「어디쯤」에서도 ‘나’의 아버지는 계속 어딘가로 가라고 아들을 재촉한다. 하지만 블랙홀에 빠진 듯 ‘나’와 검은 파카의 사내는 “성
by
최은파 에디터
202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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