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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연
[Review] 고백이 책임을 대신할 수 있을까 - 연극 플리백 [공연]
이해와 면죄 사이의 경계
연극 〈플리백〉을 보고 극장을 나서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단순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유명한 원작과 수많은 수상 기록, 세계적인 흥행 소식을 읽으면 분명 내가 놓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 뒤에도 주인공의 이야기는 내 안에서 하나의 의미로 정리되지 않았다. 물론 모든 작품이 관객에게 공감이나 위
by
이수진 에디터
2026.07.3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짧은 순간, 오래가는 여운 – 걸스온탑(2017) [영화]
겁쟁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부끄럽지만, 괜히 남의 일 같지 않아 마음이 간다. 오늘 다시 이 영화를 펼쳐 보면 꿈을 생각하게 된다. 발 딛고 선 현실이 품지 못한 꿈 말이다.
며칠 전 영화관에서 나홍진 감독의 '호프(HOPE)'를 보고 왔다.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는 평이 자자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호'였다. 다만 영화 자체보다 영화관에 가기까지의 과정에 되레 진이 빠졌다. 예매하기까지 꽤 먼 길을 돌아갔기 때문이다. 예매했다가 취소했다가 시간을 바꾸기를 반복했다. 남들도 영화 한 편 보기로 마음먹는 데 이만큼 에너지를
by
백승원 에디터
2026.07.30
오피니언
문화 전반
[오피니언] 약함이라는 연결고리, 서로에게 의존하며 살아간다는 것 [문화 전반]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효율적인 이동과 노동력을 중심으로 정상성의 기준을 세우고, 이에 미달하는 상태를 장애나 불필요한 것으로 분류해 왔다. 장애는 신체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 특정 능력을 경제적 유용성으로 평가하는 사회적 기준이 만들어낸 개념에 가깝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일상의 생활 공간으로 끌어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서울 도봉구 백운시장 내 책방 ‘생활용품’(우이천로 477)에서 열린 인문 프로그램 <시장에 선 철학자>다. 첫번째 회차에서는 ‘다양한 몸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주제로 자본주의적 생산성 규범과 그 안에 작동하는 배제의 구조를 다루었다. 이번 강연은 목광수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목광수 교수는 정의론과 생명의료윤리, 인공지능 윤리 등 실천윤리학을 주로 연구해 온 학자다. 그는 이번 글에서 장애를 특정 소수자의 특수한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인간 생애 전반에 내재된 ‘보편적 취약성’의 관점으로 풀어냈다. 존 롤즈 계약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아마르티아 센의 역량 접근법을 경유하며, 장애 윤리가 시혜나 동정이 아닌 동등한 시민의 공존을 위한 ‘보편 윤리’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효율적인 이동과 노동력을 중심으로 정상성의 기준을 세우고, 이에 미달하는 상태를 장애나 불필요한 것으로 분류해 왔다. 장애는 신체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 특정 능력을 경제적 유용성으로 평가하는 사회적 기준이 만들어낸 개념에 가깝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일상의 생활 공간으로 끌어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서울 도봉구 백운시장 내 책
by
신동하 에디터
2026.07.26
작품기고
The Artist
[那의여백] 무더위
모든 것이 느려지는 계절을 지나며
모든 게 녹아내리는 계절이다. 잠깐만 걸어도 몸이 바닥에 달라붙는 듯한 감각은 매년 낯설기만 하다. 차라리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지는 여름의 더위지만, 이에 굳이 맞서지 않고 흘려보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괜히 버텨보려 애쓰기보다 시원한 것 하나씩 붙잡으며 천천히 지나가 보자.
