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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서른 즈음에 난 청춘이 싫다고 적었다
보이고 싶지 않은 진심
나는 얼른 서른이 됐으면 좋겠어. 왜? 난 지금 좋은데. 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해. 난 아직도 애처럼 굴고 싶은데. 그래?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의문형 목소리 뒤로 재즈가 흘러나왔다. 요새는 대화를 하기 위해 재즈바나 LP바를 자주 간다. 대화가 너무 시끄럽지 않게 주변에 녹아드는 것이 좋다. 누구도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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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6.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내 세계가 막을 내릴 때 나는 그런 얼굴을 했다
몸만 큰 어른이 넘어지는 과정, 프란시스 하
청춘을 다루는 영화를 보면 자꾸 몸을 비비 꼬게 된다. 너절한 모습의 청춘을 가감 없이 보여줘서 공감성 수치 탓에 얼굴이 달아올라 보았고, 턱도 없이 아름답기만 한 성공을 그린 스크린 아래서 콧방귀를 뀌어본 적 있다면, 이 뒤틀리는 감각을 무어라 짚어낼 수 있을지 알지도 모르겠다. 무엇이라 이름 붙이면 좋을까. 실패를 다룬 영화는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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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5.04
리뷰
도서
[Review] 현실을 비추는 거울 - 미래과거시제
실현가능한 오싹함
SF가 현실을 건드리는 순간 우리는 낯선 감각을 느끼게 된다. SF에서는 일상적인 배경을 일그러뜨림으로써 현실에 대한 새삼스러운 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인지적 소외라고 부른다. 이전의 SF가 우주, 지하세계, 혹은 아예 다른 차원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면 팬데믹 이후의 SF는 비교적 가깝고 더 그럴듯한 이야기의 수준으로 진화했다. 전염병으로 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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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4.13
리뷰
전시
[Review] 실험의 팡파레, 팝아트 -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불쾌함과 실험의 경계는
팝아트를 학문으로 접한 것은 학부 졸업반 교양 수업 때였다. 전통적인 가치와 태도에 대한 도전과 실험적인 변화 등이 특징이기에 보는 재미도 크다. 그 그림이 그 그림처럼 느껴지는 중세시대와는 달리 그림 자체가 작가별 상징을 가리키는 팝아트는 시험 답안을 쓸 때 매우 도움이 됐던 기억이 난다. 벌써 수년 전의 이야기가 된 기억을 품고 다시 팝아트를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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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4.1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해 줘
미워하는 마음 없이
예년보다 빨리 피고 진 벚꽃 지구를 사랑하는 작가가 쓴 여행 에세이의 제목이다. 정세랑 작가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가이며, 드물게도 돈을 주고 산 여행 에세이지만, 해가 갈수록 제목을 말하기에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사랑과 아낌은 동의어가 아닌가. 지구인들이 사랑해야 할 지구를 왜 아무도 아끼지 않지. 계절이 흐려지고 있다. 벚꽃과 매화, 개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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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4.0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는 너로부터 유래했어
나는 여전하다 그 수많은 변화로부터
좋아하는 풍경. 나는 엄마와 아빠의 취향과 함께 자랐다. 꽤 많은 부분을 그들로부터 빌려왔기에 내 세포뿐 아니라 대부분의 유래도 거기서 찾는다. 그 외에는 자잘하고 어리숙한, 귀여운 역사다. 나는 중학교 친구한테서 눈을 찡그리며 웃는 버릇을 들였고 만나던 이로부터 차례대로 그들이 쓰던 향수, 자주 쓰는 브랜드, 가게들에 대한 취향을 옮아왔다. 나도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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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4.02
리뷰
음반
[Review] 매콤한 현실형 낭만 - 나노말 밴드, 행복회로 부수는 중
스파이시 스위
음악에 시간이 담긴다는 표현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다. 나노말의 음악들은 장난스럽고 유쾌하다. 그리고 그 어딘가에 작은 우울감이 파편처럼 박혀있다. 이번 앨범 [행복회로 부수는 중]에는 나노말 밴드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노말은 [행복회로 돌리는 중], [행복회로 터지는 중], [행복회로 불타는 중]을 발매하며 세상의 행복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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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3.1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아프니까 어른이다
아파보니까요
직접 찍은 필름 사진. 어른이 됐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 있다. 몸의 눈치를 볼 때다. 아플 것 같으면 몸에 신호가 온다. 그리고 그것을 제때 느끼고 얌전히 귀가해 비상약을 먹고 일찍 잠드는 현명한 일을 해내면 나는 또 한층 성장한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 신호를 무시하고 평소처럼 술을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늦게 자는 등의 방만한 생활을 이어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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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3.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결국은 다정함이 이긴다
끝까지 가면 말이다
글쎄, 내 세계에서는 늘 현실이 이겼다. 나는 늘 웨이먼드가 되려 애를 쓰다가 체력과 정신력이 소모되면 그 즉시 조부 투파키로 돌변했다. 웨이먼드가 이기는 멀티버스는 여기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힘이 들면 다정함, 배려 같은 것부터 내려놓았다. 방해하는 것이 뭐든 맞서 싸우려고 했고 이기려고 했다. 늘 화가 나 있었고 불편, 불만, 부당함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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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1.18
리뷰
전시
[Review] 빼곡한 영화의 추천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추억의 방
보고 싶은 영화를 어떠한 기준으로 선택하느냐에는 ‘누군가의 추천’이 굉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영화를 추천하는 방식에 어느 정도의 정성이 녹아들어 있느냐도 상당히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맥스 달튼의 전시가 그랬다. 나는 유명한 영화들을 보지 않은 ‘선택적 영화광’이다. 그러니까 보통 고전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한 해에 몇 개씩 두고 숙제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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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1.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마음의 숙제
바다에 묻어놓은 것들
사실을 도륙해 옮기는 삶을 살다 보면 가끔 모든 것이 섞이는 곳으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집이 한강 근처라 다행이라는 생각은 갈수록 두께를 더한다. 속이 답답해질 때마다 강가로 내려가 울렁거릴 정도로 비린 강의 줄기를 따라 걷는다. 도시를 관통하는 강을 보고 있으면 이름과 무관하게 비슷한 감정이 들지만 한강은 예외다. 강의 이남까지 까마득한 폭을 자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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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2.12.31
리뷰
도서
[Review] 함정은 ‘일상’ : 레이디스 서평
불안의 깊이가 바로 함정이다
사람의 심리를 가장 잘 이용하는 것은 장편소설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아마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에 한참 빠져있던 시기였을 것이다. 그만 읽는 것이 더 어려운 흡입력에 감탄하며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최근에는 무뎌진 집중력 탓에 장편에 흡수되기까지의 예열이 쉽지 않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단편소설집이다. 그러나 단편소설집의 한계도 그만큼 분명하다. 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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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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