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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이야기를 다할 때까지 배역은 무대를 떠나지 못한다 - 연극 유령
누락된 이들의 이야기는 <유령>이 되었다
"I was ghosted." ghost는 영어로 '잠수타다'라는 은어다. 잠수이별이 최악의 이별이라고 했던가. 일방적으로 누군가에게 나의 존재가 너무도 쉽게 지워진다. 이렇게 개인과 개인 사이의 감정적 연결이 끊기는 것을 넘어, 사회적으로 존재가 거부당한 이들이 있다. 연극 <유령>은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동시에 이야기를 전달하는 '극'이라는 방식
by
채수빈 에디터
2025.06.19
리뷰
공연
[Review] 잊힌 자들에게 바치는 애도 - 연극 유령
살아서도 죽어서도 보이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
이야기는 배명순이 남편으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부분에서 시작된다. 점점 심해지는 폭력을 견디다 못한 배명순은 결국 학대를 피해 가출을 결심한다. 그는 남편을 피해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제대로 된 신분 없이 살아가다 결국 암을 진단받고 사망하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이야기는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승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유령의 형태로 영안실을
by
조현정 에디터
2025.06.17
리뷰
공연
[Review] 우리가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 연극 '유령'
사회가 기억하지 않는 모든 삶과 죽음에 바치는 애도
연극 <유령>은 존재의 본질과 무연고자에 대한 애도를 이야기한다. 고선웅 연출가는 2018년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무연고자에 대한 기획 기사 '고스트 스토리'에서 영감을 얻어 극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극 전반과 실제 대사에서 '무연고자의 삶의 궤적과 고통을 100분으로 압축해 무거운 서사로 만들어내는 작업이 어쩌면 위선적인 일은 아닐까'라는 연출가의 고민을
by
박지연 에디터
2025.06.16
리뷰
공연
[리뷰] 삶이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 유령 [연극]
무연고자의 인생을 극중극 형식으로 마주한다
암전 없던 무대 위에 배우가 등장한다.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설명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생에서 배 씨, 정 씨, 그리고 다시 배 씹니다. 무대에 섰으면 연극에서 맡은 역할을 말해야지 생은 무슨 생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배 씨가 다시 배 씨는 뭐야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 근데 그렇게 말고는 달리 말을 못 하겠습니다.” 배우의 자기
by
진세민 에디터
2025.06.13
리뷰
도서
[Review] 억눌려 온 영웅의 이야기 - 기병과 마법사 [도서]
배명훈, 기병과 마법사를 읽고
배명훈 작가의 『기병과 마법사』는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흔히 판타지를 떠올리면 서양의 판타지, 예를 들어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우리와는 다른 세계를 기반으로 한 작품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배명훈 작가의 『기병과 마법사』의 경우, 한국풍, 동양적인 이미지가 곳곳에 드러난 판타지여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윤해’가
by
김예은 에디터
2025.06.13
오피니언
공연
[오피니언] 어쩌면 해피엔딩 - 소극장에서 토니상 수상까지 [공연]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과 우리 뮤지컬의 브로드웨이 진출능력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수상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에서 6관왕을 수상했다. 토니상은 연극, 뮤지컬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194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시상식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뮤지컬 부문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음악상, 무대 디자인상, 남우주연상까지 총 6관왕을 달성하는 영예를 얻었다. 2016년 30
by
임영희 에디터
2025.06.1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끝을 고하다
끝에 약한 나에게 너는 하나의 끝을 고했다.
마중도 배웅도 없이 네가 내 인생에 등장했다가 멀어졌다. 아예 못 만나는 건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만나는 건 어려울지도 모른다. 너와의 대화 후에 나는 한동안 웃기만 했다. 나는 배가 고팠고, 하루가 고단했기에 나에게 전해준 너의 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무방비 상태였고 뒤늦게 예상치 못한 서운함이 밀려왔다. 너무하다. 밤잠을 설쳤다.
by
정서영 에디터
2025.05.13
리뷰
PRESS
[PRESS] 영웅과 여성 조력자가 만들어가는 낙관적 모험 이야기 - 도서 ‘화성에 드리운 그림자’
여성 SF 작가 계보의 황금기를 연 작가 리 브래킷의 모험적 영웅 서사
도서 ‘화성에 드리운 그림자’는 스페이스 오페라의 퀸으로 불린 여성 SF 작가 ‘리 브래킷’에 의해 집필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현대 SF의 시조를 ‘프랑켄슈타인’을 집필한 작가 메리 셀리로 보고 있지만 그 이전에 이미 여성 SF 작가의 계보를 펼치며 미국 SF 황금기를 이끌어간 리 브래킷이 있었다. 리 브래킷은 ‘화성에 드리운 그림자’를 통해 여성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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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온 에디터
2025.05.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민중적 시선으로 재해석된 영웅 서사 [도서]
<적벽가>는 중국 『삼국지연의』 영웅 서사를 민중적 시선으로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판소리다. 이름 없는 군사들의 고통과 설움을 부각하고, 조조를 희화화하며 당대 권력을 풍자한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기법으로 전쟁의 비극성을 완화하고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적벽가>¹ 는 중국의 고전 『삼국지연의』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한국적 정서와 민중의 시각을 녹여내 단순 ‘복원극’이 아닌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적벽대전’이라는 유명한 전쟁을 두고 중국 영웅들의 거대한 서사를 빌려왔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당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자 했다. 사회상에 대한 비판적
by
오해인 에디터
2025.05.02
리뷰
공연
[Review] 가장 치열한 생의 반추(反芻) -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공연]
<빨래>처럼 사람 냄새 나는 신작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리뷰
극과 극은 통한다. 순수한 어린이가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진 말에 허를 찔릴 때가 있고, 삶을 통달한 노인에게서 아이 같은 순진함을 느낄 때도 있다.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는 70살 춘자씨가 7살 아이가 돼 ‘시간 모험’을 떠나는 몇 시간 동안의 이야기이다. 춘자의 모험은 노인 실종 사건이며, 70에서 0을 빼 7살 아이가 된 것은 치매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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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에디터
2025.04.08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불완전한 영웅이 전하는 진심 - 뮤지컬 '시라노' [공연]
완벽하지 않아서 더 빛나는 영웅의 사랑이야기
콧대 높은 영웅, 시라노의 정의와 사랑을 담은 뮤지컬 <시라노>가 삼연으로 돌아왔다.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벨쥐락』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시라노>는 거대한 코와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닌 검객 시라노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와 시라노의 고결한 삶을 그려낸 작품이다. 초연과 재연을 거쳐 진화를 거듭하며 한국 뮤지컬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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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에디터
2025.03.08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한 해를 가득 채운 뉴질랜드를 당신에게 [셀프 큐레이션]
글쓴이가 4개월의 머무름을 통해 만났던 뉴질랜드. 일 년에 걸쳐 쓰인 8개의 기고글을 통해 만나보자.
지난 일 년간의 저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일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주저 없이 '뉴질랜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24년 2월부터 같은 해 6월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정이었으나, 그 여운은 반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남았습니다. 꿈만 같았던 사 개월은 여태 제 마음을 울컥거리게 하는 기억입니다. 환상적이었던 순간들을 8편의 글에 담아 기록했
by
박주은 에디터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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