by
노유나 에디터
2026.07.2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마음의 모양
내가 오래 바라보았던 건
내가 가진 고약한 버릇 하나를 고백한다. 나는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그 사람의 단점을 먼저 발견하려 한다. 돋보기를 들고 유심히, 뚫어져라 관찰하면서 기어코 그 사람의 흠을 찾아내고야 만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한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그 사람에게서 ‘내가 되고 싶지 않은 모습’을 미리 찾아내는 것이다.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도 주변 사람들의 단점부터
by
백소현 에디터
2026.07.24
리뷰
PRESS
[PRESS] 악보 상점 혜화점은 여덟 시에 그림을 판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3 - Quartet Horizons [공연]
그림 두 점이 도착했습니다. 감상 모드를 종료하지 마세요.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3 리뷰
그와 나는 7시 30분이 한참 되기도 전에 혜화역에 도착해 수분감 가득한 마로니에 공원 한가운데를 거닐기도, 예술가의집 계단 쪽에 서서 사진을 찍기도 하며 8시의 현악사중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가방 속에서 이제는 익숙해진 까만 디지털 카메라를 들어 그를 이곳저곳에 세워두다가, 다른 관람객들이 일찍이 하콘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23
리뷰
PRESS
[PRESS] 카메라보다 먼저, 문장으로 지은 세계 - 상자 속의 양 [도서]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문장으로 먼저 지은 세계, 『상자 속의 양』 시나리오북
보이지 않는 것을 활자로 읽는 일 — 고레에다 히로카즈 『상자 속의 양』 시나리오북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해준다는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고인의 사진과 영상,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화면 속에서 그 사람의 얼굴로 말을 건네는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상하이로 날아가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직접 만났다. 휴대폰
by
박지영 에디터
2026.07.21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빨간 수화기 너머로 [사람]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통화하시겠습니까?
서울과 고양의 경계에서 지하철 3호선에는 지상과 지하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다. 서울시와 고양시의 경계에 놓인 7개의 역을 거치는 동안, 열차는 바다 깊은 곳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고래처럼 암흑에서 벗어난다. 특히 맑은 날이면, 고개를 들라 재촉하듯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릴스의 세계에서도 잠시 해방될 수 있다. 평일 오후 2시에서 3시쯤 이 구간을
by
유예현 에디터
2026.07.13
리뷰
도서
[Review] 서로 다른 우리가 서로에게 가닿을 때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서로에게 가닿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내가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작가의 가장 내밀한 시선을 마주할 수 있어서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직업을 풀어낸 에세이를 좋아한다. 내가 미처 몰랐던,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데다 그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에세이는 산만한 나에게 부담이 적은 장르다. 중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더라도 언제든 다시 이어 읽을 수
by
백소현 에디터
2026.07.13
작품기고
The Artist
[那의여백] 거제 야호, 그 너머의 이야기
사람을 기억하게 만드는 진심에 대하여
서로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고, 엉뚱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계산보다 호기심이 먼저 앞서는 순간들. 그 자연스러움은 누군가 만들어낸 캐릭터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의 오늘을 구경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내일을 응원하게 된다. 어쩌면 리센느를 향한 응원도 여기서 시작됐을 것이다. 이미 완성된 별을 바라보는 마음보다 조금씩 자신의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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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나 에디터
2026.07.11
문화초대
[리뷰 URL 취합] 플리백
에든버러 프린지를 뒤흔든 전설적 1인극, 한국 첫 라이선스 공연.
플리백 * 댓글로 기고한 리뷰 링크를 기입해 주세요! 자신의 글 외에도, 다른 구성원분들이 쓴 글을 이 공간에서 스스럼없이 향유해 보셨으면 합니다. 문화예술은 서로 소통을 하고 함께 향유했을 때에 더욱 다채로워지고 풍요로워집니다. ** 이름 + URL 링크 자신의 글을 보실 분들께 하실 말씀! 을 기입해 주시면 됩니다 ^^
by
박형주 에디터
2026.07.1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불완전하게 그리고 무한히 기억하는 공간, '백룸' [영화]
영화 <백룸>을 통하여 기억과 공포의 상관관계에 관해서 분석한다.
※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 남자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상담가를 찾는다. 영화 〈백룸(Backrooms)〉(2026, 케인 파슨스)의 첫 장면이다. 안 팔리는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클락(추이텔 에지오프 분)은 가족 간의 관계도, 이 가구점의 경영도, 자기의 꿈도 실패한 사람이다. 그는 치료를 위해서 왔지만, 딱히 자기
by
정진영 에디터
202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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