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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
기어이 봄을 데려온다
우리의 위대한 마법사. 겨울 속에 무너지는 당신을 받치러 가장 따뜻한 봄을 데리고 왔어요. 톄제, <랭커를 위한 바른 생활 안내서> 2부 137화 中 illust by 아현(雅玄) 겨울은 차갑다. 삶의 가장 어려운 시기를 우리는 겨울을 지난다고 말한다. 매서운 칼바람에 몸이 시리고 두려운 듯 떨면서, 귀와 손은 찢기듯 아파올 때. 우리는 겨울을 실감한다.
by
손가인 에디터
2026.01.2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인간의 관계와 연대로 기름칠한 공상 과학 소설 [도서]
이제는 만인의 최애 작가 김초엽의 단편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전에는 당연히 옳다고 여긴 것들이 후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지만, 그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가치관의 변화이다. 인간은 생애 전반에 걸쳐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가치관을 확립, 변화시킨다. 주로 새로운 집단과의 조우나 타인과의 관계 등이 이를 촉진시킨다.
by
이유은 에디터
2026.01.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원룸 천장에 세를 놨다 [도서/문학]
내리막에는 끝이 없다.
‘내 집 마련’은 이제 전설 속 신화나 다름없다. ‘나’는 5년째 원룸에 살며 하루하루 근근이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집주인이 넌지시 방 뺄 준비를 하라는 말을 해온다. 아니, 당장 의식주를 해결할 돈조차 빠듯한데, 이사 비용을 어디서 구하라고? 나는 고민하다 월세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인 ‘월세차 보호법’을 이용하기로 한다. 월세인이 자신의
by
김혜원 에디터
2026.01.17
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武
나의 세상을 지켜내는 것
무(武)가 왜 그칠 지(止)에 창 과(戈)인지 아느냐? 지키는 것이 무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적의 창을 막아 나를 지키고, 신념을 지키며, 나의 세상을 지켜내는 것이 무인이지. Molae, <사천당가의 시비로 살아남기> 162화 中 동아시아의 고중세를 다루는 전공 수업이었다. 중국 소수민족의 종교를 설명하던 교수님이 무협 이야기를 꺼내셨다. 여기 무협 보
by
손가인 에디터
2026.01.10
리뷰
도서
[Review] 제인 오스틴을 다시 읽다 -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 드립니다
오스틴의 작품이 삶의 순간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경험
제인 오스틴과 『오만과 편견』에 대한 첫 기억은 고등학교 독서 동아리에서였다. 두꺼운 분량과 다소 진지해 보이는 제목 탓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고, 겨우 읽기 시작하고도 한참 동안 첫 장에서 멈춰 있던 기억이 있다. “상당한 재산을 소유한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건 온 세상이 인정하는 진리이다.” 이 문장이 그렇게 유명한 첫 문장이라는 사실도 몰
by
고승희 에디터
2026.01.01
리뷰
도서
[Review] 다시 읽기라는 삶의 기술 -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 [도서]
제인 오스틴을 통해 배운 삶의 재독법
"이미 읽었던 책 아니야?" 어릴 적 엄마한테 수없이 들었던 말이다. 자라면서도 친구들, 선생님들에게서도 계속 들었던 말이기도 하고. 오히려 나는 같은 이야기를 다시 읽지 않는 사람들이 더 신기했다. 처음 읽었을 때 줄거리를 따라가느라 놓쳤던 것들을 볼 수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기에 읽는 경험 자체가 달라진다. 내가
by
채수빈 에디터
2025.12.2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커다란 거울과 같은 문을 열어 내딛는 무겁고 경쾌한 발걸음 [영화]
추운 겨울의 어둠 속에서 가장 사소한 빛을 발견하는 이야기,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첫 눈이 내렸다. 한 해의 마지막 페이지를 맞으며 길거리 여기저기에 반짝거리는 조명과 캐롤이 울려퍼진다. 크리스마스는 포근함과 설렘의 얼굴을 하고 있다. 세상의 웃음이 종소리와 같이 크게 울릴 때, 어떤 이들에게는 고독과 침묵이 더 짙게 내려앉는다. 모두가 행복한, 행복해야만 할 것 같은 날, 크리스마스가 품고 있는 또 다른 얼굴을 천천히 드러내는 영화가
by
이유은 에디터
2025.12.1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수집의 미학 - 백수린의 '여름의 빌라'를 읽으며 [도서/문학]
-5도에서 전하는 35도 이야기
돌이켜 보면 나는 항상 무언가를 수집해왔던 것 같다. 어느 프랜차이즈에서 식품을 구매하면 같이 주는 위생용 티슈들, 이곳저곳에서 모아 신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빳빳하고 거친 질감의 종이 엽서들, 가십걸과 웨스턴 컬쳐에 빠져 있었을 때 해외직구로 수집했던 손소독제들 등등... 물질적 욕망을 채우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수집의 범위를 비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by
하상은 에디터
2025.12.11
리뷰
도서
[Review] 만일 우리가 아무런 동경도 품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 fin [도서]
무대가 끝나야 시작되는 삶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동경을 품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무대 위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삶을 동경하고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세계를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동경은 그들의 가장 찬란한 순간만을 보고, 그 순간만을 기억하는 데서 비롯된다. 위수정 작가의 소설 [fin]은 바로 이 화려한 막 뒤에 감춰진
by
윤민지 에디터
2025.12.05
리뷰
도서
[Review] 암전 속 흐려진 상태와 본질의 경계 - fin
위수정 작가의 『fin』리뷰
취하지 않았을 때 태인은 상호에게 언제 그랬냐는 듯 필요한 말만 했고, 자신의 세계에 몰두했다. 그랬기에 술에 취한 태인이 진짜 태인인지, 알코올이 빠진 태인이 진짜 태인인지 헷갈렸다. ··· 그러다, 태인의 말을 떠올렸다. 이건 상태일 뿐이다. 본질은 아니다. 상태에 속지 말자. 하지만 본질이 도대체 뭘까? - p.110, 상호의 독백 『fin』은 두
by
서민주 에디터
2025.12.04
리뷰
도서
[Review] 교체하는 가면에도 수명은 있다. – Fin [도서]
끝이 나지 않는 ‘나 자신으로 남을 수 있는 삶’을 우울에서 구원하기 위해
책장을 덮자마자 나를 이렇게 깊은 물 속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은 처음 겪었다. 수많은 배역 속에서 허무함에 허덕였던 기옥, 그런 그녀의 곁에서 본인만의 작은 괴물을 키우고 있었던 윤주, 거울 속 자신을 마주 볼 수 없었던 태인, 그리고 태인의 곁에서 죽을 때까지 죄책감에 휩싸일 상호까지 이번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리얼리즘 연극’을 목도했다. 연극 무대를
by
임주은 에디터
2025.12.03
리뷰
도서
[Review] 얽힌 관계들 속, 결국에 하고 싶은 건 '나의 이야기' - fin [도서]
관찰 없이 응시하고, 감상 없이 청취하며, 인지 없이 감각하고, 체류 없이 잔존할 것이다.
책을 덮은 뒤 내뱉은 외마디는 '흡입력 있다'. 그리고 난 다음, 커서가 뻐끔거리는 모니터 화면을 보고 단번에 평을 써내리지 못했다. 뻔한 레퍼토리 속에서 불편함이라는 감정을 뽑아냈다. 자기파괴적이다. 내가 느낀 소설의 전부다. 소설 'fin'을 정리한다면 '자아찾기 미스테리' 소설작이 아닐까. 내가 나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일종
by
정경선 에디터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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